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환 원로목사 “내년에 하나님이 세워주신 주의 종과 더 귀한 예배 바치는 은혜 내려달라”

명성교회는 5일 교회 창립 40주년 기념예배를 진행했다. (사진=평화나무)
명성교회는 5일 교회 창립 40주년 기념예배를 진행했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명성교회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기념예배와 음악회를 개최하며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삼환 원로목사는 주일 3부 예배 헌금기도에서 “내년에 하나님이 세워주신 주의 종과 함께 더 귀한 예배를 주님께 바치도록 은혜를 내려달라”고 했다. 김삼환 원로목사의 발언은 지난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제104회 총회에서 사실상 세습의 길을 열어준 수습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수습안에 따르면, 명성교회는 2021년 1월 1일 이후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할 수 있다.

김삼환 원로목사는 5일 주일 3부 예배에서 ‘주님의 옷자락(막5:25~34)’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 그는 “어떤 젊음도, 인기도, 권력도 몇 년 가지 못한다. 우리가 왜 성전에 나오나? 여호와의 옷자락이 있기 때문”이라며 “여호와의 옷자락은 영원하다. 이 옷자락이 함께하는 나라에 축복이 있다”고 했다.

교회의 진정한 영향력은 건물의 크기, 교인의 수, 물질이나 조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김 목사는 “교회는 하나님의 옷자락이 가득한 교회여야 한다. 높은 사람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고, (교회에) 와도 되고, 안 와도 되고 신경 쓸 필요가 없다”며 “교회의 힘은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힘이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교회가 영원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목사의 설교가 무색하게 이날 광고 시간에는 창립 40주년 기념예배에 참석한 각국 대사들이 빠짐없이 소개됐다. 김 목사는 “오늘 감사한 것은 교회 예배에 니카라과 대사님 가족, 볼리비아 대리 대사님 부부도 오셨고, 에콰도르 전 대사님 부부, 파나마 참사관도 오셨다. 교회를 방문해주신 대사님은 오늘 최고의 손님이시다. 주님 다음에 손님”이라고 환영했다.

교인들을 향한 축복의 메시지도 빠지지 않았다. 김 목사는 “하나님만 잘 섬기면 어디에서 살든 하나님이 복을 주신다. 하나님 잘 섬기는 복된 성도되길 축복한다”며 “주님의 옷자락을 잡으면 우리를 치료해주신다. 문제를 해결해주시고 슬픔과 저주를 건져주시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회는 주의 옷자락을 잡는 곳이다. 목사 옷자락 잡는 게 아니다. 목사님이 누구냐가 중요하지 않다. 주의 옷자락을 잡는 분은 시험 들지 않는다. 주의 옷자락을 잡지 않으니깐 온갖 옷을 다 잡고, 이 세상 옷 입어서 아무 능력이 없는 것”이라며 “주님의 종도, 성도들도 주님의 옷자락을 잡을 때 그 교회가 살아있는 교회, 하나님이 함께하는 교회인 줄로 믿는다”고 했다.

예배를 마무리하는 순간까지도 내년에 청빙할 위임목사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김삼환 원로목사는 “교회가 여러분에게 선물을 준비했다. 개인마다 마스크 5장을 드리려고 한다”며 “저는 끝난 사람이라 많이 드릴 수 없다. 내년에는 아마 담임목사하고 여러분과 의논해서 많이 드릴 날이 올 것이다. 식사도 잘 대접할 것”이라고 했다.

명성교회 창립 40주년 기념예배가 진행되는 동안에 명성교회 세습을 비판하는 1인 시위도 진행됐다. 시위를 진행한 정상규 대표(교회개혁평신도연합)는 “김삼환 목사는 30주년 때 ‘세습하는 목사들 때문에 한국교회가 문제’라고 말했다”며 “40주년이 되자 세습을 축하하는 공연까지 진행한다고 한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복음의 본질을 변질시키고 ‘큰 목사’라고 불리는 사람의 말로가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고 했다.

한편, 예장통합 소속 12개 노회는 명성교회 세습을 용인해준 제104회 총회 수습안을 철회해달라고 헌의안을 올린 상태다. 다가오는 제105회 총회에서 다시 한 번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위해 ‘명성교회 수습안 결의 철회 예장추진회의’도 지난달 18일 출범했다.

예장추진회의는 출범 선언문에서 “수습안을 철회하지 않는 한, 헌법과 총회의 권위를 회복할 길이 없다고 확신한다. 수습안은 상황에 따라서 헌법을 어기고 재판국 판결도 무시해도 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아주 나쁜 선례”라며 “이것을 바로잡지 않으면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곳곳에서 헌법과 재판국 판결을 무시해 총회·노회·당회 모두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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