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6.19. 오후 1시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800회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장환 목사가 과격한 손동작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왼쪽이 임호영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오른쪽이 극동방송 회장인 김장환 목사.(자료출처 : 극동방송 유튜브 캡쳐)
2020.6.19. 오후 1시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800회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장환 목사가 과격한 손동작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왼쪽이 임호영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오른쪽이 극동방송 회장인 김장환 목사.(자료출처 : 극동방송 유튜브 영상 갈무리)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김장환 목사가 진행하는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  800회 특집 생방송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 '권고'를 받았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유지) 제5호에 근거해 이날 진행자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 

방송통신심위위원회는 지난 19일 대회의실에서 제28차 방송심의소이원회 정기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정기회의에 올라온 안건 중에는 극동방송 김장환 목사가 진행 중인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싶은 이야기' 발언 내용이 올라왔다. 

극동방송은 지난 6월 19일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싶은 이야기' 800회를 맞아 특별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과 임호영 예비역 장군 등을 초청해 대담을 진행했다. 진행자는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다. 

김 목사는 이날 방송에서 6.25 70주년에 남북공동연락 사무실이 폭파된 상황을 언급하며 임호영 예비역 장군에게 '북한이 또 도발할 것 같은지', '정부가 가만있으니까 도발할 것 같은지' 등을 질의했다. 

또 이스라엘을 예를 들며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기다리는 시간이 많은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서울에 폭탄이 하나 떨어졌는데 우리 비행기가 가다가 명령이 안 떨어지니까 못 가는 것이 답답하다"며 "대장을 하셨는데 응징을 해가지고 사표 쓰라고 하면 써야지"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방송심의소위원 다수는 김 목사의 발언이 진행자로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단, 법정제재까지 이를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해 '권고' 결정을 내렸다. 

이날 출석한 위원 3명 중 한 명인 박상수 위원은 진행자의 발언이 문제로 지적될 수 있으나, 사회적으로 이견을 펼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출연자로 나온 임호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그러한 진행자의 문제 제기성 발언에 대해서 명쾌하게 잘 정리를 해 줬다고 판단한다"며 문제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나머지 2명의 판단은 달랐다. 이소영 위원은 "해당 방송 프로그램 내용을 다시 돌려보기를 하면서 진행자가 진행자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하러 나온 사람처럼 얘기를 해서 뭐 하는 분인가 찾아봤더니 이 방송사의 이사장이시더라"며 "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이사장이 직접 자기가 진행자로 출연을 해서 진행을 하는 방송이라고 한다면 그 방송이 제대로 제작진에 의해서 컨트롤이 될 것인가라는 우려가 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사실 이날의 발언 내용도 보면 좀 막말에 가까운 내용들, 정제되지 않은 그런 말들이 진행자에 의해서 나오고 있다"며 
"그것이 과연 이 진행자가 이사장이라고 하는 직위에 있는 것과 관계가 없는 것일까라는 의문도 있다"고 했다. 또 "다만 저희가 품위유지 조항을 적용을 해서 법정제재를 하기 위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문제가 지적이 돼야 하는데 그 정도 수준은 이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서 저는 ‘권고' 의견을 내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강진숙 위원은 "이 방송은 중대한 국가안보의 사안을 가벼운 대화 소재로 삼고 있다"며 "특히 진행자가 과연 균형 있는 진행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이 위원님도 말씀하셨듯이 과연 이 품위유지 조항에 적합한 심각한 문제점이 있는가, 법정제재에 이르게 할 만한 그런 근거가 있는가 살펴봤을 때 불쾌감 외에 혐오감까지 유발하는지는 명확히 판단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권고' 의견"을 냈다. 

허미숙 소위원장은 "방송은 품위유지와 공정성, 균형성을 유지할 의무가 있다"며 "북한의 대응과 관련해서 방송을 진행한다면 이것은 가벼운 예능 프로그램이나 혹은 그런 소소한 소재가 아닌 굉장히 중요한 시사 토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장을 하셨는데 응징을 해가지고 사표 쓰라고 하면 써야지'라든지 이런 공격적인 또는 북한에 호전적이라고 오해받을 수 있는 그런 대화들이 있는 점이 민원취지에 들어 있는 것 같다"며 "진행자가 출연자 말을 중간에 끊고 '됐어'라고 본인의 생각을 먼저 말하는 모습도 이분의 평소 인간관계 내지는 관계의 역학성, 지위에서는 이런 대화가 자연스러울 수도 있으나 이것이 불특정 다수라는 시청자에게 전달이 되는 방송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쉽다는 생각"이라고 정리했다. 

또 "상대 출연자 의견에 대한 존중과 함께 청취자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단, 위반의 정도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해서 행정지도 ‘권고' 의견을 내도록 하겠다"고 결정했다. 

앞서 방송자문특위는 이 사안과 관련해 심의규정 위반 6인, 문제없음 6인의 의견을 제시했다. 

 

-6월 19일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 800회 특집생방송에서 김장환 목사와 임호영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이 주고받은 대화의 일부. 

이날 방송에서 김장환 목사와 임호영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이 주고받은 대화의 일부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김장환 목사 
"임 장군님, 6.25 70주년을 맞이해서 지금 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폭파되고 다른 저의가 있지 않나 국민들이 궁금한데, 우리 국민을 어떻게 위로해 줘야 해요. 이러한 때?”

임호영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여러 가지로 북한이 비정상적인 행동을 해서 국민이 불안해하실 것입니다. 나중에 한 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만 이왕 목사님께서 물으셨으니까, 국가의 안보란 안정보장의 준말입니다. 안전보장이란 말은 무엇이냐, 어떤 세력으로부터 국가가 위협을 받거나 침략을 받는 것으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것이 안전보장이거든요”

김장환 목사 
"아니, 그런데 (북한이) 도발을 또 할 것 같아요? 군사적으로 안 할 것 같아요?"

임호영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저는 앞으로도 많은 도발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장환 목사 
"어떤 면에서요? 우리가 가만 있으니까...우리 정부가 가만 있으니까?
우리 군인들이 얻어 맞으니까 도발할 것 같아요?"

임호영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그런 것보다도 북한이란데를 40여년 동안 지켜보면 그들은 자기의 계획과 플랜에 의해 행동을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북한에게 잘해주고 잘못해주고에 따라 행동하는 게 아닙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계실 때 2002년 월드컵 했잖아요? 그때도 북한은 도발했지 않습니까?제2연평해전 있었고.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그들(북한)은 자기들의 계획대로 가는데 지금 북한은 내부적으로 굉장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인 것 같습니다. 한 2-3년간 유엔제재를 받았고 코로나 정국에서 국경이 봉쇄됐고, 여기 목사님을 포함해 연로하신 분들은 기억하겠지만, 5월 6일은 보릿고개입니다. 보리는 먹을 게 끝났고 아직 벼는 나오지 않았고... 이러한 굉장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타계하기 위해서는 1994년에 이런 시기가 있었습니다. 고난의 행군이라고. 이때처럼 남북한, 미국과의 위기의식을 고조시켜서 북한 주민들을 옥죄려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장환 목사 
"임 대장님 말이에요. 우리 국민이 걱정하는 것은 과연 저 사람들이 도발하면 우리 국군이나 공군이나 해군이 바로 저쪽에 어떠한 어려움을 가해줄 수 있나 (하는겁니다.) 이스라엘은요, 한번 폭탄이 떨어지면 비행기가 그냥 때리는데 하루도 안 기다리고.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기다리는 시간이 많죠?"

임호영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도발이라는 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전략적 도발이 있고 전술적 도발이 있는데..."

김장환 목사 
"그럼 이건 무슨 도발이에요. 이번에 한 건?"

임호영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이번에 한건 전략적 도발이라고 봐야되겠죠. 직접 미사일을 쏜다든가 핵실험을 한다든가 지금과 같이 개성이라는 게 우리나라의 재산을 파괴한 건 확실하지만 지역적으로 북한에서 일어난 도발이잖아요. 이런 도발에 지금 목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육해공군이 즉각적으로 전술적 대응을 하기엔 제한이 있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김장환 목사
"(말을 끊으며) 그러면 만약 저 사람들이 장난으로 했든 뭘로 했든, 서울에 폭탄이 하나 떨어졌다, 그러면 우리 비행기가 가다가 명령이 안 떨어지니까 못 간다. 나는 그게 답답한 거예요" 

김호영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김장환 목사
"아니, 대장을 하셨는데 (북한을) 응징을 해서 사표 쓰라고 하면 써야지"

임호영 목사 
"하하하. 여러분이 어떤 부분을 걱정하는지 알지만, 우리 육해공군 장병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고 나약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런 상황이 생기면 반드시 응징할 것이고 국방부 장관도 얘기했습니다만 직접적인 도발이 있을 때는 그것은 보고하지 않고 바로 응징할 수 있는 시스템이..." 

김장환 목사 
(임 전 부사령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됐어. 우리가 맘 놓고, 오늘 저녁에 다리 뻗고 잘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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