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의 여성비하, 누구의 잘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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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의 여성비하, 누구의 잘못인가?
  • 신비롬 기자
  • 승인 2020.08.26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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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여성 차별 이야기하지 않아
전 씨의 언행, 한국 기독교 실태 반증
전 씨의 2005년 '빤스 발언' 보도 화면(CBS 영상 갈무리)
전 씨의 2005년 '빤스 발언' 보도 화면(CBS 영상 갈무리)

[평화나무 신비롬 기자]

전광훈 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빤스 목사’란 단어다. 전씨는 지난 2005년 대구 서현교회에서 열린 청교도영성훈련원 목회자 집회에서 ‘빤스를 내리면 내 신자고 그렇지 않으면 똥’이라는 희대의 막말을 내뱉었다. 전 씨의 여성 비하 발언은 그 후에도 계속됐다.

전 씨의 여성비하 발언 중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살펴보자.

"이 성도가 내 성도됐는지 알아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옛날에 쓰던 방법 중 하나는 젊은 여집사에게 빤스 내려라, 한번 자고 싶다 해보고 그대로 하면 내성도요, 거절하면 똥이다. 또 하나는 인감증명을 끊어 오라고 해서 아무 말없이 가져오면 내 성도요, 어디 쓰려는지 물어보면 아니다." - 2005년 1월 19일 청교도영성훈련원 목회자 집회

"우리 여자들, 교회 올 때에 너무 짧은 치마 입으면 돼? 안 돼? 빤스 다 보이는 치마 입으면 돼? 안 돼? 내가 그렇게 입고 오면 들춘다… 당회장실에 나하고 상담하러 오면 무릎 위로 올라오는 치마 입으면 빤스가 다 보여요.(중략) 한 여름철 큰 교회에 가 봐 큰 교회는 강대상이 높아. 강대상에서 앞에 앉아 있는 년들 보면 젖꼭지 까만 것까지 다 보여. 그럼 돼? 안 돼?" - 2006년 4월 19일 천안 지역 연합 대성회

"왜 애를 낳지 않느냐. 젊은 애들의 극단적 이기주의 때문이다. 자기 재미를 위해, 애를 낳으면 골반이 흐트러진다며 안 낳는다.(중략) 아이 5명을 안 낳으면 감방에 보내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 2011년 8월 29일 개신교 지도자 포럼

"청와대 진격할 때 사모님들을 제가 앞세울 거야 그것도 나이가 60세 이상 사모님들을. 60세 이상 사모님들이 먼저 치고 나가 먼저 순교하면…" - 2018년 12월 18일 청교도 영성훈련원 집회

"무슨 일 있으면 마누라랑 상의하면 절대 안 된다. 여자가 하는 말 절반은 사탄의 말이라서 사람의 말솜씨로는 이길 수 없다. 마누라는 에덴동산부터 사고를 쳐 선악과를 따 먹어서 세상을 이렇게 만들었다." - 2019년 11월 1일 집회 중 발언

"아니, 고구마같이 생긴 사람은 순종하면요, 일류 남편 데리고 살 수 있어요. 그거 모르나? 여러분 딸내미 키우는 딸내미들은 잘 들으세요. 순종을 가르치세요. 그러면 아무리 못생긴 딸도요 일류 남편 데리고 살 수 있어요.(중략) 제일 예쁜 여자도 순종 안 하면요, 이건 사탄이야, 사탄." - 2020년 7월 7일 청교도 말씀학교

전 씨는 심지어 가정에서 아내를 때렸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전 씨의 발언을 보면 전 씨가 성경이 아닌 남성중심주의에 사로잡혀있음을 알 수 있다. 성경은 남성과 여성 모두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말한다. 사도 바울 역시 남자나 여자나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라고 강조했다.

전 씨의 여성비하 발언은 성경보다도 어느 보수 정치인과 많이 닮아있다. 대선 후보까지 했던 그는 “하늘이 정해놨는데 여자가 하는 일을 남자한테 시키면 안 된다”, “거울 보고 분칠이나 하는 후보는 안 된다” 등의 여성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여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보수 의원.
여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보수 정치인.

문제는 전 씨의 이런 발언에 동조하는 성도들이 많다는 점이다. 전 씨의 여성 비하성 막말에도 모인 사람 그 누구도 제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멘’으로 화답한다. 기독교 주요 교단들도 전 씨의 언행에 아무런 비판을 하지 않았다.

이에 한 신학생은 “성경은 여성 차별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다며 신학자 죌레의 말을 인용했다. “죌레는 남자의 죄는 억압하고 지배하는 것이고 여자의 죄는 그것에 복종하고 묵인하는 것이며 이 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전 씨의 여성비하는 시대착오적이며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목사라기보다 정치인에 더 가까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전 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성도들을 보면 안타깝다. 질문 없는 신앙과 무조건적 순종을 가르치는 목회가 만나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한탄했다.

여성 신학자이자 현재 신학교에서 교수로 부임 중인 A 씨는 "전 씨는 목사라고 하기엔 너무 지나친 발언을 많이 했다. 목사라기보다 정치인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전 씨를 목회자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전 씨의 발언은) 일반 상식에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또 "비록 독립 교단이지만 목회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여성비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교회가 선제적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했어야 함에도 하지 못했다. 이는 한국 기독교와 정치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걸 반증한다"고 꼬집었다. 교회가 (세상과의) 건강한 상호작용을 통해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감당하지 못해 이런 부정적인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전 씨의 여성비하 발언은 전 씨 개인을 넘어 한국 기독교 전체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전 씨의 말에 입 닫고 묵인해준 모두가 공범이다. 지금이라도 한국교회는 전 씨의 언행을 제지하고 건강한 상호작용을 통해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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