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으로 풀려난 이후 5월 17일부터 최근까지 주일예배 설교 계속 맡아
전광훈, 23ㆍ30일 주일예배서 계좌 언급하며 “다 헌금에 참여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담임목사직을 사퇴했다고 밝힌 전광훈 씨가 여전히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 설교를 하고 있었음을 알려주는 설교 영상들.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담임목사직을 사퇴했다고 밝힌 전광훈 씨가 여전히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 설교를 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설교 영상들. (사진=너알아TV 갈무리)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전광훈 씨가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직을 사퇴했다고 '주진우의 주기자'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밝혔으나, 이는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 

전 씨는 지난 19일 ‘주진우의 주기자’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두 달 전 감옥을 갔다 왔는데 감옥에서 나는 우리 교회(사랑제일교회) 목사직을 사퇴했다”고 했다.

그러나 전 씨가 담임목사직을 사퇴했다고 주장한 시점은 공직선거법으로 위반 혐의로 수감 중이던 때다. 시점부터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전광훈 씨는 지난 4월 20일 공직선거법 위반 및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 수감된 지 56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재판부에 ‘급사 위험’이라고 읍소한 덕분이었다. 전 씨는 8월 15일 ‘문재인 퇴진 8.15 범국민대회’를 강행하면서 코로나19 확산 책임의 중심에 서자 19일 돌연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났다고 발표했다. 21일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자리에서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전 씨는 이어 “교회 공동회의를 통해 수석 부목사가 담임목사 대행을 하고 있다. (목회, 코로나19 대응 관련) 담임목사 대행이 다 하고 있지, 저는 우리 교회 사표가 정리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 씨가 담임목사직을 넘겨줬다고 지목한 박중섭 수석부목사는 지난 21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전 씨가 담임목사직을 자신에게 넘기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여전히 담임목사직을 전 씨가 맡고 있다고 답변했다.

전 씨의 주장대로라면 이미 몇 달 전에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났다는 것인데, 어찌된 일인지 사랑제일교회 홈페이지에서도 여전히 전 씨를 담임목사로 소개하고 있다.

전 씨가 구속되고 보석으로 풀려나기 전에도 사랑제일교회 소속 목회자가 아닌 고영일 대표(기독자유통일당)가 3회(3월 1일, 15일, 29일), 김동환 목사가 8회(3월 8일, 22일, 4월 5일, 12일, 19일, 26일, 5월 3일, 10일), 길자연 목사(왕성교회 원로)가 1회(부활절 연합예배 4월 12일) 설교를 전했다.

설사 담임목사 소개란을 미처 수정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전 씨의 주장처럼 수석부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넘긴 상태였다면, 담임목사의 핵심적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설교를 수석부목사가 아닌 김동환 목사나 길자연 목사 등 주로 외부 인사에 맡겼다는 사실은 의아해진다. 사랑제일교회는 전 씨가 구속된 이후 사실상 비상체제로 운영되면서 오매불망 전 씨가 풀려나기를 기다려왔다는 것을 것을 알 수 있다. 

전 씨는 지난 4월 20일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 처음으로 주일예배 설교자로 등장한 날이 5월 17일이다. 이후 전 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서울의료원에서 치료 중인 최근까지도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 설교를 도맡아왔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기 하루 전인 16일은 물론, 확진 이후에도 여전히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 설교를 하고 있는 중이다. 확진 판정 하루 만에 건강이 악화됐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 무색할 정도로 23일과 30일에도 주일예배 설교는 빠지지 않고 진행했다.

전 씨는 지난 23일 주일예배 설교에 앞서 자신의 몸 상태를 언급하며 순조롭게 치료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우한 바이러스’라는 표현도 고집했다.

그는 “저는 지금 ‘중국 우한 바이러스’의 확진자가 되어서 서울의료원에서 지금 치료를 받고 있다. 제 몸 상태는 기침이 조금 심했는데, 이제 조금 줄어들었고, 열이 좀 났었는데 열도 이제 줄어들었다”며 “그래서 별 이상 없이 치료를 하면 2주일 후에나 한주일 후에 새로운 병동으로 이동이 되지 않느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입원 중임에도 주일예배 설교는 계속 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예배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 씨는 “오늘 주일인데 예배를 직접 하지 못하고 이렇게 병원에서 여러분과 함께 예배를 진행하도록 하겠다”며 “우리는 어떠한 상황, 어떠한 처지에 있든지 예배를 포기할 수 없고, 항상 예배를 붙잡고 사는 것이 하나님 백성들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쓸데없는 야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군사독재 때보다 더 무서운 전제정치로 들어가고 있다”,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통해 북한과 한 나라를 만들려고 광폭질주를 계속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등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도 여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서도 연일 집회와 기도회, 예배 등을 개최해온 사랑제일교회와 8월 15일 ‘문재인 퇴진 8.15 범국민대회’를 강행한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은 쏙 빠진 채 도리어 혼란에 빠진 나라와 대통령을 위해 기도를 해야 한다고 당부하는 유체이탈적 화법을 선보이기까지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 코로나19 확산 책임이 사랑제일교회에 있다는 비판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전 씨는 “우리가 8월 15일 광화문 광복절 행사에 참여한 것 때문에 지금 지방에서 조사를 하고 한다는 이런 일들이 있는데 그것은 부당한 것”이라며 “또 우리 교회가 마치 바이러스를 확대 생산한 것처럼, 우리가 국가 방역에 정면 도전했다 이런 거짓말로 대통령을 비롯해서 정세균 총리, 장관들이 융단폭격으로 언론까지 왜곡시켜서 세상 사람들을 격동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확산 책임은 정부의 정책 실패로 인한 것이고, 자신과 사랑제일교회가 정부로부터 핍박을 받고 있다는 식의 주장도 굽히지 않았다.

전 씨는 “원래 세상은 그렇게 했다. 정치가들은 옛날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똑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근래에 와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경제 폭망에다가 또 여러 가지 국가가 아주 어려우니깐 이걸 뭘 바이러스 사건을 다시 또 꺼냈다”며 “우리 사랑제일교회를 딱 찍어서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에 참여한 사람들한테 다 뒤집어 씌워서 본인의 위기를 벗어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네로 황제 시대의 대화재, 관동대지진 등을 언급하며 코로나19 확산의 모든 책임을 방역당국에 돌렸다. 전 씨는 “일제시대 때의 관동대지진이 일어났을 때에 그 지진 일어난 것을 전부 조선 사람들에게 뒤집어 씌워가지고 대학살 사건이 펼쳐지지 않았나?”라며 “옛날이나 지금이나 정치가들은 현재 일어나는 자기한테 불리한 사건을 꼭 다른 집단에게 뒤집어 씌워서 희생을 시키는 이런 일은 옛날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확진의 여파 때문인지 자주 기침을 하거나 목소리가 갈라진 상태로 33분 동안 설교를 이어나갔다. 이런 와중에서도 광고 시간이 되자 헌금을 꼭 해달라고 당부는 잊지 않았다.

전 씨는 “여러분 우리가 이 인터넷 예배, 유튜브 예배를 드릴지라도 우리 하나님 앞에 헌금하는 헌금은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바란다”며 “우리가 하려고 하는 예수한국, 복음통일, 세계기독청, 이것은 반드시 이루어내야 될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 함께 많이 참여해주시기를 부탁을 드린다. 이번 한 주일도 승리하시는 성도들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30일 주일예배에서도 전광훈 씨가 설교자로 나섰다. 코로나19 격리 치료 중에도 설교를 놓지 못하는 것이 마치 헌금을 위해서라는 듯 헌금에 대한 강조도 여전했다.

예배를 마무리하는 축도가 끝나자 전 씨는 “예배에 참여하신 우리 성도들 축복한다. 다음 주일날 또 만나도록 하겠다”며 “여러분들이 예배를 드릴 때에 꼭 헌금에 참여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지금 우리가 주일날 대면예배를 못하기 때문에 재정적인 어려움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설교를 듣는 여러분들은 예배의 4대 요소 찬송, 기도, 말씀도 있고, 꼭 감사가 따라야 되지 않겠나? 여러분이 드리는 장소가 어디든지 여러분이 다 예물에 참여해주시기를 바란다. (유튜브에) 계좌번호가, 사랑제일교회 계좌번호가 기록돼있다. 여기로 다 헌금에 참여주시기를 간곡히 부탁을 드린다”며 “이번 한 주일도 여러분 열심히 기도하시고, 또 성경 상고하시고, 이런 기회에 바깥에도 못나가게 하니깐 차라리 이런 기회에 하나님과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삼으시기 바란다”고 했다.

전광훈 씨가 여전히 담임목사로서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 설교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힌 것은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전 씨는 30일에도 설교를 마무리하면서 사랑제일교회 교인들과 지지자들에게 “그러면 다음 주에 여러분 다시 뵙도록 하겠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며 9월 6일에도 설교를 전하겠다는 광고를 잊지 않았다.

전광훈 씨를 여전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로 소개하고 있다. (사진=사랑제일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기사를 작성한 31일 기준으로 여전히 전광훈 씨를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로 소개하고 있다. (사진=사랑제일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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