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진리교회 잔류 교인들이 17일 교회 앞에서 '빛과진리교회를 지켜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시위에 나섰다. (사진=평화나무)
빛과진리교회 잔류 교인들이 17일 교회 앞에서 '빛과진리교회를 지켜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시위에 나섰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빛과진리교회가 “아픔을 보듬고 서로 사랑을 지향하는 교회가 되겠다”라고 공식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해당 사안을 심층 보도한 평화나무를 ‘교회파괴세력’으로 몰고,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는 시위까지 예고했다. 

평화나무는 지금까지 빛과진리교회가 내 온 반론내용을 한가지씩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사실관계를 짚어볼 예정이다. 첫 번째 쟁점으로 교회측이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훈련은 자발적이었다”라는 주장을 짚어보았다. 

쟁점 1) 비상식적 리더십 훈련 자발적이었다? 

빛과진리교회측은 가학적인 내용이 담긴 LTC(리더십트레이닝코스)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제성’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명진 빛과진리교회 담임목사는 지난 4월 27일 평화나무와의 전화통화에서 ‘여러가지 이해가 안 되는 훈련들이 많았는데’라고 질의하자, “제가 죄송한 말씀이지만 훈련하다 다친 분들이 계시는데 교회가 어떤 심한 훈련을 해서 그렇겠나”라며 “지금 어디서 제보를 받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뇌출혈이나 뇌와 관계된 것은 자다가도 그렇게 될 수 있는 문제다. 그런 것을 가지고 괜히 신경 쓰지 말라”고 답했다. 

이에 재차 ‘교회가 LTC 훈련 예시로 준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예시가 많았는데’라고 묻자, “어느 단체마다 약간의 그런 특성들이 있듯이 만약 우리 교회가 25년 됐는데 그게 문제가 됐다면 벌써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우리 교회를 음해 하려고 하는 세력들에 의해서 (나온 얘기)”라고 주장했다. 

본지 기자가 이번에는 훈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공동묘지에서 매 맞기, 게이바 같은 데서 전도하기, 먹지 않고, 자지 않고...’ 질의하자, 김 목사는 중간에 말을 자르며 “거기 나와 있는 것들(예시표)은 오늘날 크리스천들이 핍박이 없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핍박을 받아보겠다면서 훈련을 간단하게 한 것뿐”이라며 “그것들을 우리가 의도적으로 하라는 것도 아니다. 자기네들이 자원해서 그런 것들을 경험하고 싶다고 해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본지 기자가 ‘그걸 하겠다고 해도 교회가 말렸어야 할 것 같은데, 보통 위험한 게 아니더라’라고 받아 치자 “기자님이 이문제 가지고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라”며 “만약 이게 그렇게 큰 문제였다면 우리 교회에서 25년 동안 리더십이 되려는 분들이 이것을 하려고 했는데 그건 문제가 되도 크게 됐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건 아주 단편적인 것이다”라고 답했다. 

김명진 목사는 분명 훈련 내용을 모두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우리교회는 25년 됐으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 소속에 CBS에도 설교 방송이 송출된다"는 점 등을 내세우며 본질을 비껴갔다. 

4월 30일에는 교인들만 볼 수 있는 내부 홈페이지 망에 ‘평화나무측 악의적 음해와 거짓보도에 대한 빛과진리교회 입장’이라는 제목의 반박 글을 올리면서 LTC 훈련 전에 자천서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교회에 문제 제기했다는 이유로 음해세력으로 몰아온 이들의 실명을 공개했다. 

5월 9일에는 카드뉴스 형식의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했다. 

해당 홍보물에는 “인분을 강제로 먹이지 않았으며, LTC훈련은 시작과 과정, 종료에 이르기까지 전적으로 개개인의 선택과 계획에 따라 이뤄진다”는 내용이 담겼다. 

빛과진리교회는 지난달 22일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다시한 번 "교회는 가학 행위를 강요한 적 없다"는 공식 표명을 되풀이했다. 

26일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빛과진리교회의 의혹 제기에 대한 사실을 알려드린다’며  “리더십 프로그램은 제자훈련을 바탕으로 믿음의 약점을 극복하는 코스”라며 “참여자들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며 자신의 믿음의 분량에 따라 자발적으로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강제성은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리더십 코스 담당 리더는 필요한 경우에 한해 일부에게 조언을 하거나 무분별한 계획을 자제시키고 있다”며 “이후의 진행 결과는 참여자 스스로 평가하고 원한느 경우 담당 리더에게 알리기도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인분을 강제로 먹였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극히 일부의 참여자들이 과도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담당 리더가 직설적으로 표현한 말도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와전됐다”라고 했다. 

 

‘자천서’는 누가 쓰게 했나?
비판조차 수용않는 모습에 제보자 더 늘어 
메일로 주고받은 예시표와 평가표 공개 

평화나무는 이미 빛과진리교회의 ‘자발적인 훈련이었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반박한 바 있다. 

▶참고기사 http://www.logos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8

해당 기사에는 ‘자천서’를 쓰게 하는 교회의 분위기와 구성내용을 철저히 조교리더의 관리감독하게 쓰게 한다는 점, 훈련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 없이 가족들의 동의 없이 동의서를 받는 점, ‘자천서’의 법적 효력까지 상세히 담겨 있다. 

 

가학적인 훈련 내용이 담긴 예시표와 평가표는 LTC훈련생들에게 메일로도 전달됐다. (출처=제보자) 

이후로 교회측의 ‘자발적’이었으며 ‘가학적 훈련은 일부 참여자로 제한됐다’는 주장이 계속되자, 제보자들은 고린도후서 6장 훈련 예시표와 계획표를 메일로 주고받은 증거를 보내왔다.

해당 메일자료는 LTC 조교리더를 돕는 인턴(LTC에서 떨어졌던 사람들이 인턴을 맡게 됨)들을 통해 훈련생들에게 배포됐다. 

메일을 통해 주고받은 고린도후서 6장 예시표는 평화나무가 최초 보도 당시 공개한 예시표와 같은 것이었다. 

교회측이 아무리 “훈련은 자발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자천서를 공개한들, 자천서를 쓰도록 한 주체도 교회측이며 훈련 내용을 김명진 목사가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은 바뀌지 않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같은 주장을 내고 있는 교회에 대해 “반성의 기미를 찾아볼 수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교회측은 연일 억울함을 성토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빛과진리교회가 현재 언론 등으로부터 비판받는 이유를 모르는 건,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평양노회 한 관계자는 "훈련이 자발적이었다는 주장은 문제를 더 키울 뿐"이라며 김명진 목사가 보인 태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인 방인성 목사는 "교회안에서의 신앙훈련 특히 리더십 훈련은 목사의 영향력 아래 있고, 목사의 책임하에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왜냐하면 설교와 가르침을 목사가 주도하기 때문이다. 김명진 목사의 태도는 매우 부정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빛과진리교회 리더가 LTC 훈련생에게 보낸 고린도후서 훈련 지침 일부(사진=제보자 제공)
빛과진리교회 리더가 LTC 훈련생에게 보낸 고린도후서 훈련 지침 일부(사진=제보자 제공)
빛과진리교회 리더가 LTC 훈련생에게 보낸 고린도후서 훈련 지침 일부(사진=제보자 제공)
빛과진리교회 리더가 LTC 훈련생에게 보낸 고린도후서 훈련 지침 일부(사진=제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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