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평양노회 임시회’ 개최…김종준 총회장 “조속한 사실 확인ㆍ처리 지시”
빛과진리교회 관련 조사위원회 구성 유력…김명진 목사 부노회장 사퇴하나

서울 동대문구 소재 빛과진리교회(김명진 목사)가 리더십이 되는 과정이라며 비상식적인 훈련을 시켜온 사실이 폭로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nbsp;<br>
서울 동대문구 소재 빛과진리교회(김명진 목사)가 리더십이 되는 과정이라며 비상식적인 훈련을 시켜온 사실이 폭로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비상식적인 신앙훈련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빛과진리교회 사태 해결을 위한 평양노회 임시회가 오는 18일 오전 10시 경기도 양평 십자가수도원(원장 길자연 목사)에서 열린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김종준 목사)도 유감의 뜻을 밝히고 철저한 조사를 노회에 지시했다. 평양노회 관계자와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조사위원회 구성이 유력하다. 현 평양노회 부노회장이기도 한 김명진 목사의 사퇴 여부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김종준 총회장은 지난 7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최근 본 교단 소속 ‘빛과진리교회’와 관련한 일련의 언론보도들을 접하면서 총회장으로서 당혹감과 죄송함을 감출 수 없다”며 “우리 교회법상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행정권과 사법권은 소속 노회에 있기에 해당 노회에 조속한 사실 확인과 처리를 지시하였고, 해당 노회 역시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했다.

진상규명도 약속했다. 김 총회장은 “물이 고이면 썩듯, 교회를 포함하여 사람이 모이는 모든 조직도 시간이 지나고 비대해지면 부패하기 나름”이라며 “다시 한 번 빛과진리교회 사태와 관련하여 공교단의 교단장으로서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하루 속히 진상이 규명되고 적법하게 처리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평양노회의 의지다. 목사를 치리하고 직접 재판할 권한은 일차적으로 노회에게 있다. 하지만 평양노회는 여신도 성추행으로 추문에 휩싸였던 전병욱 목사를 치리하는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전력이 있다. 설사 순조롭게 조사위원회가 구성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지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평양노회는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병욱 목사에게 설교정지 2개월, 공직정지 2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고 평양제일노회와의 분립도 불사했다. 충격적인 것은 노회 재판과정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도 서슴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홍대새교회를 개척한 전병욱 목사를 평양노회 소속으로 다시 받아주기까지 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전 목사의 노회 가입을 허락해준 제177회 평양노회 정기노회가 지난 2015년 10월 12일 빛과진리교회에서 개최됐다. 

당시 노회장이었던 김진하 목사(예수사랑교회)는 홍대새교회 노회 가입 감사예배에서 “한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홍대새교회를 공격하고 전병욱 목사님을 공격하지만, 우리 평양노회는 보호하고 지킬 것”이라며 전병욱 목사를 격려하고 적극 두둔하기까지 했다.

축사를 전한 강재식 목사(광현교회)도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저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병욱 목사 재판국을 만들었던 사람”이라며 “제가 꼼꼼한 사람은 아니지만 집요한 사람이라 전 목사에 대한 모든 문제를 낱낱이, 철저하게 살펴본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회에서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결론을 얻었다. 성경이 말하는 ‘새’의 의미는 근본적으로, 질적으로 다르다는 걸 의미한다. 홍대 ‘새’ 교회도 근본적으로, 질적으로 다른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병욱 목사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진하 목사와 강재식 목사는 지난해 6월 뜬금없이 예장합동을 탈퇴했던 빛과진리교회의 교단 복귀를 도운 권면위원회와 조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당시 평양노회는 빛과진리교회로부터 교단 탈퇴를 통보받고 김명진 목사를 설득하기 권면위원회를 구성했다. 김명진 목사가 권면위원들과의 만남을 계속 거부하자 평양노회는 지난해 7월 8일 제184회기 제1차 임시회를 열어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박원영 목사(서울나들목교회)를 빛과진리교회 임시 당회장으로 파송했다. 

김명진 목사는 수차례에 걸친 조정위원들과의 면담 끝에 교단 복귀를 결정했다. 결국 김명진 목사와 빛과진리교회는 지난해 6월 2일 교단 탈퇴를 공동의회에서 결의한 뒤 불과 4개월여 만인 10월 14일 열린 평양노회 제185회 정기노회를 통해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 슬그머니 카이캄에서 예장합동으로 복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평양노회장 황석산 목사(큰숲교회)는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노회 차원에서 알지는 못했던 일이다.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며 "(피해자들이) 노회 쪽에 (제보를) 보낸 적도 없다"고 했다.

황 목사는 “노회의 절차도 있고, 검증할 수 있는 기관도 있다”며 “준비가 되면 (조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목사지만 인간은 완벽한 게 아니지 않나. 인간의 한계가 다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준 총회장의 인식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김 총회장은 지난 7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언론보도들이 일부 과장된 면도 없지 않다”고 언급해 철저한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했다. 

김 총회장은 지난 13일 평화나무와의 통화에서 “조사를 해야 확실하게 알겠지만 이야기를 듣기로는 과장된 부분도 있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과장된 것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그걸 제가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는 좀 그렇다”며 답변을 피했다.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을 만나보거나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는 보았나’고 묻는 평화나무 취재진에게 김 총회장은 “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은 건 아니다. 언론에 보도된 걸 봤다”며 “지금 조사하고 있으니 조사하면 나오지 않겠나”고 답했다.

‘일부 과장된 면’이라고 표현한 근거에 대해 재차 질문하자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자”며 “김명진 목사와는 통화한 적도 없다. 노회를 통해서 이야기를 들었다. 노회에서 조사를 하니깐 밝혀지지 않겠나. 교단에 속해 있는 하나의 교회이기 때문에 양측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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