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외교부, 에 제재면제 탄원서 냈다는 조선일보 보도 사실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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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남북 간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 사업과 관련해 미국 측에 제재면제를 해달라는 '탄원서'를 보냈다는 조선일보 보도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15 ‘통일부, 외교부 반대에도 '제재면제 탄원서 냈다가 망신만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고 “통일부는 지난해 외교부 반대를 무릅쓰고 일부 남북 교류 사업에 대해 제재면제를 해달라는 '탄원서'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가 결국 거절당한 것으로 14일 전해졌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해당 보도에서 익명의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통일부는 지난해 말 '·미 워킹그룹' 회의가 열렸을 때 외교부를 통해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을 위한 중장비를 반출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외교부는 난색을 표했지만 통일부의 강경한 태도에 문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워킹그룹 회의에서 미국이 제재면제에 동의하지 않아 장비 반출은 무산됐다는 내용을 실었다. 요약하자면 통일부가 청와대의 압박에 못 이겨 외교부의 반대에도 무리하게 남북 교류를 추진해 화를 자초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조선일보 보도가 나간 직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별도의 문서를 전달한 바도 없고, 관련한 검토도 이루어진 바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개성 만월대 발굴사업은 그동안 미국측과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해왔고, 현재 안보리 제재 면제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교부 역시 통일부와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양 기관 모두 <평화나무>를 통해 부서 간 불협화음도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한미워킹그룹을 운영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통일부와 외교부 등 관계부처간에 미리 협의하고 조율해 왔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보도로 국민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정부 부처 간 협력이나 한·미간 공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려를 표했다.

 

첫 문장부터 '전해졌다'.. 누가 전했나?

 

통일부와 외교부의 공식 입장 발표가 나기 전에도 해당 보도를 사실로 받아들이기엔 기사 첫 문장부터 미심쩍었다. 기사 첫 문장부터 '카더라'로 시작한다는 점이다. 조선일보 기사의 첫 문장은 아래와 같다.

 

통일부는 지난해 외교부 반대를 무릅쓰고 일부 남북 교류 사업에 대해 제재 면제를 해달라는 '탄원서'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가 결국 거절당한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전해졌다'는 표현을 썼다는 지점에서 기자가 취재원으로부터 직접들은 내용이 아니거나 취재원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사문을 통해 조선일보는 통일부가 작성한 탄원서 성격의 문서에 북한 노동자들이 추운 날씨에 장비가 없어 맨손으로 땅을 파다 다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음을 명시했으나 어떤 문건도 공개되지는 않았다. 취재원이 얼마나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에 대한 정보 역시 전혀 드러나 있지 않다

 

그런데도 기사에서는 여러 정황을 설명한 후 말미에 의혹을 제기하는 형식도 아닌, 정확한 증거가 존재하는 사실인 것처럼 명시돼 있다 <평화나무>가 기사를 쓴 담당 기자에게 문건의 출처에 대해 문의하자, "취재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사례도 없고,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또 "나름대로 확인을 거쳐 쓴 기사"라고 주장했다.

 

통일부와 외교부의 반론을 반박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는 측면에서 추가로 기사를 낼 의양이 있는지를 묻자 "통일부가 반박을 해왔다고 윗선에 보고는 하겠으나 추가로 기사를 낼 수 있는 권한은 일선기자에게 없는 것 같다"고 에둘러 말했다

 

인도적 지원 밀어붙여 망신만 당했다?

조선일보는 보도 말미에 통일부는 수개월간  미국을 설득한 끝에 북한에 타미플루를 차량으로 운송해 지원하는 사업에 동의를 받아냈다. 그러나 정작 북한이 수령 하지 않아 사업이 무산됐다면서 북한의 의사도 확인하지 않고 대북 인도적 지원을 밀어붙이다 망신만 당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1월 초 북한에 타미플루 20만명 분과 신속진단키트 5만개를 북측에 제공하려 했으나, 수송에 필요한 화물차의 방북에 대한 협의가 길어지면서 아직 전달하지 못했다이와관련, 통일부 백태현 대변인은 지난달 8일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간 협의가 남아있는 상황이고, 북측에서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하다고 해서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통일부의 공식 입장은 협의 중인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지난겨울 전달하려던 타미플루가 계절이 바뀌도록 전달되지 못했으니 이에 대해 물음을 던질 수는 있다. 그러나 무산됐다’ ‘망신당했다고 단정 짓는 것도 무리는 있어 보인다.백 대변인이 당시 "타미플루와 관련해서 북한이 거절 의사를 밝힌 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아직 타미플루 지원 가능성이 열려 있는 데다 설령 무산된다 한들 이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다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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