평화나무

구속 상태였던 전직 대통령 이명박 씨를 구치소에서 면접하며 예배·기도를 베푼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19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 대표·최고위원 취임 축하예배를 겸한 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보수정치세력과 끈끈한 관계를 다시 한번 과시했습니다.

 

교회 권사인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명박 씨에 대한 김 목사의 구치소 방문 기도를 거론하며 대한민국에서 기독교 대통령 하면 김장환 목사님이라고 한껏 띄웠고, 사회를 맡은 이채익 의원도 김장환 목사님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만 면회 간 게 아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구속됐을 때도 매번 면회했다라며 치하했습니다.

 

설교자로 나선 김 목사는 세계적인 CEO(최고경영자)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passion’(열정)이었다열정을 가지고 기도하면 모든 정치 문제가 해결될 줄 믿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모세에게는 세 가지 소원이 있었는데, 주의 길을 보고, 하나님과 동행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보는 것으로, 이는 황교안 대표의 소원이 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라며 황 대표를 축복했습니다. 김 목사와 황 대표 사이는 각별합니다. 두 사람 모두 기독교한국침례회(침례교) 소속 교역자인데, 사법연수원 과정 중이던 황 대표가 1981년 수도침례신학교에서 목회자 수업을 병행할 당시 교장은 김 목사였습니다. (중앙일보 1982. 4. 307)

 

수원중앙침례교회 및 안디옥교회 강단에서나 극동방송 운영위원·직원예배 등을 통해 정·재계, 사법부 수사기관 고위 인사와의 끈끈한 인연을 자랑해온 김 목사이지만 이날만은 MBC, JTBC 등 주요 언론의 취재를 의식한 듯, 정치적 발언을 최대한 자제했습니다. 다만 말미에 이날자 국민일보에 실린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동아대 교수, 전 한나라당 의원)의 칼럼(“당신은 행복해지셨습니까”)을 소개하며 참석자에게 일독을 권했습니다. 박 전 사무총장의 칼럼 내용은 문재인 정부가 삶의 질 개선을 국정 목표로 내세웠으나, 경제 악화, 미세먼지, 세금부담 가중 등으로 국민의 마음은 불편해져만 가고 있으며, 정쟁과 분열로 피로 사회, 분노 사회로 치닫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김 목사의 시국 인식과 이날의 기도회는 맥락과 지향점이 일치했습니다. 발언자는 시종 나라가 위기다라는 위기 프레임을 강조했는데 회개조차 자신들의 이데올로기 정당성 확보를 위해 활용됐습니다. 이날 기도자로 나선 김한표 의원은 지금 이 백성들의 아픔과 눈물 또한 정권을 내어준 저희 때문이라고 했고, 황선명 당 기독인회 수석부회장은 이 땅의 나라를 바로 이끌 수 있는 당은 자유한국당밖에 없다. 이제 새로운 지도자를 정립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정권 국정농단을 방관 또는 부역한 죄, 양극화, 가계부채, 환경파괴를 심화시키고 국부를 사유화한 죄, 비판 세력을 압살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죄, 안전과 생명을 도외시한 죄 등에 대한 반성이나 참회가 전혀 없습니다.

 

탄핵 정당 자유한국당의 좌충우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보수 개신교계의 거두이자 황 대표의 스승격인 김 목사가 한국당 기도회에 참석해 축복한 점은 향후 한국당과 보수개신교의 정치적 연대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나경원 원내대표는 김 목사에게 “‘자유케 하리라가 극동방송 올해의 말씀이라고 하시는데 대한민국의 정말 자유가 없어지고 있다라며 저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모두 여러분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화답했습니다.

 

보수교회가 정의와 평화, 통일을 위한 자기 역할을 도외시한 채 수구 냉전적 부패세력과 결탁해 얻을 것이 무엇이란 말입니까. 자유한국당과 보수개신교 인사의 기득권 짬짜미는 즉각 중단돼야 합니다. 평화나무는 종교가 권력을 축복하고 권력이 종교를 특권집단으로 우대하는 불의한 정교 유착을 반대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비행과 망종을 끝까지 감시 고발할 것입니다.

 

2019. 3. 20

사단법인 평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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