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마치 무속인 광고처럼 모든 근심을 해결해준다는 성령 집회 광고부터 영성 세미나, 고수익을 보장하는 유튜브 강의 광고 등, 기독교 가치관을 기치로 내건 언론사의 무분별한 광고란에 대한 제재와 기준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평화나무는 유튜버를 꿈꾸는 일반인과 사역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맞춰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광고를 통해 강의를 홍보하고 있는 교육장을 직접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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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수익 300만원 보장무료 교육장 가보니

강의는 미끼1:1 강의는 20만원 필요

MOU 체결 시 수익 10% 기부해야

한국콘텐츠제작소는 지난 330일자 <국민일보 미션라이프>에 광고를 실었다. “유튜브 동영상으로 누구나 아무나 매월 1백만 원 이상 수익창출 하는 사람이 수천수만 명이 되고 있다. 누구나 쉽게 배워서 부업으로 월 300만 원 이상 수익창출 하실 분만 선착순 50명 조기 마감된다며 수강생을 모집했다. “누구나, 아무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수익 창출되는 일자리 설명회라는 점도 강조했다.

대표는 정 아무개 목사로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 개신대학원대학교를 졸업하고 극동방송을 비롯한 기독교 매체에 출연해서 간증했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민비젼부흥사협의회, 국제치유상담연구원, 한국부흥사협의회, 한국대체의학총연합회, 국제전인치유신학원, 한국전도훈련원, 한국목회자부흥협의회, 한국목회자강단교류협의회, 전국웃음치료협회, 한국척추교정협회, 기독교전도신문, 한국웨딩주례총연합회, 한국교회영성회복협의회 등의 단체에서 원장, 대표, 회장, 대표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의는 선착순 모집이었으나 교육 전날에 강의를 신청했음에도 수강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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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입구역 4번 출구에서 나와 200m 정도 걷다 보면 허름한 한 상가건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교육이 시작되기 10분전에 도착한 강의실에는 50대 후반에서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어르신들로 하나둘 자리가 채워지고 있었다.

강사로 나선 정 목사는 수백 명에게 유튜버가 되는 방법을 가르친 ‘콘텐츠 전문가’로 자신을 소개했다. 정 목사는 “한 4일 정도 배우면 다 배울 수 있고, 카카오톡에 사진 올릴 정도면 다 할 수 있다. 어렵지 않다”며 “(교육을 듣고 나면) 300만 원 이상 버는 게 너무 쉽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고수익을 창출 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1~5분 분량의 영상을 수천 개 혹은 수만 개 올려두기만 하면 언젠가 반드시 대박이 터진다는 것이다. 또 같은 내용이라도 제목에 따라 조회 수가 달라진다며 시선을 사로잡는 제목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명 유튜버의 고수익, 일반인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정 목사는 누구나 유튜브에서 100~300만 원 이상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근거로 인기 유튜버로 활동 중인 대도서관의 인터뷰에서 찾아 소개했다. 인터뷰는 2014년 1월 27일 KBS1에서 방영된 것으로 대도서관의 방송 스타일과 유튜버 입문 방법 및 전망을 다뤘다.

실제 방송에서 대도서관은 자신의 수익을 공개하며 “특별한 누군가만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아니다. 유튜브가 결코 어렵지 않다. 누구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익을 얻으려고 아득바득한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의 성취감을 얻으려고 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정 목사는 콘텐츠를 기획하는 구체적인 방법이나 효과적인 기술을 알려주기보다 단순히 영상을 많이 올리면 언젠가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대박’이 나온다는 식의 내용을 반복적으로 강의했다.

정 목사는 “(동영상을) 일단 올리시기만 하면 된다. 콘텐츠라는 것은 화려하게 조명을 한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고 그냥 평범한 걸 올려도 무조건 된다”며 “대도서관이 1년에 17억을 벌었다고 한다. 유튜브는 올리기만 하면 수익이 계속 올라가면 올라갔지 내려가지는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너무나 일반적인 수준의 내용이거나 다소 황당한 내용의 조언도 있었다. 동영상을 많이 촬영해야 하니 구형 스마트폰 보다는 최신 스마트폰을 쓰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래도 용량이 부족하면 SD카드를 쓰면 되고, 삼각대가 필수인데 다이소에서도 판다며 중국제는 오래 쓰지 못하니 가급적 국산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유튜브 강의와 전혀 상관없는 ‘케냐프’ 홍보도 있었다. 양마라고도 불리는 케냐프는 아프리카와 인도가 원산지인 식물이다. 삼이나 황마의 대용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섬유 추출이 가능하다고 한다. 정 목사는 강의실을 빌려준 한국케냐프보급운동본부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했다. 자신을 총재라고 소개한 관계자는 “(케냐프) 1달러짜리가 1년 안에 12배로 회사에서 이윤을 붙여준다. 어마어마한 사업이다. 유리에서부터 최첨단 제품까지 이거 가지고 못 만드는 것이 없다”며 최근 유행하고 있는 코인보다 수익이 많은 것이 케냐프라고 주장했다.

강의가 막바지에 이르자 정 목사는 수강생들에게 한국콘텐츠제작소와 MOU를 체결할 것을 권유했다. 다음 강의를 수강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은 아니지만 가급적 MOU를 고려해달라고 했다. MOU를 체결하는 기준도 있었다. 1~5분 분량의 동영상 1000개를 촬영해오거나 한국케냐프보급운동본부 회원으로 가입해 씨앗을 구입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20만원의 수강료를 내면 한국콘텐츠제작소 강사들에게 1:1 수업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20만원이 나오게 된 기준은 인건비와 교육장소 대관료, 음료값 등으로 설명했다.

또 MOU를 체결하면 수익의 10%는 한국콘텐츠제작소에 기부해야 한다고 했다. 일정 수익을 기부 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콘텐츠제작소가 MCN(Multi Channel Network)처럼 MOU를 맺은 유튜버를 관리해주는 비용과 기독교노인복지관 운영 때문으로 설명했다. 정 목사는 MOU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강의 전에 이미 MOU가 성사된 몇몇 수강생들에게 체결 증서를 전달했다.

일부 수강생들은 미심쩍어하는 기색을 보였으나, 대다수의 수강생들은 신청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신청서에는 기초적인 개인정보와 출석교회, 사회경력을 기술하는 항목과 ‘콘텐츠소속 10% 기부’, ‘MOU 체결’을 체크하는 항목으로 구성돼있었다.

정 목사는 “100만 정도만 조회가 되면 한 달에 최하 300~500만 원 정도는 쉽게 된다. 3개월 동안 3만 개 정도 (동영상을) 올리면, 거기에는 반드시 100만, 1000만 (조회 수가) 되는 것이 나온다”며 “MOU를 맺은 분에게는 광고를 붙여줘서 수익이 나도록 하고, 여러분들이 90%, 한국콘텐츠제작소는 10%로 수익을 나눈다. 다른 회사에서는 보통 30~50% 정도인데, 우리는 아주 저렴하게 하는 것"이라고 선심쓰듯 말했다.

<평화나무>는 정 목사에게 이러한 강의를 시작하게 된 정황과 국민일보 광고를 게재하게 된 과정 등을 듣고자 추후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은 닿지 않았다.

분별없는 광고에 교인들은 멍든다

한국콘텐츠제작소의 허무맹랑한 강의 내용은 차지하고라도 ‘무료’와 ‘선착순’ 문구를 내세워 수강생을 모집해 놓고 다음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 넌지시 돈을 내야 한다고 안내하거나 한국케냐프보급운동본부라는 실체가 모호한 단체의 가입을 유도한 점은 간단치 않아 보인다.

이러한 허술하고 허무맹랑한 내용의 강의 광고가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발행되는 <국민일보 미션라이프>에 실렸기 때문이다. 지면 광고란에는 치유와 신유를 강조하는 부흥집회 광고도 눈을 어지럽힐 정도지만 이에 대한 심각성은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다.

‘세계적인 치유사역자 목사 초청’, ‘하늘 문이 열리는 성회’, ‘영 분별로 문제해결’, ‘신유 예언 문제해결 상담’, ‘와 보라! 성령 놀라운 예언’, ‘모든 병 막힌 혈관이 문제’, ‘기름부음 은사 신학 모집’, ‘금식기도를 통해 각색질병치유, 부부 문제, 사업재정문제 등 해결’ 등의 문구를 보면 집회에 참석만 해도 모든 걱정과 근심이 해결될 수 있을 것처럼 성도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국민일보는 지난 2017년 4월 26면 하단에 보수단체의 의견광고를 내 노조의 반발을 사며 한바탕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당 광고는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는 북한지령에 따라 3야당, 50대 언론사와 전교조 등 남한 내 12만 종북세력들이 벌이는 국가전복 반란행위”라며 “대통령(직무대행)은 현 사태를 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하고 계엄령을 선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물론 무분별한 광고 논란은 국민일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기독교 매체의 소개를 맹신할 수 있는 성도들의 특성을 감안할 때 그 책임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런 종류의 광고의 가격은 얼마나 할까. 국민일보 광고국에 문의해보니 한국콘텐츠제작소가 집행한 광고는 ‘5단 통 광고’로 기본가가 250만원이었다. 연 단위 계약을 하거나 3회 이상 추가 광고 약정, 날짜를 특정하지 않았을 경우 30~50만 원 정도 할인이 가능했다. 광고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같은 조건이라고 생각했을 때 일반면보다 미션(라이프)면 광고가 더 비싸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광고국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광고의 이단성이나 사기성을 사전에 검토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최소한 이단을 구분하기 위해 광고국 직원을 채용할 때 교회를 오래 다닌 사람을 뽑으려고 하는 편”이라고 말하면서도 “우리도 모르게 이단 광고가 간혹 실릴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기자들이 알려주기도 해서 다시는 그쪽 단체의 광고를 실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단에서 교묘하게 광고를 한다고 하면 당장은 쉽게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주요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 또는 교회를 일부 연합기관이 무분별하게 이단 해체를 시도하면서 생긴 어려움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평택 지역의 한 기도원도 국민일보의 꽤 큰 광고주였지만, 문제가 드러나자 이후에는 일체광고를 집행하지 않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이라며 “내부 인력만으로 이단인지 아닌지 구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는 한기총에서도 이단을 풀어주지 않나.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 “시빗거리가 될 수 있는 광고에 대해서는 엄청난 광고료를 요구하고, 광고계약이 체결되면 해당 업무를 수행한 직원이 상을 받는 일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언론사 운영을 위해서는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종이매체가 사양길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는 운영진의 고충도 미루어 짐작이 간다. 그러나 광고 한 줄 때문에라도 피해를 입는 독자들이 발생한다면 기독교 언론의 존립 이유까지 흔들릴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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