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중앙일보에 게제된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성명 (출처=중앙일보)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경기총, 김수읍 대표회장)이 28일 한겨레·중앙일보·국민일보 광고를 통해 ‘예배 강행’ 의사를 밝히는 성명을 낸 가운데, 이름이 무단으로 사용된 경우도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화나무는 지난 29일과 30일 이틀간 성명에 이름을 올린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 100여곳에 모두 전화를 돌려 확인했다. 이중 연락이 닿은 38개 교회 중 35개 교회는 비대면 예배를 드리는 중으로 확인됐다. 또 이 중 대부분이 부교역자가 연락을 받아 성명 동의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으나, 10개 교회 담임목사로부터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는데 동의한 적 없다는 확답을 받았다. 반면, 성명에 동의했다는 확답을 받은 곳은 2곳뿐이다.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ㅈ교회 A 목사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는데 동의한 적이 없다”며 “그런데 이름이 올라가 있더라. 그런데 내가 뭐라고 하기가 좀 난감하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ㅇ 교회 B 목사도 “경기총 소속은 맞지만, 성명서에 동의한 적 없고 계속 정부의 방침대로 비대면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답했다. 

경기도 오산시 소재 ㅅ 교회의 C 목사도 “최근 임원회에 참석하지 않아 별도의 광고 동의를 한 적도 없다”며 “9월에 대면 예배를 드릴지 여부는 교단 지침 등을 종합해 9월 4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예배는 교회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주에도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으면 비대면 예배로 드리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안산시 소재 ㄲ 교회 측에서도 “(성명에 이름을 올리도록) 동의한 적 없다”며 “연합회 내 강경파 쪽에서 3사 신문에 동의 없이 이름을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예배는 계속 온라인으로 드리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 부천시 ㅅ 교회 D 목사와 경기도 용인시 ㅁ 교회 E 목사는 “성명서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답했다. 또 일산 소재 교회 두 곳을 직접 방문한 결과,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며 정부 방침에 따라 협조할 방침이라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상반되는 주장도 나왔다. 경기도 의정부 소재 ㅈ 교회 강 모 목사는 “성명서에 동의했고, 다른 임원들도 모를 리 없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화성시 소재 ㅂ 교회 관계자는 “교회 주차장이 넓어 차량 예배로 드리고 있다”며 “어쩔 수 없이 비대면 예배로 드리고 있지만, 목사님께서는 대면 예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락이 닿은 교회 중에서는 평화나무의 전수조사에 대해서도 불편함을 드러낸 교회도 있었다. 

앞서 경기총은 '정부는 기독교의 생명인 예배를 함부로 제한하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일간지 세 곳 광고지면에 게재했다. 경기총은 성명에서 "정부에서는 코비드19 방역을 위한다는 이유로 '비대면 예배'(이는 실제적으로 예배가 될 수 없음)를 대부분의 교회에 강제하고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진자도 없는 교회의 예배를 사실상 중단하라는 것은 교회 정체성과 목적을 해체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또 "지난 7개월간 전국 6만 3000 교회 가운데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교회는 극소수"라며 "모든 교회에 변형된 예배를 강요하는 것은 헌법 제37조 2항에서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며 헌법 제20조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랑제일교회의 방역 비협조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2차 팬데믹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성명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터져 나왔다. 

 

유만석 목사 "다수 동의 한 것"이라면서도 "개개인 동의 확인절차 거칠 수 없어"

이날 일간지 세 곳 광고지면에 올라온 경기총의 광고 초안은 유만석 목사(수원명성교회)가 작성한 것으로 확인된다. 

유 목사는 31일 평화나무와 전화통화에서 “동의 안 한 사람이 몇 명 있을 것이나, 절대 다수는 동의하고 빨리 (광고로 성명을) 내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유 목사는 ‘성명을 내기 위해 어떤 절차를 거쳤느냐’는 질문에 “대표회장(김수읍 목사)이 상임회장 3명과 사무총장, 총무와 만나 밥을 먹는 자리에서 교회들이 어렵고 하니, 경기총에서 입장표명을 했으면 좋겠다는 데 대해 대표회장부터 모두 동의한 것”이라며 “그 안을 가지고 방향을 정했고, 경과 보고와 비상소집을 통해 정식으로 27일 소집공문을 내고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의결기관에서 의결해서 결정할 일이고, 그런 절차를 따라 소속회원들의 이름이 들어가게 된다"며 "매번 개인에게 전부 확인해서 동의를 받지 않는다. 이건 관례적인 일이고 다른 조직도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성명이 나간 후 경기총이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표회장인 김수읍 목사도 성명 발표에 대해 부담스러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나무와가 재차 확인한 결과, 하늘빛교회 부목사는 김수읍 담임목사가 성명에 동의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유 목사는 "대표회장이 (성명서를) 정말 잘 썼다. 내용을 보면 내 속이 후련하다고 했다"며 "그러면서도 이게 나갔을 때 정부에서 기분나빠 할 것 같으니 부드럽게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어떤 부분이 강한 지, 어떻게 부드럽게 문안을 넣었으면 좋겠는지 말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도 계속 시간을 끌면서 문제를 제기해서 내가 초안을 잡고 (성명이 나가기) 2시간 10분 전에 카톡으로 보내줬다. 충분히 검토할 수 있었고 문제제기 할 수 있었는데 아무런 이의 제기가 없어서 성명서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비와 관련해서는 3개 일간지에 광고를 내는데 1천만원 단위밖에 들지 않았다고 했다. 유 목사는 “(광고 집행 비용을) 공개하면 놀랄 것”이라며 “어떤 라인을 통해 그렇게 할 수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싸게 했다. 3개 일간지 모두 합쳐서 천만원 단위 비용밖에는 안 들었다. 우리가 좋은 일을 하니까 언론사에서 광고 비용을 싸게 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목사에게 ‘비대면 예배가 비성경적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게 옳으냐, 그러냐는 논쟁은 안 하는 것이 좋겠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며 "한쪽 주장을 하면 또 다른 쪽에서 반박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유 목사는 "교회가 방역 수칙을 잘 지켜서 이런 폐해가 안 나타나야 한다”며 “일부 교회의 행동에 대해 미안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평화나무가 이런 보도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태원클럽발, 스타벅스발, 이런 것들은 (보도에) 잘 안 나온다. 그런데 교회에서 감염병 확진자가 나오면 무슨교회발, 무슨교회발 이라고 나오는데 보도준칙이 공정하지 않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이어 "유독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무슨 교회발이라고 한다"며 "그래서 교회가 감염병의 온상인 것 같은 뉘앙스를 자꾸 받게 된다. 나는 이런 게 안타까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성명서는 정부와 싸우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답답함과 한을 풀어달라고 외치는 것"이라며 "교회들이 예배를 못 드리면 속상하다. 특히 작은 교회들은 치명적이고, 월세를 못 내는 교회들이 허다하다고 보고 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오히려 교회발 확산 때문에 자영업자들까지 큰 피해를 입는 상황이다. 교회가 오히려 사과 성명을 내야 하는 상황 아닌가'라고 묻자, "교회가 감염증 확산의 원이이라는 데는 어패가 있다"며 "교회가 바이러스를 만들어 냈느냐. 모든 교회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유 목사는 "우리 교회에서는 정부 방침에 따라 방역 수칙을 지키고 있고, 지금과 같은(감염증 확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성명냈으니 이렇게(대면예배로) 가겠다고 고집부리는 무리한 목사는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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