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을 피해 황급히 자리를 벗어나고 있는 김명진 목사. (사진=평화나무)
기자들을 피해 황급히 자리를 벗어나고 있는 김명진 목사.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김명진 빛과진리교회 목사가 가학적 리더십 훈련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듯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피해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김 목사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도 LTC(리더십트레이닝코스)훈련이 있다는 건 알고 있고, 자신이 LTC훈련을 도입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가혹한 내용이 훈련에 있는 줄은 몰랐다며 발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명진 목사의 과거 설교 발언만 살펴봐도 LTC훈련의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설교서 LTC훈련 내용 언급..."죽기 밖에 더하나"

평화나무가 입수한 2019년 8월 11일 김명진 목사의 ‘영적전쟁 은혜요, 특권’ 설교가 담긴 파일에는 LTC훈련에 대해 설명하는 김 목사의 음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지금은 종교의 자유가 있다”며 “우리를 핍박하고 직접 고통과 고난을 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영적 전쟁을 치르기가 어렵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영적 전쟁에 수동적으로 뛰어들지 말고 적극적으로 뛰어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것이 바로 끊임없이 복음을 증거하는 태도”라고 했다. 

김 목사는 또 “LTC훈련 속에 그런 게 있다”며 “고난을 자처해서 받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말 공개하기 민망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며 “스스로 고난을 자처하는 거다. 스스로 복음을 전하면서...”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 전설적인 LTC 자매들 중에 청량리에 술을 팔고, 몸을 파는 여성이 있는 곳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거기 기도들에게 붙잡혀 가지고 어려움을 당하고, 또 경찰들에게 신고당해 어려움을 당한 이런 것들, 이게 리더그룹이 되기 위한 훈련 과정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에게 다 하라는 것이 아니다. 또 두렵나? 벌써 두렵나”라며 “그렇게 (훈련을) 하고 난 LTC 형제,자매들은 얼마나 두려움이 없어지는 줄 모른다”라고 했다. 

김 목사는 “뭐 죽기밖에 더하겠나? 죽으면 좋고, 살아도 좋고, 그게 진정한 고수들이 갖는 태도”라며 “사람들은 죽기를 두려워하지만, 우리는 고난 당해 죽기밖에 더하겠나? 두려움이 생길 때, 그런 묵상을 하라. 죽는 것도 유익하다”라고 했다. 

이 설교는 LTC 훈련을 받던 J씨가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에 나온 설교라는 점도 살펴볼 지점이다. 2018년 10월 27일 교회에서 사고가 발생했고, 이전에도 교인이 LTC훈련의 일환으로 찜질방에서 견딤훈련을 하다 전신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LTC훈련생에게서 사고가 계속 발생했는데도 김 목사가 LTC 훈련 내용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면, 이 역시 담임목사로서 자질이 부족했음을 자인하게 되는 셈이다. 

 

그땐 알았고, 지금은 모른다? 

김 목사는 평화나무의 첫 보도가 나가기 이전인 4월 27일 전화통화에서도 LTC훈련 내용과 교회에서 내려오는 예시표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빛과진리교회의 리더십 훈련 코스인 LTC 훈련을 할 때 훈련 내용을 작성할 때 참고하는 ‘고린도후서 6장 훈련정리’라는 제목의 예시표에는 김 목사가 2019년 8월 11일 설교에서 언급한 ‘미아리 사창가에서 전도하기’ 외에도 ‘나이트에서 조폭에게 가서 복음 전하고 맞기’,‘일주일 동안 하루 두시간씩만 자기’, ‘물질 쓰지 않고 구걸해서 이동하기’, ‘소형차 트렁크게 갇힘’, ‘교회 하수구에 갇힘’, ‘쓰레기, 곰팡이 음식, 변 먹기’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이는 LTC훈련 과정을 거친 누군가가 앞서 시행한 적이 있기 때문에 예시표로 기록된 것이란 것이 제보자들의 공통된 진술이다. 

다음은 지난 4월 27일 김명진 목사와 한 전화통화 일부 내용이다. 
 

권지연 기자 
교회가 예시로 준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예시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김명진 목사 
예시요? 
 
권지연 기자 
네. 교회에서 훈련 예시를 주시잖아요? LTC라는 훈련을 할때요? 

김명진 목사 
그거는 어느 단체마다 약간의 그런 특성들이 있듯이 이런거 가지고 제발 기자님. 
만약 우리교회가 25년 됐는데 그게 문제가 됐다면 벌써 문제가 됐죠. 

권지연 기자 
목사님이 생각하실 때는 (훈련이) 문제가 아니라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이 그분들이 문제 있는 거라는 말씀이신거죠?

김명진 목사 
아니, 문제가 아니라 예를들면 지금 우리교회를 음해하려고 하는 세력들에 의해서...
기자님도 여기에...기본적으로 기자라면 그런 소양이 있을 거 아닙니까. 

권지연 기자 
교회를 음해하려는 세력이 어디에 있다는 말씀입니까?

김명진 목사 
지금 이건 어떻게 알고 전화하신 겁니까? 

이후 본지 기자가 LTC 훈련 내용들을 읊으며 재차 질의했을 때도 김 목사는 훈련 내용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권지연 기자 
공동묘지에서 매 맞기, 게이바 같은 데서 전도하기, 먹지 않고, 자지 않고...

김명진 목사 
허허, 거기 나와있는 것들은 오늘날 크리스천들이 핍박이 없기때문에 자기네들이 그런 것을 의도적으로 핍박을 받아보겠다면서 훈련을 간단하게 한 것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우리가 ‘의도적으로 해라’ 이런 것도 아니고 자기네들이 자원해서 그런 것들을 경험하고 싶다고 해서 한 거지. 그걸 우리가 다른 사람들한테 그걸 해야 한다. 이런 거 전혀 없어요. 

권지연 기자 
아, 목사님 그런데 그걸 하겠다고 해도 교회가 말렸어야 할 것 같은데요. 
보통 위험한 게 아니던데요. 

김명진 목사 
기자님!

권지연 기자 
네! 

김명진 목사 
이문제 가지고 더 이상 왈가왈부 하지 마시고요. 이런거는요. 만약 그렇게 큰 문제였다면 우리교회가 25년동안 지금까지 정말 리더십이 되려는 분들이 이것을 하려고 했는데 그건 문제가 되도 크게 됐죠. 그러니까 그건 아주 단편적인 거예요. 그것도 다 하는 것도 아니고.

김 목사는 본지 기자에게 '교단이 달라서', 혹은 '교회마다 특성이 달라서' 빛과진리교회의 훈련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LTC훈련이 6개월간 진행되며 ‘고린도후서 6장 훈련정리’ 예시표에 기재된 29가지 항목 중 한 가지씩 훈련하게 된다는 것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리더가 되기 위해 고난받는 상황을 만들어서라도 경험해보자는 취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권지연 기자 
(LTC훈련은) 6개월정도..(하시잖아요?)

김명진 목사 
아니, 그 항목들이 합쳐서 6개월이지. 그니까 하나를 할 때 하나씩 그중에 용감하게 한 번 해보겠다는 일종의 깡이 있는 그런 형제 자매들이 이런 것들을 한 것들을 일반화시킨 거예요. 

권지연 기자 
그런데 목사님, 그런 훈련을 하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건가요?

김명진 목사
그러면 좋아요. 기자님께 한 번 여쭤볼게요. 기자님은 그러면 지금 예수님 때문에 핍박을 받아본 적이 있으세요? 믿는다는 것 때문에? 

한편 빛과진리교회 10부장 리더인 이 모 씨는 지난 7일 광고 시간에 “지난 6월 2일 담임목사님이 새벽 3시까지 조사를 받았다”며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 어떤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언론 보도로 인해 마음이 어려운 성도도 있을 줄 알지만,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 

교회에서 여러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영적인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고, 위로보다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더 큰 사랑이라고 생각한 탓이라고 둘러댔다. 어려운 지체들을 더 살갑게 돌아보지 못한 미흡함 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교회가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지기를 기대한다. 주님 앞에 더 겸손해 질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약한자들을 더 배려하는 기회로 삼겠다”면서도 언론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국내 대형 법무법인과 함께 적극 대응할 뜻도 시사했다. 

이 씨는 이날 ‘빛과진리교회를 지키는 청년위원회(빛청위)’의 출범을 알렸다. 빛과진리교회는 8일 교인들만 볼 수 있는 내부 사이트를 별도로 개설해 교회의 입장을 올리고 내부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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