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씨(사랑제일교회) 변호인 중 한 명인 강연재 변호사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중이다.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전광훈 씨(사랑제일교회 담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치료에 들어갔다. 

방역당국은 17일 전 씨가 서울 관악구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전 씨측 변호를 맡고 있는 강연재 변호사는 “전광훈 목사는 자가격리 대상자가 아니며, 자가격리 대상자라고 가정하더라도 자가격리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전광훈 목사를 강제 자가격리 대상으로 판단한 근거와 기 보관 중인 증거를 밝혀 달라”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강 변호사는 이날 “전광훈 씨가 8월 15일 광화문 집회에서 연설을 마친 후 사택으로 귀가해 쉬던 중인 18시경 ‘격리통지서’를 받고 서명했다”며 “이후로는 자가격리를 어긴 사실 없이 자택에 머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씨는 15일 동아면세점 앞에서 발언하면서 스스로 “자가격리 대상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또 전 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입장을 밝힌 변호인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는 더 어려워졌다. 

그러나 전광훈 씨 측은 여전히 탄압받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전 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뉴스앤조이와 인터뷰에서도 "사랑제일교회에 코로나19가 확산된 이유가 '테러'"라고 주장했고, "넓게 보면 북한 소행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을 정부 탓으로 돌렸다. "현재 많은 교인들이 받은 검사와 보건소의 양성판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변호인은 코로나19가 아닌 ‘우한 바이러스’라는 명칭을 써 가면서 “정부가 검사 대상 범위를 어디까지 강제하고 어떻게 조치하느냐에 따라 고무줄처럼 특정 시기에 맞춰 줄었다, 늘었다. 조정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자회견에는 전광훈 씨 지지자들이 함께 나와 ‘문재인 구속이 최고의 방역’, ‘4.15부정선거, 국민주권 강탈’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기도 했다. 

사랑제일교회 인근에 내걸린 현수막 

 

평화나무 취재진이 ‘전광훈 씨가 줄기차게 순교를 각오하고 집회에 나오라고 지지자들을 선동했고, 지금 변호인들도 탄압받고 있다는 주장을 내고 있는데, 방역이 시급한 상황마저도 반정부 기조로 맞서면 전광훈 씨 측 지지자들은 방역에 협조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듣지 않겠나’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전 씨 측 변호인은 “개개인의 생각까지 내가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며 질문의 쟁점을 피해갔다. 현장에서는 변호인의 입장 발표가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듯한 질문이 연달아 나왔지만, 이에 대해 설득력 있는 답변은 듣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교회를 바로 지척에 두고 있는 소상공인들과 지역 주민들도 불안함을 호소했다. 사랑제일교회가 소속돼 있는 장위 10구역 주민들은 모두 떠나고 없지만,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위치한 작은 가게들은 장위 11구역에 소속돼 있어 재개발에서 제외됐다. 

교회 맞은편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사랑제일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동네에 바이러스가 다 퍼졌을 수도 있다”며 두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교회 때문에 장사도 안 된다. 교인들이 식당에 올까봐, 지역주민들이 아예 식사를 하러 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A 씨는 또 "전국에서 몰린 사람들 때문에 좁은 도로가 주차장이 되곤 한다. 차가 지나가지 못해서 맨날 싸움이 나기도 한다"며 "불법 주차로 신고해도 평소 같으면 바로 딱지를 뗄 것도, 경고장만 붙여놓더라. 오죽하면 ‘교회를 봐주는 사람이 있나보다’란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랑제일교회가 지역에 미치는 민폐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 

이밖에도 평화나무가 접촉한 지역주민들은 한결같이 "사랑제일교회가 지역에 미친 피해가 크다"며 "사랑제일교회는 방역에 제대로 협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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