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자동차 보험은 기본, 선교은행까지 설립 

지난 3일 ‘전국 253개 지역 지역위원장 긴급대회’에서 발언 중인 전광훈 씨.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지난 3일 ‘전국 253개 지역 지역위원장 긴급대회’에서 발언 중인 전광훈 씨.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전광훈 씨(사랑제일교회)가 과거부터 해 온 다양한 사업에도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 씨는 그간 선교카드와 보험, 인터넷, 휴대폰, 상조회사까지 다양한 사업을 시도했고, 심지어 선교은행 설립도 추진했다. 

 

"그곳은 교회가 아니예요"

돌곶이역 인근, 사랑제일교회에서도 멀지 않은 곳에 청교도콜센터(대표 조00)가 위치해 있다. 대표는 사랑제일교회 장로인 조 모 씨로 등록돼 있다. 겉보기엔 얼핏 휴대폰을 판매하는 매장과 흡사했다. 문 앞에는 선교카드와 다양한 보험판매에 대한 문구도 적혀 있다. 그러나 매장 안에 매우 오래된 구형 휴대폰이 서너 개 진열된 것이 전부다. 매장 선반은 텅 비어 있었고, 횅한 느낌마저 들었다. KT 관계자에게서 간판에 새겨진 CI 역시 매우 오래된 것이어서 최근 매장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이곳에서 휴대폰 판매가 이뤄졌다 해도 KT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이나 대리점은 아닌, 판매점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로 가장한 평화나무 활동가가 지난해 6월 현장에서 휴대폰을 구매하려 시도했으나 “휴대폰 판매는 하지 않는다. 교인들을 대상으로 할 뿐”이라는 말을 듣고 돌아와야 했다. 

제보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가 청교도콜센터를 설립한 건, 2004년이다. 초창기에 교인들과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휴대폰을 9999대까지 팔았다는 증언도 입수됐다. 

이 제보자는 “모든 판매 수수료는 사랑제일교회로 흘려갔고, 결과적으로 전광훈 씨에게 가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뿐 아니라 14개 보험사의 자동차 보험을 모두 했고, 이 역시 수수료는 전광훈 씨에게 흘러가는 다단계 구조였다”며 “다단계를 시작한 건 1990년대부터 였다”고 주장했다. 

이 제보자의 주장은 “사랑제일교회는 다단계 회사같다”고 말한 다른 제보자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이 제보자는 또 “당시에 전광훈 목사가 집회를 다니면, 교회 여 집사나 권사들이 가입 서류를 들고 쫓아다니며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기업평가보고서로 확인한 결과 청교도콜센터는 '우수' 등급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된다. 

 

"선교카드 만들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지우겠다"

전광훈 씨가 운영하는 청교도영성훈련원은 2006년 농협과 제휴를 맺고 ‘선교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지난해 6월경 실촌수양관에서 열린 목회자 대상 수련회 현장에서도 카드신청서를 받았다. 그러나 10년이 넘도록 카드 회원 모집 실적은 매우 저조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2006년부터 발급받은 회원은 1300명에 불과하다”며 “이마저도 누적 집계라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지 여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광훈 씨는 이 선교카드를 통해 선교은행 설립이란 원대한 꿈을 꾸고, 선교은행 설립은 하나님이 이미 말씀하신 한국교회 재정문제 해결을 위한 답이라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전 씨는 2014년 12월 3일 주식회사 한국교회선교은행을 설립됐다. 자본금은 2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전 씨의 포부는 컸다. 당시 전광훈 씨는 “한국교회 전체가 1년에 은행 이자로 내는 돈이 무려 3조 원에 달하는데, 이는 재앙 수준”이며 “이 같은 재정위기에 닥친 한국교회의 은행 채무를 선교은행 설립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회 설립 시 10억 지원’, ‘은퇴목회자들에게 매월 100만원 지급 등의 꿈같은 비전을 제시했다.

도대체 전광훈 목사는 이 원대한 꿈을 어떻게 이루려 했던 걸까. 선교은행 설립 취지문에는 그의 계획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신용카드사를 설립해 일천이백만 성도의 가족 카드와 5만5천 교회의 교회카드 10만 기독기업 카드를 추진하면 최소 매년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창출해 한국교회 채무를 해결할 수 있다. 전국 5천개의 지점과 점포를 설립하고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 재정문제를 해결하고 20만명의 기독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민족복음화와 세계복음화에 기여할 수 있다”

전 씨는 지난 2016년 7월 선교은행과 관련해 ‘지점장 선발교육–선교은행원, 대리점, 지점장’ 광고가 교계 일간지에 내기도 했고, 실제로 선교은행 지점장 교육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교계 언론사들의 보도를 보면, 당시 프로그램에서 '선교카드' 홍보와 교육이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또 전 씨는 선교카드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선교은행 설립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수익금은 선교은행으로 흘러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선교은행 설립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정 관리는 대형교회 소송을 전담하다시피하는 법무법인 로고스에 맡기겠다며 투명한 운영을 호언장담했으나, 의혹도 끊이질 않았다. 

물론 전 씨는 선교카드의 수익금을 선교은행으로 흘려보내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법과 저축은행법 등에 따라 인가나 허가를 받지 않았거나 등록·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인에게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유사수신행위로 처벌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이란 이름을 사용해도 위법사항이 적발되지 않으면 제재하지 않고 있으나 유사수신행위로 적발될 경우 1억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법 11조에 따라, 은행설립 인가를 받기 위한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적도 없다.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 선교은행은 지금도 존재할까? 주식회사 한국교회 선교은행은 2016년 3월 25일부터 7월 10일까지 잠시 휴폐업했으나 여전히 전광훈 대표 이름으로 존재하고 있다. 물론 그 재무상태는 여전히 알 길이 없다.

다만, 전 씨가 지난해 5월 실촌수양관에서 한 발언은 선교카드와 선교은행 설립의 진짜 목적이 한국교회의 빚 청산이나 목회자 연금 지급보다는 다른데 있었을 개연성을 높여준다. 

“그동안에 청교도가 사고 친 게 많잖아요. 예를 들어 선교은행, 선교카드. 선교카드 그게 부도난 게 아니거든. 그때 우리 하다가 여러분이 시큰둥해서 덮어놨단 말이야. 덮어놨는데, 1천만장을 만들면(...)기독교인들이 선교카드 안 만들면 천당 가요?못가요?(못가요) 못 가지. 어떻게 천당을 가(웃음)(...)선교카드 있는 사람 손 들어봐요. 오, 여기는 많네. 역시 알짜들만 붙어 있어. 없는 사람 손 들어봐요. 생명책에서 이름을 내가 지워버려(허허허) 이거요.(...)나는 내년 4월 15일까지 돈이 필요해요. 100억이 필요한데. 내가 그래서 한기총 대표회장 된 거란 말이야. 아멘) 청교도만 가지고 안 되니까. 내가 안 팔기로 작정했어. 언제 파냐. 1천만장 만들어가지고 그때 가서 20조에 팔려고. ”

‘퓨리탄’ 출판사 

전 씨는 출판사도 운영하고 있다. 이름은 ‘퓨리탄(청교도)’이다. 전 씨는 2015년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분노’라는 제목의 저서를 퓨리탄을 통해 출간했다. 이듬해에는 장성민 장성민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의 저서 ‘중국의 밀어내기 미국의 버티기’도 퓨티탄에서 출판했다. 

사랑제일교회 탈퇴 교인 A씨는 평화나무를 통해 “당시 장성민 전 의원의 책의 순위를 높이기 위해 교인들을 각 서점으로 보내 책을 사게 했고, 장성민 대통령 만들기에 뛰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전 씨는 19대 대선 당시 장성민 후보(국민대통합당)를 지지했고(물론 막판에 홍준표 후보 지지로 돌아섰지만) 장성민 후보를 지지할 당시인 2016년 1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교인들에게 장성민 후보 지지 문자메시지를 1033회에 걸쳐 397만 건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 기소됐다. 1심에서 10개월 실형 선고를 받고 2018년 5월 법정구속됐으나, 같은해 6월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전 씨는 2018년 8월 2심에서 징역6개월,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마이너스의 손’ 전광훈?...그래도 '헌금'은 

손을 댔다가 실패한 사업도 여럿으로 보인다. 그중 하나가 상조회사다. 2007년 10월 17일 설립된 청교도시온상조(김00대표)는 전광훈 씨와 연계돼 있던 것으로 보인다. 청교도시온상조는 2008년 서울상조와 한 가족이 되었다며 홍보했으나 이미 2010년 직권취소 결정이 내려져 폐업상조회사 명단에 올랐다.

<평화나무>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서울시 등으로부터 청교도시온상조가 상조업이 아닌, 방문판매업으로 등록돼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전 씨는 이후로도 상조 회사에 대한 꿈은 접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한 카페에는 청교도콜센터가 H상조회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는 홍보 글이 올라왔다. 할부거래법이 제정 이후 상조업으로 등록하지 않은 업체가 사업을 했다면 위법 소지가 크지만, 청교도콜센터는 상조업체로 등록된 적은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조업으로 등록된 업체가 방문판매업으로 함께 등록해 사업하는 경우는 있으나, 방문판매업으로만 등록된 업체가 할부거래로 상조업을 했다면 고발까지 할 수 있는 위법 사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H상조회사와 제휴를 맺었는지도 불투명하다. H상조회사측은 “(청교도콜센터와 제휴는) 처음 듣는 얘기”라고 일축했고, 공정위 관계자도 “상조회사 제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건실하고 큰 업체가 굳이 작은 업체와 제휴를 맺는 경우는 거의 볼 수 없는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전광훈 씨는 2014년에는 뜬금없이 이승만 영화 제작을 추진하기도 했다. 당시 전 씨는 3천만명이 영화를 관람해야 한다며 이승만 대통령 서거 50주년인 2015년 개봉을 목표로 했다. 2014년 9월 한 모임에서 전 목사는 시나리오도 완성됐고, 감독과 주연배우 선정만 남았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영화는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전광훈 씨가 대표는 아니지만, 전광훈 씨 교회의 측근들은 그와 사업으로 끈끈하게 연결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회 장로이자 사무장인 김 모 씨는 퓨리탄컴퍼니라는 음향영상장비 렌탈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전광훈 씨가 이끄는 집회에는 무조건 이 업체의 음향 장비가 들어갈 확률이 높아 보인다. 또 교회 용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홈쇼핑 주사랑기프트(한00 대표) 역시 전 씨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손을 안 뻗치는 사업이 없었지만, 성공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던 전광훈 씨의 허무맹랑한 감언이설로 헌금을 걷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전 씨와 같은 교단, 같은 노회에 소속돼 있었다는 한 목회자는 “전광훈이 2005년경 한강에서 선상 집회를 열면서 복음을 전하겠다고 해서 나도 10만원을 헌금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러나 집회는 열리지 않았다. 이후로 그 사람이 사기성이 있는 사람이구나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청교도영성훈련원 엽기 외설 강연 ‘물의’/2005.01.21.> 기사에는 "청교도영성훈련원은 앞으로 잠실에서 목회자 2만명이 모이는 집회와 8월 말에는 한강 고수부지에서 3백만 명이 참석하는 대형집회를 열 계획이다"라고 적혀 있다. 제보자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위에 언급된 사업채들과 제보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전 씨는 공언했던 사업이 제대로 성사되지 않았던 적이 많았으나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에 손을 대거나 계획을 발표했다. 

전 씨는 지난해부터 ‘세계기독청’ 건립하겠다는 허황된 이야기를 하고 다니며 헌금을 걷었고, “보수는 희생할 줄 모른다”며 국민노조 가입과 가입비 납부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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