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망하자, 
일부 설교 강단에서 하나님이 심판하셨다며 
자축하는 분위기가 연출되는가 하면

다음에 또 죽을 사람이 있다는 막말까지 등장했습니다. 

전광훈 씨는 박원순 시장이 사망하자, 
국민 얼굴 색깔이 달라졌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총리를 향해서도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막말을 쏟았는데요. 

누군가의 극단적인 선택에 
교회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요. 
권지연 기자가 전합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

박원순이가 죽으니깐요 
국민들의 얼굴 색깔이 달라졌어요. (아멘) 

국민들이 훤해졌어요, 훤해졌어요. (아멘) 
앞으로 몇 명만 더 죽으면 아마, 하하하. 

교회가 너 정세균 너 눈에 만만하게 보이냐? 교회가. 
그러면 너도 박원순 같이 돼버려. (아멘) 

 

사랑제일교회 담임인 전광훈 씨. 
지난주일 설교에서 또다시 듣기에도 부담스러운 막말을 쏟습니다. 

비단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사건뿐만이 아니죠. 
누군가의 극단적 선택을 대하는 한국교회 강단의 설교는 
잔인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문제의 설교가 나올 것을 미리 예견했다는 듯, 
기독교자살예방센터(라이프호프)를 대표인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교회에서 행해질 설교가 걱정된다”며 
라이프 호프와 여러 기관이 함께 마련한 설교 지침을 게재했습니다. 

조 교수는 6가지 설교 지침을 게재해
사망의 이유를 믿음의 기준으로 삼아 
단정적으로 말하지 말아야 하며, 
유가족을 배려할 것.
사망의 방법이나 장소, 경위를 상세히 묘사하지 말 것. 
유명인의 자살을 미화하거나 영웅시하지 말 것. 
극단적 선택을 고통해결의 방법으로 설명하지 말 것.
흥미 중심이나 예화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조성돈 / 라이프호프 대표] 

미디어가 어떻게 보도하느냐에 따라서 왔다갔다 하는데 
설교는 미디어보다 더 센 매체라고 생각하거든요. 

거기에 추종하는 사람들이 듣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정말 무책임한 것이죠. 

그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가운데 몇백만이 있는 
유가족에게 상당히 치명적인 무기처럼 될 수도 있어요. 

 

조 교수는 누군가의 극단적 선택에는 
우리 모두의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고 말했습니다. 

 

[조성돈 /라이프호프 대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독하고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가 그 사람들을 통해서 나타나는 거거든요. 

우리 몸이 저항력이 떨어지면 
우리 몸의 약한 부분에서 병이 나잖아요. 

그런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우리가 같은 공동체로서 그를 품지 못했다는 것을 
안타까워해야 하는 거죠.

 

세상의 절망에 희망으로 답하기 위해 
적어도 한국교회 설교 강단에서 흘러나오는 막말만큼은 
이제 멈춰야 겠습니다. 

평화나무 뉴스, 권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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