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차별’ 없이 사랑을 내리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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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차별’ 없이 사랑을 내리는 분”
  • 김준수 기자
  • 승인 2020.06.2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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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 기자회견…“축복은 죄가 아니다”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가 24일 감리회 본부 앞 희망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은 발언하고 있는 이동환 목사 모습. (사진=평화나무)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가 24일 감리회 본부 앞 희망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은 발언하고 있는 이동환 목사 모습.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본격적인 장마를 알리듯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시민 100여명이 인천 퀴어 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들을 축복했다는 이유로 징계위기에 놓인 이동환 목사에 대한 기소 철회와 함께 차별적 조항이 담긴 감리회 교단법인 교리와장정 개정을 촉구했다.

성소수자를 환대하고 동성애를 지지했다는 명목으로 목회자 자격 박탈 여부를 논의하는 최초의 사례다. 이동환 목사는 예기치 않게 목회직을 내려놓아야할지도 모르는 위기 속에서도 교회 내에서 섣불리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 성소수자 신앙인들에게 “하나님은 당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시며 결코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며 그들과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는 24일 감리회 본부 앞 희망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환 목사에 대한 기소 기각 ▲성소수자에 대한 목회 논의를 위한 연구모임 구성 ▲불합리한 교리와장정 개정 ▲다양성 존중 및 소수자 환대 등을 촉구했다.

이동환 목사(영광제일교회)는 지난해 8월 31일 열린 인천 퀴어 문화 축제에서 성소수자 신앙들에게 축복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소속 연회인 경기연회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경기연회는 세 차례에 걸쳐 이 목사에게 경위서, 각서, ‘동성애에 대한 신학적ㆍ성경적 입장에 관한 레포트’ 제출 등을 요구했다.

이동환 목사의 거듭된 소명에도 경기연회 심사위원회(위원장 진인문 목사)는 이 목사가 감리회 소속 목사로서 교단법인 교리와장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연회 재판위원회에 기소했다. 교리와장정 재판법 3조 8항 “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이 목사에게 적용되는 징계는 정직, 면직, 출교 외에는 없다. 해당 기간 동안 목회직이 정지되는 정직조차 목회자가 받게 되는 징계로는 상당히 수위가 높은 편임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감리회 안에서 목회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지지자들 앞에 선 이동환 목사는 담담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성소수자를 환대하고 연대하는 일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목사는 “목사로서 응당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복을 빌어준다는 것으로 교단 재판까지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도 “제가 신앙하는 하나님은 모든 이에게 어떠한 차별도 없이 사랑을 내리는 분이다. 하나님 앞에서 사람은 누구나 존엄하며 그 누구도 자신의 성정체성과 성적지향에 의해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는다. 그러한 마음으로 우리 시대의 사회적 약자요 부당하게 죄인 취급받는 성소수자들에게 복을 빌어준 것”이라고 했다.

차별을 조장하고 있는 교리와장정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이 목사는 “어떠한 존재도 찬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저 사랑하라고 하신 말씀을 따라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해 사랑할 뿐이다. 단언컨대 미움, 차별, 배제는 하나님의 것이 아니다”며 “여전히 감리교회를 사랑하고 계속 목회를 하고 싶다. 그러나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차별에 앞장서는 교회의 모습은 기독교의 본질은 사랑에서 너무도 멀어져 있다.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축복할 수 있는 감리교회를 꿈꾼다. 함께하는 이들과 더불어 교단 내의 차별적 조항을 바꾸어나가는데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성소수자 그리스도인들도 우리의 가족이자 이웃”

첫 연대발언자로 나선 조은소리 회장(감신대 총여학생회)은 이후정 총장을 비롯한 감신대 소속 교수들을 호명해가며 이동환 목사에 대한 기소 철회와 성소수자를 환대하는 일에 감신대도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조은소리 회장은 “학교는 지금까지 교리와장정을 이유로 성소수자에 대한 논의의 장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고 학생들의 두려움을 묵인했다. 학교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제는 함께 연대해주길 요청한다”며 “총여학생회는 교회 내의 모든 차별을 규탄하며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

감리회 소속 목회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변영권 목사(예사랑교회)는 “우리가 위축되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혐오하도록 끊임없이 강요하는 그분들이 원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런 때일수록 더 목소리를 내고 그 무엇도 하나님의 사랑을 제한할 수 없다는 우리의 신앙을 고백해야 한다”고 했다.

변 목사는 “만약 감리회가 부조리한 교단법을 근거로 이동환 목사를 징계한다면 다음번 퀴어퍼레이드에는 제가 참여할 것이다. 그 다음 퀴퍼에는 또 다른 목회자가 참여할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성소수자들을 축복하고 환대할 것이며 기꺼이 징계를 당하겠다. 그러나 그 무엇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없고 하나님의 사랑에는 제한이 없으며 그리스도인들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편견과 증오의 장벽에 끊임없이 도전하도록 부름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자”고 했다.

대책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모진 편견과 차별로 고통당하고 있는 성소수자에게 복을 베풀어 달라 기도한 목사를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 정말 성서의 말씀에 따르는 것인가”라며 “하나님과의 관계가 영원히 깨어져 버린 것 같은 아픔 속에 있는 이들에게 변함없으신 하나님의 사랑을 확증하고 선포하는 것은 목회자로서 당연한 직무”라고 했다.

이어 “목사가 사회적 약자에게 축복했다고 교회에서 쫓겨나게 된 웃지 못 할 사태의 배후에는 마땅히 사랑해야 할 이웃을 정죄하기 바쁜 반 복음적 태도가 도사리고 있다”며 “이 사회, 교회에는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경험하며 누리고 있는 성소수자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우리의 가족이자 이웃으로 살아가며 우리와 함께 신앙의 길을 가는 이들이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무지와 무관심으로부터 돌이켜 모든 이들의 삶에 깃든 하나님의 형상을 발견하고 환대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소수자 축복’, 사회선교 활동이자 목회자의 당연한 역할”

이동환 목사가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재판까지 받게 됐다는 소식이 지난 17일 뉴스앤조이의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감리회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 선교국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 23일 ‘감리회는 성소수자에 대한 축복을 허(許)하라’ 성명서에서 “소외된 자, 나그네와 과부와 고아를 해하지 말고 돌보라는 것은 하나님의 준엄한 명령이며 곧 이 시대 교회가 마땅히 실천해야 할 계율”이라며 “하나님의 사역을 맡은 종으로서 성소수자를 환대하고 축복한 것은 정죄의 대상이 아니라 마땅히 실천해야 할 환대와 사랑”이라고 했다.

이어 “주의 나라를 찾는 이들에게 축복을 베푸는 목사를 정죄하는 법은 자비 없는 종교의 껍질에 불과하다. 감리회가 종교권력의 벽장 안에 갇혀 세계의 변화를 두려워하고 칼을 휘두르게 된다면 이는 역사에 남아 우리 교회의 불신앙을 드러내는 수치가 되고, 교회의 법으로써 하나님의 일하심을 가로막고 훼방하는 씻지 못할 만고의 죄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퀴어신학아카데미도 24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동환 목사에 대한 기소 철회 ▲이동환 목사를 기소한 경기연회의 반성과 사과 ▲교리와장정의 차별적 법조항 폐기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그동안 감리회 소속 교역자로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는 삶을 실천해 온 이동환 목사에게 지지를 보낸다. 그의 사역은 ‘그리스도인 내면에 자리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삶으로서 사회적 성화’를 역설했던 존 웨슬리의 감리교 정신에 입각해 있다”며 “경기연회가 문제 삼은 축복예식이야말로 사회적・종교적 편견에 상처받는 성소수자들을 위로하는 사회선교 활동으로 목회자의 당연한 역할이다. 이런 점에서 이 목사를 재판에 회부한 경기연회의 시도는 차별적이고 구시대적인 교리에 갇힌 채, ‘사랑의 실천’이라는 감리교의 근본정신을 외면한 반교회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가 24일 감리회 본부 앞 희망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평화나무)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가 24일 감리회 본부 앞 희망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평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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