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총(공명선거쟁취총연합) 서향기 대표(생명수교회 목사)가 유튜브 이봉규tv에 출연해 “구리시선관위가 관외 사전투표함을 헬스장에 보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이봉규TV)

 

[평화나무 정병진 기자] 일부 유명 보수 유튜버들과 시민단체가 ‘4.15 총선 사전투표 조작설’을 연일 제기하면서 온갖 음모론이 난무한 상황이다. 이 와중에 공명총(공명선거쟁취총연합) 서향기 대표(생명수교회 목사)가 유튜브 이봉규tv에 출연해 “구리시선관위가 관외 사전투표함을 헬스장에 보관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제시해 불붙은 부정선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서 대표가 제시한 사진의 선관위의 박스와 가방들은 ‘관외 사전투표함’이 아님이 드러났다. 

서향기 대표는 지난 3일 유튜브 이봉규tv에 출연해 진행자 이씨와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대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서 대표는 “지인이 구리시 투·개표 참관을 하며 촬영한 사진을 제보해 주었다”며, 헬스장으로 보이는 곳에 선관위 가방들이 놓인 사진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가방을 가리키며 “이게 투표지가 담아 있는 거거든요. 무슨 투표지지요?”라 묻는다. 진행자 이 씨가 “사전투표지지요, 관외”라 답하자, 서 대표는 ‘관외’(사전투표지)라 맞장구치며 “CCTV도 없는 곳”이라 말한다. 

이 씨가 사진을 가리키며 “여기 역기 있고 무슨 헬스클럽인데? 아니 투표용지를 헬스클럽에 보관하고, 이 사람들이 정신 나간 사람들 아냐! 이거 헬스클럽 맞아요? 확실히?”라고 하자, 서 대표는 “맞다”고 확인한다. 서 대표는 가방들을 근접 촬영한 또 다른 사진을 보여주며 “관외사전투표, 선거사무”라 말한다. 가방에는 ‘선거사무’란 흰 글씨가 선명히 보인다. 진행자 이 씨는 “선거사무, 투표함 맞네, 근데 헬스클럽에 이렇게 보관을 하나?”라 말한다. 

서 대표는 “아까 (선거사무 가방 여러 개가 한데 쌓여 있는)사진을 보면 가방이 몇 개인지 알 수 있겠느냐, CCTV도 없는데”라 말한다. 이어 “선관위가 끝까지 주장했던 게 뭐냐면 관외 사전투표함에 CCTV 달지 않는다는 걸 주장했다”고 말한다. 그러자 이 씨가 “왜 (CCTV를) 안 단답니까?”라 묻자, 서 대표는 “이런 일을 하기 용이하게, 야, 눈감아 줄 테니 너희가 원하는 대로 바꿔봐, 혹시 그런 게 아니겠느냐”라는 황당한 음모론을 제기한다. 

이봉규 씨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이 헬스클럽은 밤에 누가 관장으로 위장해 들어가서 바꿔치기해도 모르겠네. 이걸 왜 이런 데다가 보관하지? 참 나 어이가 없네. 이거 투표함 맞아요? 난 아닌 거 같은데”라 말한다. 이에 서 대표는 ‘맞다’고 거듭 확인한 뒤, “그러기 때문에 우리가 재검표도 해야 되지만 우리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현장에서 또 컴퓨터에서 계수기로 이런 (개표조작) 작업을 하고 있는 증거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기자는 6일 구리시선관위 관리계장에게 “구리시 ‘관외 사전투표함’을 헬스클럽에 보관했다는 게 사실인지” 문의해 보았다. 관리계장은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 안에 있는 건 ‘선거가방’이라고 해서 투표소에서 오는 장비들, 물품들이 있다. 그 내용물을 개표소 헬스장에 보관한 거다”라고 해명했다. 

기자가 “투표록이라든가 그런 게 담긴 서류 가방이냐?”고 묻자, 계장은 "잔여투표용지나 선거인명부 등이 투표소에서 오면 그런 걸 그쪽(헬스장)에 보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리시선관위가 관외 사전투표함을 헬스장에 보관했다는 주장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하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주장을 펼치는 사람 중 지금까지 구리시선관위에 직접 문의한 사실은 없었다고 한다. 즉 선관위에 확인해 보지도 않고 억측에 의한 엉뚱한 음모론을 제기하는 중인 거다.  

관리계장에 따르면 구리시선관위는 4.15 총선 관외사전투표함을 사무국장실에 보관했다. 그 투표함을 개표장으로 이송할 당시에는 정당추천위원 2명, 개표참관인 3명이 입회했고 그런 내용이 개표록에 다 기록돼 있는 상태다. 

수차례 개표 참관을 해본 기자의 경험에 비추어 봐도 구리시선관위가 선거사무 가방들을 헬스장에 보관한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구·시·군 선관위는 개표장을 실내체육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구리시선관위의 경우도 4.15 총선 개표장을 구리시 실내체육관에 마련했다. 그래서 체육관 유휴 공간인 헬스장을 활용해 속속 도착하는 선거사무 가방들을 보관했던 거다. 이런 일은 흔하다. 

구리시선관위 관리계장은 선거사무 가방을 ‘관외 사전투표함’으로 착각하고 “투표함 바꿔치기에 용이하게 헬스장에 보관했다”는 주장에 대해 “뭘 모르고 엉뚱한 말들을 한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도자료를 내서 해명할 생각은 없는지” 묻자, “그런 의혹을 제기하는 측에서 문의하면 공식 답변을 하겠지만, 지금으로선 굳이 해명 보도자료까지 내서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하였다. 

한편 서향기 대표가 출연한 해당 방송은 6일 현재 조회수 11만여회를 기록했고 SNS 등을 통해 널리 확산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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