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플랜 ‘K값’ 뒷받침할 새 ‘증거’ 추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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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플랜 ‘K값’ 뒷받침할 새 ‘증거’ 추가 주장
  • 정병진 기자
  • 승인 2020.05.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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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나무 정병진 기자] 다큐 영화 <더 플랜>(https://youtu.be/aGGikPMNn2w)이 제기한 이른바 ‘K값’ 가설을 뒷받침하는 자료인 17대 총선 서울 노원구 개표상황표가 발견됐다. 이 자료로 17대 총선 서울 노원구갑의 K값(1, 2위 후보 미분류표  비율을 1, 2위 후보 분류표 비율로 나눈 값)을 구한 결과 1, 2위 간 평균 K값은 1에 근접한 1.04가 나왔다. 이는 “개표에서 인위적 개입이 없는 한 K값은 1의 근사치여야 한다”는 영화 <더 플랜>의 내용을 뒷받침하는 결과에 해당해 주목된다. 

최성년 씨(전 18대 대선선거무효소송인단 사무차장)는 지난 4월 25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 2004년 17대 총선 서울 노원갑 국회의원 선거 전자개표기 미분류표 집계 분석 결과” 분류표와 미분류표 비율이 거의 비슷하게 나왔음을 보여주는 집계 분석 노트 사진을 게시했다. 그는 사진 밑에 “영화 ‘더 플랜’에 대한 뉴스타파 ‘노플랜’ 기사와 선관위의 반박 가설은 이것으로 완전히 탄핵된 것”이라 썼다.  

기자는 최 씨에게 2004년 17대 총선 서울 노원갑 국회의원 선거의 ‘개표상황표’를 갖고 있는지 물었다. 그가 공개한 관련 집계 분석 노트 내용이 정확한지 여부는 개표의 핵심 공문서 중 하나인 개표상황표를 살펴봐야하기 때문이다. 개표상황표에는 투표지분류기를 통과한 각 투표구 후보자들의 분류표와 미분류표가 나와 있다. 그는 자신이 촬영한 해당 개표상황표 사본 36장을 제공했다. 이렇게 입수한 개표상황표를 토대로 최 씨가 집계 분석한 내용이 정확한지와 'K값' 결과를 확인해 보았다. 

전체 36곳 투표구의 각 후보 분류표와 미분류표를 엑셀에 입력해 K값을 계산해 본 결과 1,2위 후보자의 평균 K값은 1.04였다. 이는 “정상적인 분류 결과라면 K값이 1이거나 최소한 1의 근사치가 나와야 한다”고 본 현화신 박사(퀸즈대 수학통계학)의 분석에 부합한 수치이다. 

이 같은 1의 근사치인 평균 K값 비율은 17대 총선 서울 노원갑 선거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영화 <더 플랜>이 다뤘듯이 16대 대선 서울 관악구(총 117개 투표구)의 평균 K값은 1.04, 17대 대선 서울 노원구(총 120개 투표구)는 1.02, 용인 수지구(총 54개 투표구)는 1.04가 나와 세 군데 모두 1의 근사치를 보였다. 

하지만 뉴스타파는 <더플랜인가 노플랜인가: 아래 ‘노플랜’> 방송(https://youtu.be/zn8L0pMw4go 2017. 7. 7)에서 K값 1에 가까운 16대 대선, 17대 대선의 사례들은 언급하지 않은 채, 18대 대선과 19대 대선의 1, 2위 간 평균 K값을 단순 비교하였다. 그런 다음 “18대 대선에서처럼 19대 대선에서도 K값이 1.6이 나왔다”며 ‘영화 <더 플랜>의 K값 가설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다’는 보도를 하였다. 

이에 앞서 중앙선관위는 ‘개표부정 의혹 영화 영화 <더 플랜>에 대한 입장문’(2017. 4. 19)에서 “노년층 지지율이 높은 후보자의 득표율이 미분류표에서 높아지는 현상은 다른 선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며, 노년층 지지율이 높았던 “박근혜 후보의 상대적 득표율이 미분류표에서 더 높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도 <노플랜>에서 “보수 후보 지지자들은 고령층이 많아 투표 경향상 미분류표를 많이 발생시킨다”며 선관위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로써 이른바 ‘노령층 가설’은 정설처럼 널리 알려졌다. 

선관위의 입장문과 뉴스타파의 <노플랜> 보도가 나오자 영화 <더 플랜>은 18대 대선 개표조작 의혹 관련 대표적인 ‘음모론’으로 폄훼됐다. <더 플랜>의 이론적 근거인 논문은 지난 2017년 4월 말 강세진 박사(공학, 도시계획 전공)에 의해 국내 번역 소개(http://bitly.kr/VB0yzTMxuv) 됐다. 연구를 주도한 현화신, 전희경 박사(조지아 서던대, 역학)는 ‘18대와 19대 대선 데이터에서 나온 K값에 대한 설명’(http://bitly.kr/CtIJS08jT)이란 글로 중앙선관위와 뉴스타파 주장을 반박도 하였다. 

이에 대해 언론들은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최근 민경욱 의원과 일부 보수 유튜버들과 시민들이 4.15 총선 개표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영화 <더 플랜>은 진보 쪽이 제기한 선거조작 ‘음모론’으로 종종 함께 거론된다. 김어준 총수는 이에 대해 딱히 대응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영화 <더 플랜>은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선거인들을 교묘히 거짓 선동한 영화처럼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최근 발견된 17대 총선 서울 노원갑 개표상황표에서 1위(정봉주 후보), 2위(현경병 후보) 후보자의 평균 K값이 1.04임이 드러나 <더 플랜>의 K값 가설을 단지 ‘음모론’이라 일축하거나 속단할 수 없게 됐다. 16대 대선 서울 관악구, 17대 대선 서울 노원구, 경기 용인 수지구의 K값이 1의 근사치에 나온데 이어 17대 총선 서울 노원갑 선거 결과까지 유사한 결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한 생각을 묻고자 <노플랜>을 취재해 보도한 뉴스타파 최기훈 기자와 지난 4월 29일 통화했다. 그에게 먼저 “18대와 19대 대선 K값 대조를 위해 사용한 자료는 무엇인지 물어봤다. 최 기자는 “(취재 당시) 선관위에서 (전국 각 투표구별 미분류표) 데이터 엑셀 자료와 개표상황표 샘플 몇 개를 받아 대조 분석했다”고 하였다. ‘해당 자료를 선관위에 정보공개청구를 하여 받았는지, 아니면 임의로 받았는지’ 묻자, 그는 “요청을 하고 받았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일단 줄 수는 있다고 그랬는데 아마 요청(정보공개청구)을 하고 받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지난 2017년 7월 7일경 취재보도의 일환으로 언론사 기자에게 엑셀 자료 제공하였다”고 밝혔다. 즉 뉴스타파가 정보공개청구를 하지 않았으나 “취재보도의 일환으로” 담당부서인 선거1과가 자료를 임의 제공했다는 거다. 이런 경우는 드물다. 해당 엑셀자료를 살펴보면 18대 대선은 전국 투표구의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분류표와 미분류표, 세대별 득표율(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이상), 각 투표구별 K값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나와 있다. 반면 19대 대선 엑셀자료는 각 후보자가 전체 투표구에서 얻은 분류표와 미분류표 결과만 보였다. 

최기훈 기자에게 “(뉴스타파의 <노플랜>은) <더 플랜>이 틀렸음을 입증하기 위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더 플랜>을 보면 일부이긴 하지만 서울 관악구, 노원구, 용인 수지구의 K값을 이야기한다. 근데 왜 그 내용에 대한 언급은 안 했는지” 물어봤다. 

최 기자는 “K값이 1.0인데도 있고 1.5인데도 있고 다 제 각각이다. 찾아보면 1이 나온 데도 많다. 당연하지 않는가. 2가 나온 데도 있고. 거기서(<더 플랜) 말하지 않던가. 정규분포로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지역이라도 매년 똑같이 나올 순 없다. 2016년, 18년 벌써 1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을 텐데. 그러면 당연히 그 지역 유권자 구성도 바뀌고 변화가 있지 않겠나, 후보에 따라서도 다르고.”

“19대 대선과 18대 대선도 여러 변수가 있다”라고 지적하자, 그는 “말씀하고 싶으신 게 뭐냐”고 물었다. 기자는 “(<노 플랜> 주장과 다른) 그런 데이터들이 분명 있었는데 왜 배제했는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최 기자는 “저희가 플랜에서 한 거를 어떻게 전부다 해서 하느냐, 저희 목적은 핵심만 짚어서 카테고리로 나눠서, 키포인트만 짚어서 하는 식으로 했다, 그 영화 전체를 어떻게 A부터 Z까지 저희가 한 시간 안에 하겠느냐”고 답했다. 

최 기자에게 “최근 17대 총선 서울 노원구 개표상황표를 입수해 확인해 보니 그것도 K값이 1.04로 나왔다”라고 하자, 그는 “K값 그거는 검증된 게 언제인데 아직도 말씀하느냐.”라고 말했다. “아직 검증된 게 아니다. 뉴스타파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라고 말했더니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 혹시 주변에 통계학이라든지 선거 관련한 통계 전문가가 있으면 찾아뵙고 한 번 여쭤보라”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최 기자 말대로 19대 대선 당시 K값이 1이 나온 데가 있는지 찾아봤다. 있었다. 함평군(1.00), 진도군(1.07), 부안군(1.05), 진안군(1.07)은 K값이 1이었다. 고흥군(1.14), 구례군 (1.16), 고창군(1.11)은 1은 아니지만 거의 근사치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모두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 이상을 차지해 ‘초고령화’ 상태임을 통계청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고흥군은 인구 10명 중 4명가량이 65세 이상 노인일 정도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고령화를 보이는 지역이다. 그럼에도 뉴스타파 주장과는 달리 K값은 오히려 1에 가까운 1.14를 보인다. 뉴스타파나 선관위의 ‘노령층 가설’를 뒤집는 현상이다. 

그럼 18대 대선 당시에는 어땠을까? 18대 대선 때 평균 K값이 1이거나 1의 근사치를 보이는 지역은 인천 계양구(1.16), 광주 동구(1.19), 성남 분당(1.13), 안산 단원(1.19), 강원 고성(1.10), 전북 무주군(0.9), 진안군(1.13), 정읍시(1.09), 전남 해남군(1.19), 함평군(1.19), 광양시(1.02)였다.

이들 지역 중에 2012년 12월 당시 전체 인구 중에 고령 인구 비율이 20% 이상이라 초고령화 지역이던 곳은 강원 고성(21.9%), 전북 정읍(21.9%), 무주(27.8%), 진안(28.7%), 전남 해남(26.4%), 함평(31%)로 나타났다. 18대 대선의 결과에서 조차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미분류표를 많이 발생시켜 K값이 높게 나왔다”는 가설은 사실에 잘 부합하지 않는다.  

17대 총선 서울 노원구 갑 개표상황표 분석 결과 평균 K값이 1.04가 나옴으로써 앞으로 ‘K값’ 가설과 ‘노령층 가설’ 중 어느 게 사실에 부합한 결과인지를 놓고 더욱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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