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진리교회를 지키는 청년위원회, 유튜브 엠마오 연구소에 영상 삭제 요구

빛과진리교회(평화나무 자료 사진)
빛과진리교회(평화나무 자료 사진)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일명 빛과진리교회를 지키는 청년 위원회(빛청위)가 출범한 후, 줄곧 빛과진리교회에 대한 문제점을 다룬 유튜브를 상대로 영상 삭제를 요구하고, 피해자들을 돌본 이정욱 목사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모습이다. 

유튜브 채널 엠마오 연구소는 지난 5월 31일과 6월 3일, 6월 15일 영상에서 빛과진리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자, 7월 3일 빛과진리교회 측 교인이 엠마오 연구소가 제작한 영상(6월3일자)에는 고소하겠다는 댓글이 달렸다. 이메일도 날아왔다. 

자신을 ‘빛과진리교회 지키는 청년 위원(이하 빛청위원)’이라 밝힌 이메일 송신자는 엠마오 연구소에 영상 삭제와 사과 영상을 올릴 것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7일 후 고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빛청위원은 엠마오 연구소가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감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빛청위원이 지적한 사항들은 기존 빛과진리교회 측의 대응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령 "인분 사건 또한 그 누구의 강요나 분위기에 의해서 행해진 것이 아님에도 일방적인 진술과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들만을 근거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다시말해 리더십 훈련에서 발생한 가학행위는 자발적으로 진행됐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 

아래는 빛청위원이 엠마오 연구소에 보낸 이메일 중 '영상 내 관련 법률 위반 부분'이라고 주장한 내용이다.

시간이 표기된 부분은 빛청위원이 문제 삼은 영상 내 발언이고, 꺽쇠(>) 표기는 빛청위원의 주장이다.

0~1분)
말씀 적용에 다양성은 허락하지 않은 채 몇 가지 적용만이 옳다 라고 제시하게 되어 버리면 맹목적인 성도가 태어나고 그 성도들은 정죄꾼들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그 시스템 아래에서는 굉장히 강한 권력이 생기게 되기 때문에 권력을 만드는 리더나 목사님이 그 권력에 취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김명진) 목사님께서는 이미 그런 모습을 몇 차례 보이셨습니다.

1~2분)
그 권력의 맛에 취해서 실수하신 것을 인정하신 다음에, 더디고 복잡하더라도 복음에 대한 감화로 성도를 이끄시고 교회를 이끄시면 좋겠습니다.

> 말씀의 다양성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허위 사실을 단정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로 인하여 성도들을 정죄꾼으로 전락시키고 목사님과 리더가 권력에 취한 모습을 보였다며 명예를 훼손하고 실수를 인정하라며 모욕하고 있습니다.

 
2~3분)
그리고 상심에 빠져있는 빛과진리교회 성도 분들에게 한 말씀 하고자 합니다.

3~4분)
교회 공동체 내에 올바르지 않은 일이 있었다고 한다면 여러분이 할 것은 그 실수를 품고 모든 것을 인정하는 겁니다.

4~5분)
그렇지 않고 도마뱀이 꼬리 자르듯이 이 모든 걸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버린다면 여러분 스스로 여러분의 공동체가 위기 상황에서 개인을 버릴 수도 있는 굉장히 연약한 공동체다 라는 걸 스스로 입증하는 꼴밖에 되지 않습니다. ~ 이건 진짜 과연 빛과진리교회만의 문제일까요? 빛과진리교회 같은 사태가 다시 벌어질 우려가 정말로 다른 교회에는 없을까요?

> 빛과 진리교회 성도들을 향하여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으며 일부의 일탈로 치부하여 개인을 버리는 연약한 공동체라고 언급함으로써 빛과진리교회 성도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으며 이뿐 아니라 한국 교회 전체의 문제로 확대 해석하여 한국 교회 전체 명예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5~6분)
우리는 이런 룰을 잘 따르는 사람들을 ‘신앙이 좋다’ 라고 평가를 합니다. 그리고 그 룰을 만드는 목회자들은 어떤가요? 힘이 실리면서 개인의 강요를 성경적이라고 포장합니다. 임직자들에게 직분 헌금을 강요하고 힘들어 봉사 자리를 내려놓는 성도에게 하나님의 성령을 거부했다고 질타합니다. 그리고 그 권력에 취해서 하지 말아야 될 행동들까지도 하죠.

6~7분)
올바르지 않게 교회를 세습하고 교회 재정을 개인이 마음대로 운용합니다. 그런데 교회 구성원 누구도 제지하지 않죠. 어찌 보면 인분 사건은 모양만 다른 형태로 이미 수많은 교회에서 벌어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요소들까지 일부 오남용 사례들로 일반화 시켜 대다수의 교회, 그리고 빛과 진리 교회가 위와 동일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며 인분사건이 권력에 취한 교회 지도자들에 의한 문제인 것으로 단정 짓고 있습니다.


빛청위원은 전반적으로 빛과진리교회를 비판하거나 분석한 지점을 명예훼손으로 단정했다. 대상이 특정되지 않은 한국 교회 전체를 명예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빛청위원의 이러한 태도는 이어진 글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모든 것은 철저하게 자신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행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분 사건 또한 그 누구의 강요나 분위기에 의해서 행해진 것이 아님에도 일방적인 진술과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들만을 근거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라며 빛과진리교회 측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훈련 책임을 훈련생의 탓으로 돌리고, 피해자 진술이 일방적이며 언론이 자극적이라는 것이다.

또  "무엇을 근거로 위와 같이 단정적인 언급들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위와 같은 언급들이 빛과진리교회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성도들을 모욕하고 있는 바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이 모든 과정과 내용은 철저하게 공개하여 진행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빛청위원의 이메일에 “(엠마오 연구소의 발언에) 허위사실이라고 할 부분이 없고, 공익상 목적이 있다"며 "한국 교회 전체는 대상이 특정되지도 않고, 전후맥락상 비방이 아닌 좋은 방향으로 가게끔 조언한 정도다. 법을 아는 사람이 쓴 글 같지 않다”고 말했다.

엠마오 연구소는 빛청위원의 이메일에 대해 “그럴 듯한 법률 용어로 어설프게 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위원회도 아니고 위원이라고 보낸 것을 볼 때 (이메일) 발신자 개인의 의견인지 교회 전체의 의견인지 알 방법이 없는 것도 이상하다"고 했다. 빛과진리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한 유튜브 방송에, 자신의 이름도 공개하지 않은 개인이 반응하여 고소 예고 이메일을 보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 

빛과진리교회 제보자들 모임에서는 "(빛청위원의) 네이버 아이디가 검색되지 않는다. 다만 누구인지 추정은 가능하다"며 "로그인 전용 아이디로 가입해 압박용으로 보낸 것 같다"고 했다. 

 

빛청위 영상삭제 요구... 엠마오 연구소, "영상 삭제할 이유 없다"

엠마오 연구소는 3일 답장을 보내 빛청위원의 요구인 ▲영상 삭제 ▲사과를 포함한 허위 사실 및 오류 정보 등에 대한 정정 동영상 게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영상 내용에 빛과진리교회 잔류 교인들에게 사과할 내용이 언급됐는지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엠마오 연구소는 향후 삭제 조치의 여지가 있음을 내비치며 빛청위원 측에 만남을 제안했다. 그러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빛청위원은 6일 엠마오 연구소에 답장을 보내 “빛과진리교회를 지키는 청년 위원회(빛청위)는 당회 승인을 거친 교회 공식 기관이다. 본 메일은 빛청위 공식 입장임을 분명히 밝혀드린다”며 "사과와 업로드한 영상을 삭제할 시간을 준 것이지 빛과진리교회의 입장을 귀하(엠마오 연구소)에게 소명하기 위함이 아니”라며 대화의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전문 변호인과 함께 귀하가 게시한 영상이 정보통신망법 및 형법 등의 법적인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였고 법적인 절차를 바로 진행하려고 하였으나, 원만한 해결을 위한 과정을 갖고자 메일을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빛과진리교회와 성도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공식적인 절차에 앞서 진행한 것"이라는 이유도 달았다.

빛청위원은 엠마오 연구소의 영상 삭제 조치를 생각할 여지가 있다는 메일 내용을 인용하며 “이 의견은 우리도 수렴한다. 이대로 실행한다면 우리도 교회와 성도들에게 잘 전달해서 원만한 해결이 되도록 진행하겠다”며 영상 삭제를 요구했다. 

빛청위원의 고압적인 태도에 엠마오 연구소는 7일 차라리 고소하라는 답장을 보냈다. 그러자 빛청위원은 "현재 교회는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결과는 조사가 끝난 후에 말씀 드릴 수 있음을 밝힌다"고 답신했다. 

하지만 빛청위원은 "저희 빛청위의 역할은 성도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교회를 지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교회를 바로 세우고자 한 피해 제보자들의 호소를 조직 내 갈등 또는 입장차 정도로 치부하고 교회를 무너뜨리는 세력이라는 식으로 몰아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영상을 삭제해 줄 것을 끈질기게 요구했다. 

빛청위원이 예고한 7일이 지난 13일 현재까지 고소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엠마오 연구소 측은 빛과진리교회 관련 새 영상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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