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보궐선거 당선자 축하예배만...세월호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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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4월 조찬기도회가 열린 16일 오전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이 어렵게 어렵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도 지고 지난 지자체 선거에서 폭망하다시피 했는데, 이제 승리를 거두기 시작했다는 데서 의미가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기독인회 회장인 안상수 의원(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4.3보궐선거당선자 축하예배를 겸한 4월 조찬기도회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안 의원은 정점식 의원은 통영고성에서 압승을 거두었고, 창원성산지역은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 후보를 냈는데도 크게 뒤지지 않았다고 자체 평가를 높게 내렸다. 아울러 "기도만 잘하면 내년에 압승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예배는 당대표·최고위원 ?취임 감사예배를 겸했던 지난달 조찬기도회에 비해 조촐하게 드려졌고, 단상에 오르는 의원들의 발언 수위도 비교적 높지 않았다. 또 이날 드려진 헌금은 지난달 대형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강원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전달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416일 드려진 이날 예배에서 세월호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다. 또 금권선거와 무리한 이단해제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해체 운동이 벌어질 당시 논란의 정점에 있던 길자연 왕성교회 원로목사가 설교자로 단상에 올랐다.

길자연 목사, “예수 잃으면 다 잃은 것

60대 초반까지 산기도 제목은 여자 생각 안 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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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자연 왕성교회 원로목사가 자유한국당 기독인회 4월 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잃어버린 예수'를 주제로 설교했다.

길 원로목사는 누가복음 241절-51절 말씀을 본문으로 잃어버린 예수를 주제로 설교했다. 그는 물질, 진로, 복잡한 가정생활, 부부 간 갈등, 자녀 문제 등 사람들은 다양한 문제로 염려하고 근심한다. 이를 일컬어 양호유한, ‘호랑이 새끼를 길러 근심을 남긴다라고 한다면서 근심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는 잃어버린 예수를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걱정을 떨쳐버릴 수 있었던 자신의 사례를 설명했다. 첫 번째 사례는 20대에 한의원을 개업했을 당시 얘기였다. 그는 “1964년 스물 네살에 경희대학교 한의과를 졸업한 후 국가고시에 붙었으나 서울근교에서 개업할 돈이 없어 경기도 파주 산골에서 복음한의원이란 이름으로 개업을 했다그러나 6개월간 환자를 한명도 보지 못했고 결국 1년간 가진 돈을 다 털어먹고 아내 반지와 팔지까지 다 팔아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어느 날 잠언을 보니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마음의 근심은 빼를 마르게 한다고 되어 있는 말씀을 보게 됐다면서 고통과 근심 속에 쌓여 있는 인생은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3년 전 사별한 아내의 얘기도 했다. 길 원로목사는 내 아내가 절세미인이었다. 그렇게 예쁜 여자와 53년을 살고, 연애도 4년을 했는데, 순간순간 이성 문제가 시험거리였다“60대 초반까지 금식하고 철야하며, 산기도를 하면서 일주일 내내 기도한 것이 주여, 여자 생각 안 나게 해주십시오”였다고 털어놓자, 청중석에서 큰 소리로 아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면서 놀라운 사실은 예수가 내 마음에 있으니까 그런 생각이 다 사라졌다. 천국에 사는 기분이다. 우리교회에서는 (내가) 언제 장가가나 이러고 있다. 착각이다. (하나님께서) 생명을 허락해주실 때까지 혼자 살겠다. 한 번도 (다시) 결혼해야겠다. 세상의 외로움을 떨쳐야겠다는 생각은 없고 오직 주님만 동행하면서 살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1941년생인 길자연 목사의 나이는 올해로 만77세다.

길 원로목사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이 나라의 위정자들과 백성들이 예수를 잃어버리고 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수를 잃어버리면 짐승만도 못하게 된다. 양심을 잃어버리게 된다. 청와대와 농촌까지 잃어버린 예수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수 회복하자는 목사님 걸음마다 논란 가득 

그러나 그의 행보는 여전히 예수를 회복했는지 의심케 한다. 8개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하거나 교류를 금지시킨 변승우(사랑하는교회) 씨를 최근 받아들인 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과 뜻을 함께하며 적극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고있기 때문이다.

길 원로목사가 이날 설교에서 나는 대통령과 국회의원만 못했다. 교계에서는 관직을 한 번도 아니고 서너번씩 역임했다고 자화자찬했듯, 그의 과거 경력은 두말할 것 없이 화려했다.

그는 한기총 대표회장 제9, 10, 17대 대표회장을 역임했고, 83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을 지냈다. 또 총신대학교 제5대 총장, 칼빈대학교 제3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그의 발자취마다 불법과 논란은 끊이질 않고 따라다녔다. 

그는 '한기총 돈선거 105락'의 신조어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105‘10억쓰면 당선되고 5억쓰면 떨어진다는 뜻으로 한기총 금권선거의 민낯이 SBS 시사 프로그램 현장 21’에서 보도되면서 유행처럼 번졌다. 물론 한기총 금권선거가 길자연 목사 때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스케일은 남달랐다. 가히 2011년 제43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전 대통령 이명박 씨에게 무릎 기도를 제안했던 패기있는 목회자다웠다.

당시 금권선거 논란으로 한기총 해체 운동이 신학대학까지 확산했고, 길 목사가 소속된 예장합동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예장통합의 한기총 탈퇴를 촉발시켰다.

한기총은 금권선거에 대해 시인하고 회개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으로 여론을 누그러뜨리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았다. 이후로도 한기총 금권선거 논란은 멈출 줄 모르기 때문이다. 길 원로목사는 2012년 왕성교회를 아들 길요나 목사에게 세습했고,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내던 2013년 변승우 씨등을 이단해제해 주요교단들의 줄사퇴를 이끌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길자연 목사 설교자 세운 자한당, 기도는 무엇?

길자연 목사가 설교를 마친 후에는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시/이천중앙교회 집사)가 대한민국과 국가지도자를 위한 기도자로 나섰다.

송 의원은 고난주간을 맞는 4월에 예배드리게 해주셔서 감사한다작금의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며 믿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 회개한다. 경제와 안보가 위태로워지고 국민은 불안한 미래에 신음하고 있다. 우리 다음 세대들이 방향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무너지는 성벽을 보며 금식하며 기도한 느혜미야 선지자를 기억하고 무너진 나라의 성벽을 다시 세운다는 마음으로 기도한다고 했다.

오늘 예배 자리에 미스바의 회개운동이 일어 부흥운동이 일어나게 해달라. 빠른 시간 고도성장과 정치 민주화를 이룬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서 비상하게 해달라, 위정자들이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경건하고 온유한 마음을 갖게 해달라며 기도를 이어갔다.

뒤어어 기도자로 나선 박석환 자유한국당 기독인회 부회장(남현교회 장로)“(하나님) 이 나라의 실정을 아시지요?”라고 호소하며 참 어렵고 힘들기에 자유한국당을 세워주시고 지혜를 주셔서 이 모든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했다.

이날 예배에서 회개은혜란 단어는 넘쳐났으나, 무엇을 회개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하물며 416일 드려진 이날 예배에서 세월호 유족들이나 진상조사와 관련해서는 언급조차 없었다. 더군다나 이처럼 세월호의 아픔은 외면하면서도 나라가 어렵고 힘들어서 자유한국당을 세워주셨다. 자유한국당에 지혜를 달라고 기도를 올리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세월호 유족에 대한 위로는 커녕 안상수 의원은 전날 차명진 전 의원이 자신의 SNS에 세월호 유족들을 거론하며 "징하게 해처먹는다"고 올린 글에 "불쌍한 아이들 욕보이는 짓"이라는 댓글로 동조해 여론이 들끓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해 111일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세월호 같은 교통사고에도 5000억원을 지출한 나라에서 비용은 개헌의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한편 예배가 끝난 후에는 4·3 보궐선거 당선 축하가 이어졌다. 서정식 문경시의원은 이날 참석해 저는 시의원이 될 수 있는 여건을 전혀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 하나님께 영광돌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만 정점식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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