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보다 목회자성범죄 더 중한 죄"라면서도 반기독세력은 '동성애'?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예장합동) 소속 이성화 반기독교세력대응위원회(반기독대응위) 위원장이 지난 4.15총선을 앞두고 교단 소속 전국 교회에 배포된 "차별금지법을 막기 위해서는 4월 15일 총선에서 현명하게 투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에 대해 "(해당 전단지는) 성경적 가치관과 기독교적 신앙의 자유를 수호하자는 의도에서 성명서를 발표한 것뿐이지, 특정 정당과 정치세력에 대한 비난이나 선거운동의 목적은 아니"라며 평화나무에 반론보도를 요청해 왔다. 

반론보도 요청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예장합동 총회 관계자들은 평화나무의 고발에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빛과진리교회 사건을 평화나무가 최초 보도한 것과 관련해서도 ‘하필이면 우리 친구 목사를 고발한 평화나무가 보도해 기분이 언짢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는 것. 

평양노회 임시노회에서뿐만이 아니다. 노회 소속 목사들이 피해자들 앞에서도 두 개 사안을 연결지어 평화나무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는 얘기는 이곳저곳에서 들려온다.

그렇다면 평화나무의 고발에 불편함을 노골화하는 목사들은 4.15총선 전에 배포된 유인물의 내용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전단지의 내용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라는 본지 기자의 질문을 받은 목사들은 모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앞서 김종준 총회장은 평화나무의 고발 이후 본지 기자를 통해 “문제의 전단지 내용을 몰랐다”며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전단지를 자신의 명의로 낸 것에 대해 불편함과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이성화 위원장 역시 지난 24일 본지 기자와의 만남에서 “해당 전단지의 원본 내용이 정치적이어서 내가 내용을 많이 뺐다”며 “내가 작성한 것은 아니지만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질 뿐”이라고 말했다.  배포된 유인물의 원본이 존재했으며, 원본의 내용은 이 위원장이 보기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  

 

'차별금지법 반드시 막아야 한다' 유인물 "나는 위원장으로서 책임질 뿐"

평화나무는 지난 24일 이성화 위원장이 시무하는 부천 서문교회를 찾아 그의 생각을 좀 더 깊이 들어보았다. “평화나무의 고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는 소문과는 달리 이 위원장은 본지 기자를 매우 친절하게 맞아 주었다. 

본지 기자는 가장 우선적으로 예장합동 반기독대응위가 4.15총선을 앞두고 교단 소속 전국 교회에 배포한 유인물 문구에 대해 질의했다. 

당시 배표된 유인들은 A4 용지 한 페이지짜리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죄를 죄라고 말하는 신실한 성도들과 목사들이 '처벌'받게 된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교회는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성적 지향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면 성적 소수자에 대해서 바른말을 못 하게 되며,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를 죄라고 말을 못 하고 '동성혼'을 인정하는 법안이 통과되는 길을 열어 주게 된다는 것. 또 "(종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면) 신천지와 같은 이단을 이단이라고 말도 못 하게 된다“며 ”심지어는 교회에서 설교 중에도 할 수가 없다. 그러면 법적 처벌을 받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기독교대응위는 이번 총선으로 차별금지법을 찬성하는 국회의원이 2/3가 될 경우 차별금지법을 포함한 헌법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이를 막기 위해서는 후보자 와 정당이 차별금지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분별해야 한다”며 “현명한 판단과 결단을 부탁한다”고 했다.유인물 최하단에는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체체로 남느냐! 사회주의 체제로 가느냐!'의 심각한 기로에 놓여 있다. 4·15 총선에서 우리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할렐루야!"라고도 적었다.  

본지 기자가 ‘해당 전단지에서 차별금지법을 막겠다면서 ‘4.15총선’을 왜 언급된 것인지’를 묻자, 이 위원장은 “나는 기독신문(예장합동 교단지)과 인터뷰할 때도 정치적으로 엮일 것이라면, 반기독교세력대응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했다”며 정치적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서운함을 가장 먼저 표출했다.

이어 “(내가) 정치·사회적 문제에 나설 이유가 없으며 (나는) 단지 목사로서 교단을 지키는 일이라면 하겠다”는 취지로 반기독대응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피력했다. 

이 위원장은 또 “해당 전단지는 내가 쓴 것이 아니”라며 “그러나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질 뿐”이라고 했다. 

‘차별금지법과 체제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질의하자, “(문구의 쟁점 중) 하나는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것이고, 4·15총선이 중요하다(는 내용이었다)”라며 “원본도 가지고 있는데 정말 정치적인 문구가 있어서 내가 다 뺐다”며 억울함을 피력했다. 

그러나 차별금지법와 자유주의ㆍ사회주의의 관계에 대해서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 

 

"나는 정치 목사 아니야" 거듭 강조

"전광훈 싫다"며 전광훈 당 관계자 운영하는 법무법인과 손 잡은건? 

이 위원장은 “(법무법인) 추양에서 볼 때 내가 억울했다”며 “그래서 나를 도와준거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법무법인추양가을햇살은 기독자유통일당 고영일 대표가 운영하는 변호사 사무실이다. 이 위원장은 거듭 “나는 정치 목사가 아니며 정치적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 불편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의 법률대리를 맡은 곳이 기독자유통일당 대표가 운영하는 법무법인이라는 점은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까. 

이 위원장은 ‘기독자유통일당이 성경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그런 건 모른다”라며 “그런 얘기는 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나는 전광훈 목사가 설교를 부탁할 때 하지 않았고, 정치집회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오해를 한다”라고 말했다. 

 

"성적지향 달라도 차별은 안 된다"면서 "차별금지법 통과 막아야"

"동성애보다 목회자성범죄 더 중한 죄"라면서도 반기독 세력은 '동성애ㆍ이슬람'

그는 차별금지법에 포함된 ‘성적지향’과 ‘종교’ 문구가 문제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차별금지법에 포함된 이 문구 때문에 결국 동성애 합법화와 동성혼 허용까지 이어질 것이며, ‘종교’에 대한 차별 금지 때문에 한국이 이슬람화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이슬람 등에 대한 생각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이 위원장은 계속 오락가락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성적 지향이 다른 사람들이 사회에서 차별을 받아도 된다는 말인가?’라는 본지 기자의 질의에 톤을 높이며 “절대 아니지”라고 답변했다. 

‘법안 자체가 그런 차별을 막겠다는 거 아니냐’라고 재차 묻자, “그게 문제인 거다”라며 “당연히 그런 일에 그 사람들(성소수자)이 차별받아선 안 된다. 그런데 동성혼은 반대해야 한다. 이슬람법이 통과되어서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계속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혼이 합법화하고 대한민국이 이슬람화 할 것이라는 점을 전제하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는 ‘교회에 성소수자가 온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묻자, “받아 줄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동성애를) 인정하기 보다는 만약, (동성애자 교인이) 모르는 사람이면 (동성애 사실을) 모른 척 하겠지만, (그 교인과) 가까워지면 얘기해 줄 것이다. 동성애는 안 된다는 것에 앞서서 예수를 믿으라고 하겠다”라고 밝혔다. 

'동성애자=불신자'라는 공식을 성립시켜도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서는 차치해 두고, ‘차별금지법을 막는 것이 전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그걸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라며 “차별금지법에서 내가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은 두 가지다. 동성애와 이슬람은 (한국에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을 전도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교계VS동성애 프레임이 과연 옳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동성애를 왜 기독교가 막아야 하겠나”라고 반문하며 “동성애는 동성혼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동성애와 동성혼은 다르지만 동성애를 인정하면 동성혼이 또 나온다. 그러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인구절벽 시대에 인구 문제가 나온다. 김지연 약사에게 들었는데 동성애에 걸리면 환자로 산다고 한다. 그런 걸 왜 하나. 또 하나는 동성애가 오래전부터 있었다. 하나님께서 싫어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에 본지 기자가 ‘성경에서 동성애를 죄라고 한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사회적 약자들을 탄압한 불의한 기득권들을 더 싫어하시지 않았나. 그런데 왜 동성애 문제에만 매달리나’라는 취지로 질의하자, “예수님께서 고아와 과부를 돌보라고 했고, 약자를 돕는 일은 교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예수를 믿던 믿지 않던, 약자를 돕는 일은 교회가 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동성애에 대해서는 동성애 안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죄로 생각하는 것은 그렇다. 죄는 예수 안 믿는 것 자체가 죄다. 죄인이 아닌 사람이 어디 있나. 다 죄인이다. (동성애가) 비성경적이라는 점에서 동성애자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이라고 말했다. 

‘동성애와 목회자 성범죄 중 어떤 것이 더 중한 죄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까다로운 질문인데”라면서도 “내 생각에는 목회자 성범죄가 더 중한 범죄”라고 했다. 

이에 '그러면 왜 예장합동 교단 차원에서 목회자 성범죄를 제대로 치리하지 않나, 성범죄 처벌법도 제대로 없지 않나’라고 묻자, “거기까지는 내가 깊이 생각한 적 없다. 그게(목회자 성범죄처벌법이) 없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더니 “그거(목회자성범죄는 교단 차원에서) 용납하지 않는다”라며 “(목회자성범죄는) 처벌법이 없어도 처벌이 된다”라고 주장했다. 

여전히 건재한 전병욱 목사(홍대새교회)와 교회 사직처리와 교단 탈퇴로 면죄부를 준 김다정·김영남 부자 목사(인천새소망교회)의 사례를 언급하자, “목사의 신분은 노회가 치리한다”라며 “총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에둘러 말했다. 

 

반기독교 세력은 문제 지적한 평화나무? 

이성화 위원장 "평화나무 듣던 것과 달라... 잘 살펴보겠다"

최근 이슈가 된 빛과진리교회 문제에 대해서는 “‘담임 목사 입장에서 교인들을 그렇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김명진 목사가) 교회의 가학적인 훈련 내용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는 얘기를 딴 데서 듣긴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평양노회 진상조사위원장인) 강재식 목사가 내가 친구다. 강 목사가 정확하게 (진상조사)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본지 기자는 이성화 목사가 생각하는 반기독교 세력은 무엇인지 명확한 정의와 답변을 요청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동성애와 이슬람을 반기독교세력으로 규정했다. 

본지 기자가 ‘교회의 잘못된 문제점을 지적만 해도 기독교를 무너뜨리는 세력으로 몰곤 한다. 혹 교회의 허물을 들추는 것을 반기독교세력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그렇지 않다. 나는 (조사 요청이) 들어오는 것만 처리해 준다. 그런데 막상 당사자들을 불러 물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현재 자신에게 조사요청이 들어온 사건을 몇 가지 열거했다. 그러면서 평화나무에 대한 이단성 조사 요청이 들어와 신학부로 넘겼다는 말도 했다. 평화나무를 누가 세운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평화나무라고 하면 무조건 교회를 무너뜨리겠다는 단체인 줄 알았다"며 "그런데 기자를 만나보니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잘 살펴보겠다"라고 말했다. 

또 평화나무가 이 위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것과 관련해 "소송이 취하된 것인 줄 알았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라고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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