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종말론사무소 유튜브 갈무리)
(사진=종말론사무소 유튜브 갈무리)

[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신천지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신천지 압수수색 지시에 반발해 조직적인 추 장관 탄핵 운동을 지시한 정황이 담긴 음성 파일이 공개됐다. 

검찰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신천지의 조직적 대응이 드러나면서 관심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20일 종말론사무소(윤재덕 소장)가 공개한 내부 사명자 교육 녹음본에는 이날 신천지가 신도들에게 추미애 법무부 장관 해임 국민 청원에 동참하고 인터넷 기사에는 추미애 장관 반대 댓글 활동을 지시한 정황이 담겼다. 

 

"이만희 총회장 구하기" 신천지 추미애 장관 공격 댓글 지시 

음성 파일 속 신천지 교육자는 추 장관이 대통령 자리에 욕심을 내면서 기독교인의 표심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신천지에 뒤집어 씌우려 했다고 주장했다. 

신천지 교육자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국 입국자들이 퍼뜨렸다"며 "(그런데) 출입국 권한이 있는 법무부 장관이 중국 입국자들을 막지 않고 그 책임을 회피해기 위해 신천지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며 "그래서 법무부 장관이 신천지 압수수색을 명했으나, 윤석열 검찰총장이 응하지 않았다"며 "(그러자 추미애 장관이) 자기 라인의 검사들을 끄집어다가 그들을 통해 강제수사를 한 것"이라고 했다. 추 법무부 장관을 두고 "상식 이하의 사람"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법무부 장관에게 책임이 있는데, 법무부 장관에게 책임이 없다고 하기 위해서 희생양을 찾다 보니 신천지가 걸린 거예요. 그래서 법무부 장관이 신천지에 압수수색을 명했으나, 여러분 아시겠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은 그 말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추미애 장관이 뭘 하고 있냐면, 자기 라인의 검사들을 끄집어다가 그들을 통해 강제수사를 했단 말이에요. (이만희 총회장의) 구속 압수수색을 하게 된 거예요"

당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3월 25~28일 2520명을 상대로 조사해 2일 발표한 결과(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2%포인트)에 따르면 신천지 압수수색에 찬성한 응답자는 86.2%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추 장관이 신천지 압수수색을 지시했던 이유에 대해 대선 주자가 되고 싶은 욕심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행동 지침도 전했다. 

그는 "과거 친일파였던 장로교 출신 목사들, 신천지 대적자들, 신천지피해자연대, 그들 교단 사람들이 표밭이라 생각해 그들의 말을 듣고 하명 수사를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청원에 신천지가 참여한 티가 나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추 장관 해임 요청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청와대 청원 동참을 요구하면서 "문자로 하면 안 된다"며 "자료를 남기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 추 장관을 '적'으로 규정하고 '전쟁'을 치루겠다는 듯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그는 "신천지가 가지고 있는 모든 힘과 저력을 가지고 공격하자"고 호소했다. 또 "12지파장들과 하나 되어 작전을 짤 것"이라고 했다. 

신천지 교육자는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3월 4일 추 장관에게 "여왕이시냐"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추미애 장관이) 계시록 18장의 여왕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요한계시록 18장에 나오는 여왕은 멸망하는 악한 세력을 나타내는 비유다. 

신천지 교육자는 이만희 총회장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던 17일 지병을 이유로 귀가한 것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만희 총회장이) 지병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검찰)이 총회장님에게 압박수사를 가했다”며 “그런 가운데 총회장님께서 가슴에 심한 통증을, 화가 너무 나시니까 그런 입장에서 (조사가) 중단이 되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찰이 수사를 강행했다"며 "이만희 총회장이 몸을 회복하고 조사를 다시 받겠다고 주장했지만 의사와 변호인이 만류했다"고도 주장했다.

신천지 교육자는 또 “자기들(검찰)이 강압 수사를 하게 되다 보면 문제가 터졌을 때 자기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총회장님이 이미 지병이 있는 것처럼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언론들은 이만희 총회장 검찰 소환 조사와 관련 이만희 총회장이 지병을 이유로 수원지방검찰청(수원지검)에서 조사 1시간 만에 누웠고, 개인 주치의 소견으로 조사 4시간 만에 귀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천지 교육자는 이만희 총회장이 조사 후 삼성병원에 갔으나,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았다거나, 이만희 총회장이 19일 허리 수술을 받았던 광주서남병원에 방문했지만 거부당했다고 했다. 평화나무 취재진이 삼성병원에 사실 관계를 문의하자 병원 측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병원은 환자를 거부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종말론사무소는 화상으로 진행된 이번 신천지 교육에서 변조한 음성만을 공개했다. 그러나 종말론사무소에 올라온 신천지 교육 폭로 영상은 신천지의 저작권 침해 신고로 22일 삭제됐다. 

윤재덕 소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나라가 비상사태인데, 법무부 장관 혼자 중국의 출입 권한을 결정하고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상식에서 벗어나고 신천지를 조사하고 있는 검사들이나 신천지 세무조사에 착수한 국세청이 추미애 장관 라인이라는 주장도 민망할 지경"이라며 "이만희 씨의 구속이 임박한 초유의 사태 속에서 신천지 지도부가 정치적 연대를 통해, 혹은 누군가에게 어필하는 것을 통해 자신들의 난국을 타개하려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며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윤 소장은 이 총회장의 구속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증거 인멸과 도주 가능성이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데, 이미 증거인멸을 시도하거나 지시한 전례가 있으다"며 "이미 알려진 횡령 금액만 56억원"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총회장이 재판대에 서게 되면 신흥종교 수장이 감염법 위반에 대해서 판결을 받는 것이 처음인 만큼 대단히 중요한 사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천지의 확신에 찬 활동에도 추미애 장관 탄핵 소추는 23일 국회에서 부결됐다. 단, 천지일보나 신천지 측 소셜 미디어에는 법무부와 추미애 장관을 탓하는 게시물이 여전히 양산되고 있다.

 

23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 부결을 선언하는 박병석 국회의장(사진=연합DB)
23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 부결을 선언하는 박병석 국회의장(사진=연합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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