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씨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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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씨에게
  •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 승인 2020.08.2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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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시사평론가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존경하는’이라는 빈말을 써도 큰 손실이 없겠건만 양심에 미안해 차마 그 말은 할 수 없어) 존경하지 않는 김태영 목사 아니 김태영 씨에게.

당신에게 가장 독한 표현으로 쏘아붙이고 싶은데 품격이 말리는구려. 하긴 그렇게 열 올릴 가치가 있는 인간인가 싶기도 하고.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은”(시편 1편)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국가적 방역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대면 예배 자제를 호소하는 사회 각처의 목소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종교의 자유를 너무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대통령이 예배)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 매우 놀랐다”라는 헛소리를 시전하던데. 당신 어디 열이 있소? 그 말 지껄이러 들어간 청와대에서 발열 체크는 받았고?

또 방역 협조를 부탁하는 대통령에게 “정부가 교회나 사찰, 성당 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종교단체는 영업장이나 사업장과 달라 코로나 19를 피해간다는 주장이오? 이에 대통령으로부터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다”라고 반박당한 기분은 어떻소? 무려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으로 가서. 이게 무슨 망신살이오?

사실 당신 발언은 김태영 씨가 대표회장인 한교총이 낸 논평(“문제는 작은 모임이 아니라, 참여자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이다” 2020. 7. 8)으로 반박되오. “교인들이 식당이나 카페에서 모임을 하고 함께 식사하는 것은 문제가 없어도 교회에서 함께 식사하는 것을 처벌하겠다는 발상은 옳지 않다.” ‘일반 식당과 카페는 놔두고 왜 교회만 문 닫게 하느냐’라며 스스로 교회를 사업장과 영업장을 동급으로 취급한 논평, 기억나오? 이건 당신의 지론이더구먼. ‘35년 동안 굶주렸다. 부산 출신 교단 총회장이 나와야 한다’라는 식으로 목청 높이며 마침내 쟁취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 타이틀로 낸 목회 서신에서 당신, 뭐라고 했소? “‘예배 강행’이라는 용어는 적절하지 않다. 아니라면 지하철 운행 강행, 학원 강행, 식당 영업 강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야만 할 것”(3.24)이라고 했지. 

교회가 영업장, 사업장이 아니라는 말에 세상이 비웃고 있소. 그도 그럴 것이 요즘 핫한 ‘코로나 19 슈퍼 전파자’ 전광훈이 사랑제일교회당 재개발 보상비로 (감정가는 82억인데) 563억으로 뻥 튀겨 부르면서 내세웠던 논리가 뭔지 알고 있소? 교회당 철거로 인해 신도 수 감소와 헌금 손실이 발생하니 즉 영업에 지장을 초래하니 영업이익에 대해 보상하라는 거요. 영업장, 사업장 맞는구먼.

어린 자녀를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 보내지 못하고 집안에서 일상에 갇혀 매 순간순간이 고통인 어머니들, 확진자 관련 문자에 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집 밖에선 대인 기피증까지 생기는, 또 깊은 불황으로 혹시나 일자리를 잃지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노동자들, 손님도 없고 경기도 바닥을 쳐 코로나 19로 죽나 굶어서 죽나 사방이 암흑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 당신 교회 교인 중에도 이런 사람들이 제법 될 텐데 그 사정이 가늠 안 되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게 없소? 

하긴 김요한 목사가 그럽디다. “개신교의 고질병 중 하나는, 대다수 목사가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보니 자신의 언행이 반사회적이란 사실조차 지각을 못 한다는 것이다.” 내 이 편지에 대해 독하다고 느끼오? 그만큼 당신이 국민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고 떠든 것이니 감수하시오. 

한국 개신교를 대표한다는 당신의 그 말은 가뜩이나 전광훈 때문에 치명상을 입은 한국교회를 뇌사상태에 빠지게 한 듯 보이오. “영업장 사업장은 그나마 세금이라도 낸다”라는 냉소적 댓글은 읽어봤소? 왜? ‘목사도 세금 낸다’라는 말을 하고 싶소? 목사도 작년부터 세금을 낸다지만 탈루할 구멍은 엄청나게 넓고 크지. 근로소득세가 아닌 기타소득세니까. 게다가 종교활동을 위해 받은 금액 및 물품이라고 둘러대면 비과세 대상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 게다가 교회는 면세 대상인 데다 세무조사도 회피할 수 있지. 교회가 세상 앞에서 내세울 위엄이 코딱지만큼이라도 있다고 보시오?

한때 종교인이 세상사에 대해 언급하면 권력은 경청(하지는 않더라도 하는 척)했소.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에 대해 그러했지. 1987년 6월 항쟁 당시 “성당 안 농성 학생을 잡아가려 한다면 나와 수녀를 밟고 가야 할 것”이라고 했던 그 메시지는 철권 독재 권력 전두환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지 않았소. 1980년 광주학살의 피비린내가 가시기도 전인데 전두환을 위한 축복기도회를 베풀어준 그해 8월 롯데호텔 모임의 좌장, 당신 교단의 어떤 선배 목사와는 비교 불가한 위엄이었지. 그래, 당신도 권력자(문재인 대통령)에게 쓴소리했으니 그 격이 김 추기경쯤 된 것 같소? 사안이 독재 권력의 양심적 교회 탄압이 아니라 코로나 19 확산 저지를 위한 방역 협조 요청이어도? 상대가 문재인이 아닌 전두환이라도?

당신을 부른 대통령의 의중은 모름지기 종교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인품, 자기희생의 본을 기대했기 때문 아니겠소? 그런데 다른 사안도 아니고 온 국민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권리를 스스로 제약해가며 방역에 협조하고 있는 마당에 현장 예배 못 드리게 한다고 쉰 소리나 해대는 당신은 못나디 못난 일개 이익단체 대표의 몰골 그대로요.

문 대통령은 “국가가 신앙을 표현하고 예배하는 행위는 최대한 보호해야 하지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규제할 수 있도록 감염병예방법상 제도화돼 있다. 객관적인 상황만큼은 교회 지도자들도 인정하셔야 한다”라며 애타는 마음을 표출했소. 실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감염병의 예방 조치) ①항의 2를 보면 (종교활동을 포괄하는) 제례(祭禮) 등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지. 대통령 말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오. 법대로 하라는 것이오. 

대구 신천지로부터 코로나 19가 유행할 3월 15일, 당신은 설교에서 “코로나 19 확산국면에서 교회는 당연히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방역뿐 아니라 모임도 자제해야 하지만”이라는 전제를 하고도 “정부가 행정력으로 예배를 제한할 경우 벌금 300만 원이 아니라 3,000만 원을 감당하고서라도 예배를 드려야 한다”라고 했소. 이 말은 무슨 뜻이오? 교회가 알아서 비대면 예배를 하겠으니 행정기관은 단속하지 말라는 것이오? 그래서 자율적 방역 동참을 기대하며 역할을 위임했으면 알아서 잘해야 할 일 아니오? 그런데 이게 뭐요? 중앙방역 대책본부 질병관리본부는 올 5월 이후 집단 감염 사례로 교회 관련은 1,681명, 사찰 관련 92명, 성당 관련 0명, 이슬람 종교행사 관련 6명이라고 했소. (8월 26일 기준) 그리고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의 절반이 교회에서 일어났다고 하오. 뭘 잘했다고 고개 쳐들었소?

헌법상 종교의 자유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하는 일과 배치될 때에는 잠시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온당하오. 당신도 3월 15일 설교에서 언급했더군. “헌법 제37조를 보면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 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만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라고. 

17세기 영국의 청교도 지도자인 리처드 백스터는 “만약 권력자가 금지한다면 주일 예배를 멈출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전염병 감염이나 화재, 전쟁 등의 특별한 이유로 금하는 것은 더 큰 유익을 위해 하는 것이니 그것을 따르는 것은 우리의 의무입니다”라고 했소. 14세기경 흑사병이 돌았을 때 당시 기독교인들은 ‘인간이 죄를 지어서 신이 형벌을 내린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성당에 모여 열심히 뜨겁게 비말을 튀어가며 기도하다가 더 많이 감염되고 더 많이 죽었소. 유럽 인구 1/3이 이렇게 주검이 됐지. ‘목숨보다 더 귀한 예배를 모여서 하겠다’라는 사람들, 흑사병 시대에서 조금도 진화하지 않았다는 생각은 안 드오? 이 댓글을 혹시 못 봤나 싶어 인용하오.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 왜 남의 목숨까지 위협하는데?”

김태영 씨, 작년에 예장통합 교단 총회장 취임하면서 “지금은 한국교회가 신뢰를 회복할 때”라고 했었지? “사회에서 이름값을 하고 건재할 수 있는 자본은 은금과 지식이 아니라 신뢰”라고도 했고. 당신 말대로 “지금 우리 한국교회는 그 무엇보다도 사회적인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당면 과제”인데 어떻게 하는 행동은 교회를 망령된 길로 인도하는 것이오? 하긴 그 입으로는 명성교회 김삼환 부자 세습의 길을 터줬지. 청개구리 총회장, 청개구리 대표회장, 참 아름답소.

당신에게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한국기독교장로회 육순종 총회장 언급을 듣고 뜨끔한 양심이오. 이런 이야기였지. “일제강점기 3.1운동의 중심역할을 한 기독교는 그 이후로도 한국 역사 속에서 국가적 위기와 재난 앞에서 언제나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19 재확산의 중심에 교회가 있어 송구하다. K 방역의 성과가 무너져 아쉽고 일반 국민의 낙심과 실망감에 대해서 죄송하다. 그러나 이번 재확산의 경우의 문제는 (중략)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가? 우리는 젊은 날, 채플에서 읽은 성명서 한 장으로 2~3년 실형을 살았다. 설교 한 구절이 문제가 되어 구속되고 실형을 살았다. 그런 숱한 구속과 고난을 통해 오늘의 민주주의를 이루었다, 그래서 이제는 국민 누구나, 얼마든지 정치적으로 반대할 자유가 보장되었다. 그러나 그 자유를 (보수교회가) 그렇게 쓰는 것에 대해 모욕감을 느낀다. 국민생명을 위해할 정도의 수준은 정부가 나서서 막아야 한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국민의 상심이 말이 아니다. 엄정하게 법 집행해달라.”

하나만 물어봅시다. 목사 지위로 권력자에게 목 쳐들 권위가 어떻게 생겨났다고 생각하오? 당신처럼 교회 안에 몰두해 교인 수 늘어나나 줄어드나, 헌금수입 올라가나 내려거나 거기에 함몰된 교회주의자로부터 나온 줄 아오? 일사 각오의 정신으로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파시즘과 맞섰던 옥중의 목사, 찬송가 ‘뜻 없이 무릎 꿇는’을 부르며 저항하다 잡혀가 매 맞고 갇힌 목사, 지극히 낮은 자의 친구가 돼 묵묵히 예수의 사랑을 전하던 목사의 희생 총합으로부터 나온 것은 아니오? 그런 순전(純全)한 목사가 이룬 공로의 성과를 어떻게 기본적 싸가지마저 장착하지 않은 당신이 행사할 수 있소?

당신 교단 헌법에 나온 ‘목사의 의의’는 이렇더군. 
1.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양인 교인을 양육하는 목자이며(렘 3:15, 벧전 5:2-4),
2. 목사는 그리스도를 봉사하는 종 또는 사자이며(고후 5:20, 엡6:20),
3. 목사는 모든 교인의 모범이 되어 교회를 치리하는 장로이며(벧전 5:1-3),
4. 목사는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교인들을 깨우치는 교사이며(딛 1:9, 딤후 1:11),
5. 목사는 구원의 복된 소식을 전하는 전도인이며(딤후 4:5),
6. 목사는 그리스도의 설립한 율례를 지키는 자인고로 하나님의 도를 맡은 청지기이다(눅 12:42, 고전 4:1-2).

목사는 목자이고 종이며, 모범이 되고 교사여야 하고, 전도인이고 청지기여야 한다는 것. 그 모본(模本)은 당연히 예수 그리스도여야 할 텐데, 인류를 위해 자기의 모든 존엄마저 부정하신 그분 앞에서 당신은 어떤 존재요? 발끝에 때라도 닮았소? 교회는 국가 공동체 머리 위에 있어서 누구에게도 통제받지 않는 고결한 위상을 갖고 있다는 당신의 그 인식은, 자신을 하나님과 동격 즉 ‘성령의 본체’라고 포지셔닝하고, 교인을 극우를 넘어 국가전복의 전사로 만들더니 코로나 19 집단 감염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으며, 교인 주머니의 땀내 나는 돈을 ATM기인 양 뽑아다 쓰고 축재하는 전광훈의 그것과 다르다고 생각하오? 내가 보기에 당신이 전광훈과 다른 점은, 전광훈보다 조금 영악한 정도인 것 같은데?

다른 교단의 목사 수련생으로서 당신 같이 맛이 간 목사를 보며 다짐한 한 가지가 있소. “저딴 식으로 살지 말아야 하겠다.” ‘저딴 식’이 뭐냐고? 세상의 왕을 카노사 앞마당에 무릎 꿇리는 중세 교회 절대 지배체제에서 살고 있다는 착각. 바로 당신의 망상을 닮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오. 갈수록 ‘가나안 교인’(믿음은 있으나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신도)이 늘어나는 이유가 무엇이겠소. 예수와 교회가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 아니겠소? 『예수 없는 예수교회』, 장로인 한완상 전 부총리의 책 제목이지. 한 대목을 읽어보겠소. “예수가 자신을 ‘길이요 진리며 생명’이라고 했는데, 이는 (예수 스스로) 최고란 뜻이라기보다 그 길을 밟고, 진리는 좇으며 생명을 따르라는 뜻으로 새겨야 합니다. 낮은 곳에서 힘들고 핍박받고 차별받는 자들과 함께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은 대형 교회가 실천하기 어렵더라도 꼭 따라야 합니다.”

위기 상황에서도 교회당이 으리으리하고, 헌금도 착착 들어오며, 대통령이 불러주기까지 으쓱으쓱하고 그래서 세상만사 행복하고 자기 스스로 대단한 줄 아는 모양인데 이런 몰염치의 토양에서 목회적 돌봄이 필요한 민중은 신음하고 극우 개신교는 악악대는가 보오. 지금 전광훈이 사회 안팎에서 고립되니 너도나도 손절하는 분위기인데 당신도 그러하겠지. 어떻게 이단 지정할 생각이 있소? 그러나 나는 똑똑히 보았소. 제2, 제3, 제4의 전광훈을. 어디 딴 데 보지 마시오. 당신에게 하는 이야기이니. 공감 능력이 없는 자, 세상의 고통은 뵈는 게 없고 교회의 안위만 보이는 언필칭 목사 김태영과 다른 목사를 나는 할 것이오. 목사가 사실 뭐 대단하오? 고통받는 사람을 위해 같이 눈물 흘려주고, 비 맞는 사람과 함께 비 맞아주며, 억울할 사람이 있으면 대신 항변해주는 것, 그걸로 족하지 않겠소? 요한복음 15장 13절에서 예수님이 정의한 “자기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사람, 목사는 바로 그러한 사람이어야 하지 않겠냐 이 말이오. 

한국교회사에 먹칠을 가하고 교인을 넘어 민중에게 실족하게 만든 책임을 통감하시오. 나는 당신 같은 사람이 한국교회를 대표하고 다니는 이 현실이 비루하고 망측하오.

(이 내용은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한국기독교장로회 목사 수련과정 제출과제인 ‘목사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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