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은 투표용지’, 회송용 봉투 ‘끈끈이’ 때문일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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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은 투표용지’, 회송용 봉투 ‘끈끈이’ 때문일 가능성 높아
  • 정병진 기자
  • 승인 2020.05.2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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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외 사전투표용 회송용 봉투 앞면과 뒷면. 봉투를 붙이기 위한 끈끈이가 부착돼 있다. (사진=정병진 기자)

[평화나무 정병진 기자] 

4.15 총선 서울 성북구 갑 개표장에서 나온 ‘붙은 사전 투표용지’를 두고 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는 “회송용 봉투의 끈끈이가 옮겨 붙어 생긴 현상일 것”이라는 선관위 답변이 설득력 높다는 사실이 실물 회송용 봉투로 확인됐다. 

유명 보수 유튜브 채널 중 하나인 ‘가로세로연구소’(아래 ‘가세연’)는 4.15 총선 투·개표 조작 의혹을 연일 제기하는 중이다.

지난 5월 15일 방송 <‘개표기 속 컴퓨터!? 무선랜카드 폭로’ 편 / https://youtu.be/tyDAfzKiFgg >에서는 4.15 총선 당시 서울 성북구 개표현장을 유튜브로 생중계한 ‘공선감TV’ 영상 속 ‘붙은 투표용지’ 장면을 보여주며 "말이 안 되는 충격적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에는 한 투표지분류기운영부의 개표사무원들이 서울 성북구 갑 관외 사전투표용지를 기기로 분류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분류기는 몇 차례 연거푸 에러를 내면서 작동을 멈췄다. 담당 개표사무원은 기기 뚜껑을 열어 센서와 롤러를 닦아내고 먼지 제거제를 뿌리고 다시 가동했으나 에러는 계속됐다. 

그는 투표지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 보려는지 기기에서 투표지 뭉치를 꺼내 한 장씩 살펴보았다. 이 과정에서 위쪽 가운데 끝 부위가 붙어 있는 두 장의 투표용지를 떼어내는 장면이 잠깐 보인다. 마치 새 책을 샀을 때 낱장의 끝이 일부 붙어 있어 떼어내는 모습과 비슷하다. 

가세연 운영자 강용석 변호사는 “사전투표지라는 거는 한 장 한 장씩 프린트해서 나온 표다. 그래서 그 표가 우편으로 오면 관외 사전투표인 거고 그 표를 인쇄한 거를 갖다가 접어서 (투표함에) 넣으면 관내 사전투표인 것"이라며 "그런데 이 두 개의 표가 어떻게 위쪽으로만 붙어 있어서 뚝 떼느냐. 그게 말이 되느냐. 심지어 사전투표용지는 롤 형태의 프린터기에서 나오기에 약간 말려 있다. 절대로 표가 붙어 있을 수 없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가세연의 이 영상은 29일 현재 34만 여 명이 시청했다. 

가세연이 소개한 성북구 개표장의 '붙은 투표지' 영상 (출처=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관외 사전 투표용지 두 장이 붙은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 성북구 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중앙선관위에 이르기까지 두루 알아보았다.

선관위 관계자들은 “관외 사전투표지는 회송용 봉투를 사용하는데, 그 봉투 투입구에 양면테이프 같은 접착 성분 물질이 있다"며 "개표할 때 회송용 봉투를 열고 투표지를 꺼내는데 그 과정에서 그 접착 물질이 투표지에 일부 묻은 걸로 추정한다”고 한결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같은 사례는 드물다. 선관위의 ‘추정’이 얼마나 사실에 부합한지 직접 확인해 보고자 28일 가까운 여수선관위를 방문하였다. 선관위 직원에게 여분의 관외 사전투표 회송용 봉투를 보여 달라 요청해 봉투의 투입구 쪽 접착 물질에 손가락을 대어 보았다. 회송용 봉투의 끈끈이 접착력은 생각보다 강한 편이었다. 개표할 때 수많은 회송용 봉투를 뜯어 투표지를 꺼내는 작업을 하다보면 그 끈끈이가 투표용지에 묻을 가능성이 있어보였다. 

성북구 선관위 관계자는 “당시 개표사무원들에게 알아 본 바, ‘관외 사전투표지’에서만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였다”고 하였다. 문제의 영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첫 번째 투표용지는 1번 후보자에게 기표돼 있고, 떼어낸 그 다음 투표용지는 2번 후보자에게 기표돼 있다. 

붙은 두 투표지가 특정 후보자를 위해 누군가 몰래 집어넣은 부정 투표지라면 한 후보에게 기표된 거라야 의혹에 더 무게가 실릴 수 있다. 하지만 두 투표용지는 붙어 있긴 하였으나 서로 다른 후보자에게 기표된 상태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27일 오후 언론인들을 초청해 개표시연회를 한 뒤, 4.15 총선 이후 제기된 여러 투·개표 의혹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성북구의 ‘붙은 투표지’ 관련 질의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한 기자가 “관외 사전투표함 보관 장소에 CCTV를 설치할 의향은 없는지” 묻자, 선거1과장은 “사실 CCTV를 설치하라는 법적 규정은 없다. 다만 관내 사전투표의 경우는 선거인이 자신의 투표지가 개표 때까지 제대로 보관되는지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기에 (관내) 사전투표 보관소에 CCTV를 설치해 24시간 실시간으로 공개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외 사전투표 (보관 장소)에도 CCTV를 달 것인가의 문제는 여러 가지 고민할 지점이 조금 있다. 선관위 청사가 그렇게 여유가 없다. 그곳에서 위원회 회의가  수시로 열리기에 위원회 회의의 공정한 진행을 저해할 우려도 있고, CCTV를 설치하여 그 영상을 실시간 공개하면 신뢰가 확보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할 우려도 굉장히 크다. 그래서 그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각계의 의견을 모아서 심도 깊게 고민해 보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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