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 세미나

강의하는 박형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 소장(사진=평화나무, 2020.06.20.)
강의하는 박형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 소장(사진=평화나무, 2020.06.20.)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박형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 소장이 "빛과진리교회의 전도 방식이 이단들의 포교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며 교리적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형택 소장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교단 신학교인 총신대학교 비리 문제로 개혁파들이 1981년 설립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의 초창기 구성원으로, 예장합동에서 공부하고 활동한 이력이 있다.

박 소장은 기독교 이단·사이비 종교 전문 잡지 <현대종교>(탁지원 소장)의 설립자 故 탁명환 소장과 동역해왔으며, <현대종교>에도 편집자문위원으로 활동해왔다. 또한 소속 교단인 예장합신 이단대책위원장뿐만 아니라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이단상담소장, 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연합회 대표회장을 역임하며 중국·미국·유럽 등지의 이단 피해자를 지원하는 등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가장 권위 있는 전문가 중 하나다.

박 소장은 20일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 사무실에서 세미나를 열어 김명진 목사의 설교, 강의, 김명진 목사가 복음을 가르칠 때 사용하는 교육 자료 ‘브릿지’, 언론 보도, 피해자 증언, 이정욱 목사의 연구 자료 등을 참고해 총체적으로 분석했다. 이날 세미나의 목적은 빛과진리교회를 이단으로 지정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공식적인 이단 결의는 이단 상담소가 아니라 각 교단 총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단 전문가로서 빛과진리교회의 교리 등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빛과진리교회 피해자 상담, 피해자 활동 지원과 이에 따른 연구 자료 지원 등을 해나갈 뜻을 밝혔다. 

"예수님 제자 아닌, 목사 제자 만드는 시스템 문제" 지적 

박 소장은 "이단들의 포교 방식인 미혹-관계-세뇌-통제-종속화-조종 단계로 이뤄진다"며, “빛과진리교회와 똑같아도 너무 똑같다”고 평가했다. 

박 소장은 우선 빛과진리교회가 장로회의 조직과 다르게 운영되는 것을 지적했다. 장로회의 운영 원칙은 민주적 운영 방식을 지향한다. 하지만 빛과진리교회에서는 당회와 공동의회 등의 형식은 존재하지만 장로회적 치리가 시행되지 않고, 실질적으로는 탑리더를 위시한 백부장-오십부장-삼십부장-십부장 등으로 이어지는 피라미드형 리더 체계가 교회를 움직인다.

빛과진리교회의 피라미드형 수직적 리더 체계는 장로회 교회의 유기적 통치 체계를 리더 통제 체제로 바꾸어 교회 구성원을 리더 의존적이고 피동적으로 만든다. 이 체계의 정점에는 탑리더 김명진 목사가 자리한다. 박 소장은 유사한 체계로 세계비전두날개프로세스(두날개)를 예로 들었다. 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연합회는 2년여의 연구 끝에 2017년 두날개가 이단성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빛과진리교회의 리더 체계를 공고히 하는 데에는 탑리더 김명진 목사처럼 ‘영적 고수’가 되고자 ‘레벨 업’을 위한 세분화된 단계적 훈련들이 자리한다. 훈련 과정에서 훈련생들은 리더에게 일상의 작은 부분들이나 마음에서 일어난 일마저 보고하고 허락을 받아야 했고, 건강이나 가정, 학업 등의 우선순위를 미루고 리더의 지시대로 따라야 했다. 리더들은 훈련생들을 정되하거나 비난하며 모욕적인 언사를 하는 등 비인격적으로 대우해 자존감을 떨어트리거나,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체벌을 지시하기도 했다. 훈련생들은 이 과정에서 피동적이고 의존적인 존재로 위축된다.

박형택 소장은 이러한 빛과진리교회 훈련에 대해 "제자 훈련의 목적은 예수님의 제자가 되게 하는 것"이라며, "목사의 제자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호승심(승부욕)을 이용해 높아지고 다스리고자 하는 욕구를 자극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또 김명진 목사의 성경 해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진 목사는 정통적 성경 해석인 문법적·역사적·신학적 성경 해석을 뒤로 하고, 논리를 합리화하기 위한 성경 짜깁기, 문자적·자의적 성경 해석을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빛과진리교회에서 LTC(리더십트레이닝코스) 훈련의 근거로 삼는 고린도후서 6장은 본디 사도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편지하면서 직분이 비방을 받지 않도록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를 설명하고, 직분자의 정체성에 대하여 말하는 내용이다. (고린도후서 6장 3절: “우리가 이 직분이 비방을 받지 않게 하려고 무엇에든지 아무에게도 거리끼지 않게 하고”, 개역개정. “We put no stumbling block in anyone's path, so that our ministry will not be discredited(우리의 사역이 불신을 받지 않도록 우리는 어떠한 사람의 길에도 걸림돌을 놓지 않습니다(번역: 박종찬), NIV)

하지만 빛과진리교회 LTC는 뒤틀린 해석으로 훈련 용어로 바꾸어 적용했다. "무엇에든지 아무에게도"를 훈련생들이 훈련에 집중하도록 제쳐두어야 할 걸림돌로 여겨 직장, 가족 관계를 끊어내기도 했다는 것. 이 때문에 오히려 빛과진리교회가 지탄을 받아 복음 전파의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다.

빛과진리교회 리더가 훈련생들에게 전달한 훈련 내용(사진=제보자 제공)
빛과진리교회 리더가 훈련생들에게 전달한 훈련 내용(사진=제보자 제공)

빛과진리교회 피해자들은 훈련을 위해서는 직장에 가지 않는 것도 삶의 지혜라고 배웠다고 주장했다. 

평화나무가 입수한 빛과진리교회의 '고린도후서 6장 훈련 정리'에도 고린도후서 6장 8절의 “속이는 자 같으나 참되고”를 훈련에 대입해 '가족 모임이라고 속이고 직장 빠지기'라는 예시가 적혀 있다. 

실제 한 LTC 훈련생이 리더에게 보낸 보고서에는 '속이는 자 같으나 참되고'를 근거로 삼아 "주의 일을 하는데 있어서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없다"고 적었다. 

또 다른 피해자 진술에 따르면, 해외 유학 중 리더로부터 수련회 참석을 위해 학교를 빠지고 귀국하라는 지시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는 "당시 리더는 가족 모임을 가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학교를) 빠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영적 가족도 가족이라는 논리였다. 피해자는 학교 측에 제출하는 사유서에 '가족 모임'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피해자는 김명진 목사가 전도서 9장 13-18절을 지혜자가 가난하고 작은 성에 있으며 잊혀졌기 때문에 잘못됐다고 설교하는 것을 듣고 이상히 여기기도 했다.

해당 본문은 거대한 외국 군대의 침입에 성을 지켜낸 가난한 지혜자의 이야기로, ‘헛됨’이라는 전도서 전반의 주제의식에 따라 지혜자의 수성(守城) 이야기가 잊힌 것을 아쉬워하는 내용이다. (전도서 9장 14-15절: “곧 작고 인구가 많지 아니한 어떤 성읍에 큰 왕이 와서 그것을 에워싸고 큰 흉벽을 쌓고 치고자 할 때에 그 성읍 가운데에 가난한 지혜자가 있어서 그의 지혜로 그 성읍을 건진 그것이라”, 개역개정. 전도서 9장 17절: “조용히 들리는 지혜자들의 말들이 우매한 자들을 다스리는 자의 호령보다 나으니라”, 개역개정) 

김명진 목사의 구원론에 대한 분석도 있었다. 기존 기독교 교리는 하나님의 은혜와 인격적인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으로 인한 믿음으로써의 구원을 말하나, 김명진 목사는 그리스도의 인격성보다는 복음에 관한 사실을 믿는 게 구원이라는 구원파적 사상을 말한다. 또 영접을 연속적인 행위의 개념으로 이해하며 예수 그리스도와 성도와의 주종 관계를 강조한다. 하지만 주종 관계에서의 복종 행위는 곧 빛과진리교회의 리더 시스템에 따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박 소장은 또 빛과진리교회가 교재로 활용하는 이른바 브릿지도 네이게이토 선교회의 브릿지와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네비게이토의 교리적 문제점을 짚어 강의를 진행한 바 있는 박 소장은 “(네비게이토 브릿지와 김명진 목사의 브릿지는) 다르다”고 일축했다. 박 소장은 “(김명진 목사의 브릿지는) 나름대로 편집을 한 것"이라며 "김명진 목사는 (인격적인)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해서 구원받는다는 게 아니라, 하나님과 아담이 맺은 언약처럼 언약을 지켜야 영생을 얻으니 (믿음이 아니라) 성경대로 살아야 (영생)한다고 가르친다. 이는 네비게이토에 없는 사상이다”라고 설명했다.

김명진 목사는 자신의 브릿지가 네비게이토 선교회의 브릿지를 따른 것이라고 주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빛과진리교회측은 칼빈주의에 입각한다고 주장하나, LTC 고후 훈련은 칼빈의 견해를 정면으로 거스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LTC 지침에는 "소형차 트렁크에 갇힘", "교회 하수구에 갇힘"을 기재하고, 남성 훈련생들은 39대씩을 맞았다.

하지만 칼빈의 『고린도 주석』 중 고린도후서 6장 4절 해석은 다음과 같다. 

"그(바울)가 열거한 것 중에는 모든 상황에서 모든 그리스도의 종들에게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이 본성에는 수고로움, 신실함, 지식, 관찰, 온유, 사랑, 진리의 말씀, 성령, 하나님의 능력, 의의 갑옷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모든 경우에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어느 누구도 그리스도의 종이 될 수 있기 위해, 반드시 매 맞음과 갇힘을 통해 시험을 받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편 예장합동이 포함된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이단대책위원회 서기를 맡고 있는 유영권 천안기독교총연합회 이단대책위원장은 빛과진리교회 문제에 대해 “신앙관이 잘못된 형태로 나타난 대표적인 교회로 보인다”며 “성경 해석과 적용이 잘못된 경우"라고 보았다.

안용식 8개교단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 위원장은 “코로나19로 8개교단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가 모이지를 못해 공유된 이야기는 아니다”라면서도 빛과진리교회 문제에 “드러나는 행태를 봐서는 정상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사회적으로 물의도 되고, 교리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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