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의 아이콘 한진家 어떤 댓가를 치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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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의 아이콘 한진家 어떤 댓가를 치뤘나?
  • 심민정
  • 승인 2020.07.1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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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정 뉴스캐스터
심민정 뉴스캐스터

한진그룹 고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공사장 갑질 폭행' 영상. 이 영상으로 이명희 전 이사장의 상습 폭행과 폭언 행각이 세상에 드러났다. 수사 결과 이 전 이사장은 2011년부터 8년간 경비원, 운전기사, 가사 도우미, 수행비서 등 9명에게 22차례에 걸쳐 ‘갑질 폭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밝혀졌다. 상습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이사장은  7월 14일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세 번째 집행유예 판결이었다. 

재판부는 이 전 이사장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으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했는데, △이 전 이사장이 책임을 인정하고 있고 △피해자들과 합의했다는 점, △계획적 범행이 아니고 △피해자들이 크게 다치지 않았다는 점, △이 전 이사장이 만 70세의 고령이고 △같은 종류의 전과가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판결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 전 이사장의 이전 판결의 집행유예 사유는 어떨까?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도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이 판결을 내린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선고받은 160시간 사회봉사명령도 취소했는데, 이유는 이 전 이사장이 “사회적 비난과 낙인을 인식하며 살아갈 처지에 놓여 있는 점을 모두 고려해 별도로 사회봉사를 명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다. 대한항공 항공기와 직원을 동원해 국외에서 산 명품 등을 밀수입한 혐의도 집행유예를 받았다. 대기업회장의 가족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직원들까지 범죄자로 만드는 가볍지 않은 혐의였지만 재판부는 오히려 사회적 지위 자체를 양형 요소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사회적 지위에 따라서 자의적으로 법을 적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이 판결 내용이 회장 가족의 지위를 이용해 저지른 범죄에 대한 판결 내용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한진가(家)의 갑질 사건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표적 갑질 사건은 견과류 포장지를 까서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탑승한 항공기를 되돌렸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이다. 외신들도 크게 보도하면서 국제적 망신을 불러온 이 “땅콩회항” 사건의 재판결과는 어땠을까? 항공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조 전 부회장은 핵심쟁점이었던 항로 변경 혐의에서 무죄판결을 받아냈고, 사상 초유의 갑질을 저지르고도 결국 집행 유예로 풀려나게 되었다.  

그러나 한진가의 갑질 원조는 따로 있다 바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다. 조 회장은 차선을 위반하다 적발되자 단속하던 경찰관을 치고 도망갔다. 뺑소니였다. 조 회장은 뒤쫓아 온 시민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지만 4시간 만에 풀려났다. 더 큰 문제는 이 사건이 일어나기 얼마 전, 조 회장이 이미 뺑소니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었다. 

조 회장은 노인 폭행 이력도 있다. 잘못된 끼어들기로 사고를 일으켜 실랑이를 벌이다. 아기를 안고 있던 77세 노인을 도로로 밀치고 폭행한 것이다.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처벌은 벌금 100만원 뿐 이었다. 
 
막내인 조현민 전무도 만만치 않다. 땅콩회항사건 당시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문자를 언니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있었던 조 전무는 광고업체 직원에게 유리병을 던지고 얼굴에 물을 뿌리는 “물컵 갑질”을 저질렀다. 이 사건으로 한진가의 각종 ‘갑질 사건이 줄줄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피해자가 처벌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조 전무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조 전무에 대한 조사 중에는 진에어의 항공법 위반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현행법상 외국인은 국적 항공기의 등기 이사를 맡을 수 없는데 미국 국적의 조현민 전무가 6년간 등기 이사로 불법 재직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진에어는 면허취소 위기를 맞고 여러 제제를 받았다. 그러나 조 전무는 이미 사임한 상태여서 아무 처벌도 받지 않았다. 그리고 14개월 이후, 조 전무는 한진칼 전무로 복귀했다. 

그럼 한진 일가의 사이는 어떨까? 그닥 돈돈하지 않다. 조현아 전 부회장과 조원태 회장은 경영권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한진 “남매의 난”이라 불리는 경영권 분쟁은 작년 말, 조현아 전 부회장이 조원태 회장에 대해 “아버지의 유훈을 따르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난 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조 전 부회장의 입장문 발표 며칠 뒤, 조원태 회장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어머니 이명희 전 이사장을 찾아갔고, 입장문 내용을 두고 다툼이 벌어졌다. 조 회장은 불쏘시개로 유리창, 도자기 등을 파손하며 난동을 부렸고, 어머니인 이 전 이사장 쪽에서 이 사실을 퍼트리며 갈등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경영권이 위태로울 분위기가 되자, 5일 만에 조회장과 이 전 이사장은 공동 사과문을 내며 급히 사태를 수습했다.  

한진그룹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연임을 결정해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 지었다. 그러나 반(反) 조원태 연합인 조현아 전 부회장과 반도건설, KCGI의 3자 연합이 주주총회 결의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낸 상태고, 주총에서 패배한 이후 계속해서 지분율을 끌어올려 현재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 수 있는 지분율을 거의 확보했다. 한진의 경영권 분쟁 2차전이 예고된 상황이다. 

그러나 누가 된다고 달라질까. 한진은 우리나라 30대 재벌기업 중 꼴찌의 신뢰도를 받고 있다. 오너리스크만 덜어내도 더 나은 신뢰를 받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자신의 잘못을 알지도 못하고 제대로 된 대가 한 번 치루지 않는 사람을 우리는 신뢰하지 않는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조원태 회장과 조 전 부회장의 치열한 경영권 다툼을 보면서 생각해본다. 갑질을 멈출 수 없다면 갑의 위치에서 내려오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텐데.. 두 사람에 한진을 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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