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합동) 평양노회는 한때 교단 정치 1번지로 불렸던 노회다. 지난 2014년 이 노회는 평양노회와 평양제일노회로 갈라섰는데, 노회 분립 역시 정치적인 이유라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교단 정치와 무관하게 예장합동 평양노회는 불명예스러운 오점을 안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오점이란 삼일교회 전 담임목사 전병욱 씨 성범죄다. 전 씨의 성범죄는 2010년 처음 알려졌고, 2017년 9월 대법원 판결을 통해 위법행위였음이 인정됐다. 비록 민사소송이어서 전 씨에게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었지만, 사회법정에서 위법 판단을 받은 점은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전 씨의 성범죄가 위법 확정되기까지 왜 7년이란 긴 시간이 소요됐을까? 바로 예장합동 평양노회의 '제식구 감싸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삼일교회 성도들은 전 씨의 성범죄를 확인 한 후 관할 노회인 평양노회를 찾아 면직을 요구했다. 하지만 평양노회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다 2014년 전 씨의 성범죄와 회개 없는 교회개척을 고발한 책 <숨바꼭질>이 세상에 나왔다. 이 책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전 씨에 대해 적절한 치리를 해야 한다는 여론의 압력도 커졌다. 

여론의 압력에 못이긴 듯, 평양노회는 결국 재판국을 열었다. 그럼에도 재판국은 순탄치 않았다. 재판국원들은 전 씨를 감싸기 일쑤였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도 서슴지 않았다. 이 와중에 노회는 분립 수순으로 들어갔다. 재판이 유야무야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평양노회는 2016년 2월 전 씨에 설교정지 2개월, 공직정지 2개월 처분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했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오자 여론은 들끓었다. 삼일교회 측이 전 씨 성범죄를 사회법정에 가져간 이유 중 하나는 평양노회의 제식구 감싸기였다. 

 

평양노회 흑역사, 이번에도 반복하면?

이제 평양노회의 '흑역사'를 들추는 이유를 적을 차례다. 김명진 목사가 담임하는 '빛과 진리교회'에서 상식 밖의 리더십 훈련이 있었다는 <평화나무>의 보도가 충격을 주고 있다. <평화나무>가 고발한 이 교회 리더십 훈련과정은 말 그대로 엽기적이다. 김명진 목사가 구워주는 고기를 먹기 위해 줄을 선다는 고발에선 할 말을 잃는다. 보도를 접하면서 이 교회 김명진 담임목사가 신도를 그저 노비 처럼 본 것 아닌가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공교롭게도 이 교회는 평양노회에 속해 있다. 빛과진리교회 사건과 관련, 평양노회는 임시노회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교회의 엽기적 리더십 훈련은 신도를 섬겨야 할 교회와 목회자가 신도를 도구로 여겼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하지만 평양노회가 얼마만큼 의지를 갖고 이 문제를 다룰지는 미지수다. 

빛과진리교회 역시 삼일교회와 마찬가지로 젊은이 사역으로 주목받아왔던 교회다. 평양노회가 전 씨의 전철을 밟지 않기 바란다. 10년 전 평양노회가 전병욱 씨를 비호하기 급급하다 신뢰를 잃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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