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집회’ 빙자해 막말ㆍ선동 여전…“문재인이 국민들에게 100만원씩 ‘마약’ 먹여”

전광훈 씨는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경북 상주 열방센터에서 ‘전광훈 목사의 청교도 말씀학교’를 진행했다. (사진=평화나무)
전광훈 씨는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경북 상주 열방센터에서 ‘전광훈 목사의 청교도 말씀학교’를 진행했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수감 중이던 전광훈 씨가 ‘급사 위험’을 호소하며 지난달 20일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 보석 조건이 무색할 정도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 씨는 3일 이상 외부 활동 시 미리 신고, 재판 관련 변호인 외 관계자 접견 금지, 재판 관련 집회 참석 금지 등의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만 개최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상 구속 전과 다를 바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도록 법원이 길을 열어준 셈이나 다름없다. 듣기에도 민망한 막말과 주사파 낙인찍기도 여전했다.

지난달 24일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에서는 자신을 구속시킨 경찰과 검찰, 재판부를 맹렬하게 비난했다. 전 씨는 “교회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 특별히 전광훈 목사를 감방에 넣어서는 안 됐다. 반드시 벌 받을 것”이라며 “나를 조사한 조사관은 어디라고 ‘주의 종’을 건드리나. 당신들의 인생이 불쌍하다”고 했다.

이어 “날 재판한 판사들도 앞으로 인생이 어떻게 되나 두고 보자”며 “내 죄는 애국운동 한 죄밖에 없다. 내 조국 대한민국을 공산주의로부터 지키고, 헌법을 지키자는 것이었다. 그거 외에는 잘못이 없다. 무식이 충만하다. 서울대 법대 다시 나와야 된다. 근데 날 재판한 것들을 보니깐 서울대 법대는 별로 없더라. 후진 대학 나와서 그런가보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퇴진 집회’ 단골연사 총출동한 ‘전광훈 집회’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경북 상주 열방센터에서 진행된 ‘전광훈 목사의 청교도 말씀학교’에서도 도를 넘은 막말은 여전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된 발언이나 철지난 온갖 색깔론과 가짜뉴스를 바탕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주사파나 공산주의자로 단정 짓는 발언 역시 수시로 등장했다. 집회에는 전광훈 뿐만 아니라 김문수 전 기독자유통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이은재 전 순국결사대 총사령관, 이동호 캠페인전략연구소장,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문재인 퇴진 집회’ 단골 연사들도 총출동했다.

집회 첫째 날인 지난달 18일 대표기도를 한 전광훈 씨는 “예수한국, 복음통일이 이루어지게 하여 주시고, 이 땅을 괴롭히는 저 주체사상을 싹 쓸어버리게 해 달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빨리 끌어내게 하여 주시고, 그리하여 주님의 가장 위대하신 하나님의 나라가 이 대한민국에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했다.

지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1.83%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거둔 기독자유통일당의 참패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극우 유튜버들과 보수 진영 일각에서 일고 있는 주장에 동의한다면서 4.15총선이 부정선거라고 확신하기도 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기독자유당에 투표했다가 이번에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천국에 가지 못할 것이라는 저주성 발언도 나왔다.

집회 둘째 날인 지난달 19일 오전 집회에서 전 씨는 “개자식들이 나타나서 부정선거라는 발광을 떨었다. 나를 감옥에 가둬놓고 선거를 한다고 될 줄 알았나”며 “기독자유당은 내가 17년 동안 섬겨왔던 당이다. 4년 전에는 77만이 나왔는데 이번에 50만 표로 줄었다. 20만이 안 찍은 거다. 난 절대로 이해할 수가 없다. 먼젓번에 찍은 사람이 이번에 안 찍었다. 그 사람이 천국으로 갔겠나. 절대 아니다.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전 씨는 “법원에 신청해서 9개 선거구 투표함을 확보했다. 그렇다고 날 신고하지는 마라. 내가 하겠다는 게 아니다. 나는 원래 정치 안 하는 사람”이라며 “내가 또 정치 이야기하면 변호사들이 골치 아프다. 이성희 변호사님도 앞에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헌법으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어 어떤 발언을 해도 처벌되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전 씨는 “방언 받으면 ‘김정은 개새끼’ 욕을 해야 한다. 결국 복음과 사탄의 싸움”이라며 “나는 법적으로 아무리 설교하고 집회해도 법에 걸리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복음에서 나왔다. 성경과 대한민국 헌법은 충돌하지 않는다”고 했다.

 

“공짜 돈 맛 들이면 베네수엘라로 갈 것”

전 씨의 막말은 둘째 날 저녁집회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전 씨는 “나와 싸워서 이기려고 하는 사람은 예수와 싸우는 것과 같다”며 자화자찬의 끝을 달렸다.

가짜뉴스도 빠지지 않았다. 이인영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사회주의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공식선언했다는 거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마약’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의 목적도 한국의 재정을 악화시켜 북한에 나라를 갖다 바치기 위해서라는 주장을 지치지도 않는지 줄기차게 되풀이했다.

전 씨는 “대한민국이 망했다. 아직도 대한민국이 망했다는 사실을 모르나”며 “문재인이가 지금 국민들에게 중국바이러스를 통해 한 사람당 100만원씩 ‘마약’을 먹이고 있다. 공짜로 먹다가 돈 맛을 한번 들이면 베네수엘라로 가게 돼있다”고 했다.

100만명 조직 구성을 마칠 때까지 ‘전광훈 목사의 청교도 말씀학교’ 집회를 계속해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압력을 받아 화성 라비돌리조트,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집회를 개최할 수 없어 경북 상주 열방센터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씨는 “바이러스는 끝이 났다. 10명 이하로 내려갔다. 감기로도 하루에 10명이 죽는다”며 “이제 정상이 됐는데 문재인이가 계속 이 바이러스를 가지고 국민들을 탄압하고 교회를 탄압하려고 한다”고 했다.

집회 마지막 날까지도 문재인 정부를 향한 저주와 막말로 점철됐다. ‘문재인 퇴진’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위해 순교의 정신으로 뭉쳐야 한다는 선동도 잊지 않았다. 전 씨는 “문재인이가 다 틀어쥐었다. 국정원, 검찰, 경찰, 법원, 언론 다 틀어쥐어서 이제는 개헌하는 날짜만 남았다”며 “개헌할 때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어야 한다고 하는데 개 같은 소리다. 그걸 헌법 전문에 넣을 것 같으면 전광훈 생일을 넣어야 한다”고 했다.

전 씨는 “내가 왜 이렇게 목숨을 거느냐 하면, 대한민국이 해체되기 때문이다. 해체되면 머지않아 사회주의가 된다. 지금 곧 눈앞에 왔다”며 “8월 15일에 국민대회를 할 거다. 그 전까지 1,000만명 조직이 끝나야 한다. 그래서 한방에 끝내버리자. 제2의 건국을 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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