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70주년 행사 애국가, 북한 국가 따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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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70주년 행사 애국가, 북한 국가 따라했다?
  • 박종찬 기자
  • 승인 2020.07.0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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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음악 전문가 "다른 교향곡이나 팡파르에서 흔히 사용되는 기법"

 

6·25전쟁 70주년 추념식에서의 애국가 도입부 연주(사진=KTV국민방송 영상 갈무리)
6·25전쟁 70주년 추념식에서의 애국가 도입부 연주(사진=KTV국민방송 영상 갈무리)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6·25전쟁 70주년 추념식에서 연주된 애국가 도입부가 북한 국가의 도입부를 따라했다는 주장이 퍼졌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5일 열린 6·25 70주년 추념식에서는 애국가 제창 당시 팡파르 형식의 전주가 추가되었다. 당시 사회자는 “오늘 애국가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관악기와 오르간으로 새롭게 연주됩니다"라고 소개했다.

이에 동아일보는 지난달 29일 ‘[단독]6·25 추념식 때 연주한 애국가 도입부, 北애국가와 유사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정부가 6·25전쟁 70주년 추념식에서 편곡해 연주한 애국가 도입부가 북한 애국가 일부 버전의 전주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기사에서 KBS 교향악단 관계자는 "절대 북한 노래를 참고한 게 아니"라며 “(북한 애국가와) 앞에 6음이 유사한데 이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에도 사용된 음형으로 영국 국가 등 여러 행사에서 수없이 반복돼 온 음”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연주는 교향악 등에서 자주 반복돼온 음형이며 트럼펫 등 금관악기로 정해진 화성 안에서 하는 팡파르다 보니 듣는 이에게 익숙한 편곡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아일보는 국가보훈처와 KBS 교향악단의 해명에 ‘하지만’이란 역접 접속사를 달았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6·25전쟁에서 산화한 국군 147명의 유해를 직접 맞이하고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기념식에서 북한 국가와 유사한 전주를 사용하는 것은 사전에 걸러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거나 “하지만 일각에선 이날 연주된 애국가 전주 부분이 북한 관영방송인 조선중앙TV 등에서 방송하는 북한 ‘애국가’에 삽입되는 전주 음정과 거의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는 식이다.

국가보훈처는 당일 해명 자료를 발표해 “애국가가 특별히 엄숙하고 장중한 분위기로 연주될 필요가 있다고 논의하였고 이를 KBS 교향악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장엄한 울림이 잘 전달되면서도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1악장, 영국 국가 ‘갓 세이브 더 퀸’, 바그너 ‘로엔그린’ 등에서도 흔히 사용되어 대중에게 친근감을 주는 곡으로 애국가 전주를 연주하였다"고 밝혔다.

가로세로연구소의 6월 29일 영상 '문재앙 북한 애국가 (6.25 70주년 행사)' 미리보기 화면(사진=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갈무리)
가로세로연구소의 6월 29일 영상 '문재앙 북한 애국가 (6.25 70주년 행사)' 미리보기 화면(사진=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갈무리)

하지만 동아일보 기사 이후 펜앤드마이크, 가로세로연구소, 성제준TV, 도람뿌, 토순이 등 극우 유튜브 채널들에서 관련 영상을 쏟아냈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는 “북한 애국가 앞 소절을 그대로 따서 대한민국 애국가 앞 소절에 그대로 연주를 했습니다. 이건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채널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사진을 합성하거나 문재인 대통령의 멸칭을 미리보기 화면에 나타내기도 했다.

도람뿌의 6월 30일 영상 '문재인 애국가 존나 열심히 부른 이유 나왔다 ㅋㅋ | 도람뿌' 미리보기 화면(사진=도람뿌 유튜브 갈무리)
도람뿌의 6월 30일 영상 '문재인 애국가 존나 열심히 부른 이유 나왔다 ㅋㅋ | 도람뿌' 미리보기 화면(사진=도람뿌 유튜브 갈무리)

북한 출신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애국가가 연주되는 순간 깜짝 놀랐다”며 6·25 70주년 추념식의 애국가가 북한의 국가를 따라했다는 주장에 동조했다. 

이에 YTN, JTBC, MBC, TV조선 등 뉴스 매체들이 사실 확인에 나섰다. YTN은 29일 ‘팩트와이’ 코너에서 6·25 70주년 추념식에서 연주된 애국가 도입부, 조선중앙TV에서 연주된 북한 국가 도입부, 그리고 KBS 교향악단이 밝힌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1악장과 영국 국가 ‘God Save The Queen’을 비교했다. 또한 오페라 아이다 개선 행진곡을 추가로 비교해 비교한 곡이 모두 비슷하다는 것을 밝혔다.

YTN과 인터뷰한 김범기 경상대학교 음악교육과 작곡 전공 교수는 “군대 팡파르도 다 비슷하고, 하물며 미국 군가에도 비슷하게 시작하는 게 많이 있다”고 말했다.

KBS 교향악단의 김바로 6·25 70주년 애국가 편곡가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국가보훈처가) 샘플로 보내주셨던 영상이 있었는데 영국 국가를 연주하는 동영상”이라고 밝혔다. 국가보훈처가 국군 유해 송환을 맞이해 숭고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내도록 영국 국가 도입부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YTN는 또 도입부 30초 중 앞부분 단 두 마리를 차용한 것으로는 음악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다며, “그 두 마디가 공교롭게도 북한 애국가 '팡파르'와 겹치면서, 해묵은 색깔론이 다시 등장했다"고 마무리했다.

MBC는 7월 1일 유튜브 ‘Right Now’ 코너에서 6·25 70주년 추념식 애국가, 조선중앙TV의 행사용 북한 국가 도입부,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1악장, 영국 국가, 아이다 개선 행진곡을 비교했다. 아이다 개선 행진곡은 미국 해병대 군악대가 연주한 영상을 사용했다.

MBC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연주된 북한 국가도 비교했는데, 조선중앙TV에서 연주된 행사용 북한 국가 도입부가 연주되지 않았다. 행사용 북한 국가 역시 기존 여타 곡들에 쓰이는 도입부를 추가한 것이다. MBC는 “당시(6·25 70주년 추념식) 애국가 도입부는 북한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나 교향곡 연주 도입부에서 흔히 사용되는 기법”이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까지 보이는 ‘북한 국가 엮기’는 계속되는 상황이다. 문화일보는 1일 ‘보훈처 관계자도 “6·25 추념식 애국가 도입부, 北 애국가와 일치” 인정’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국가보훈처는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문화일보는 기사 제목을 ‘편곡자·음악계 관계자도 “6·25 추념식 애국가 도입부, 北 애국가와 일치” 인정’이라고 바꾸고 국가보훈처 관계자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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