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은 악법?.. 팩트체크 나선 국가인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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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은 악법?.. 팩트체크 나선 국가인권위
  • 정병진 시민기자
  • 승인 2020.09.1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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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법 관련 팩트체크(Q&A)’ 펴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2020년 제10차 전원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인권위는 이날 평등법 시안과 함께 국회에 '평등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표명' 안건을 심의해 의결할 예정이다. 2020.6.30 (사진=연합뉴스)<br>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2020년 제10차 전원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인권위는 이날 평등법 시안과 함께 국회에 '평등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표명' 안건을 심의해 의결할 예정이다. 2020.6.30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정병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달 14일 ‘평등법(차별금지법) 관련 팩트체크’ 자료집을 펴내 보수 개신교계에 널리 퍼진 가짜 뉴스와 오해를 바로잡았다. 총 18쪽 분량의 이 자료집에는 ‘평등법’(차별금지법)에 대한 17개 질문과 답변, 해외 팩트체크 사례 등으로 구성돼 있다. 

CTS 기독교TV는 지난 7월 2일 긴급대담 ‘포괄적 차별금지법 통과 반드시 막아야 한다’를 방영했다. 진행자 김성근 목사는 조영길 변호사(법무법인 아이앤에스 대표)에게 “내가 목사인데 동성애자 주례를 거부하면 이 법(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됐다면 저 어떤 벌을 받느냐?”고 묻는다. 

이에 조 변호사는 “그렇게 동성애 주례를 거부한 행위도 동성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로 간주한다는 서양 재판 사례가 있다. 또 축하 케이크에 동성 결혼을 축하한다는 글자를 써 달라는 문구를 거절한 빵집 주인들도 처벌 된다”고 말했다. 

CTS 기독교TV는 지난 7월 2일 긴급대담 ‘포괄적 차별금지법 통과 반드시 막아야 한다’를 방영했다. (출처=CTS) 
CTS 기독교TV는 지난 7월 2일 긴급대담 ‘포괄적 차별금지법 통과 반드시 막아야 한다’를 방영했다. (출처=CTS) 

 

하지만 목사가 동성 결혼 주례를 거부한 행위를 하였다고 해서 동성애자에 대한 부당 차별로 간주돼 처벌받은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교계에 널리 잘못 알려진 미국 아이다호주의 도널드 냅 목사 부부의 소송 사건(2014)의 경우는 그들이 동성애자들에 의해 ‘부당 차별’로 소송을 당한 게 아니다. 오히려 ‘웨딩 채플’을 운영하던 냅 목사 부부가 동성 결혼식을 강요받았다며 커들레인 시(市)를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한 거였다. 냅 목사 부부는 연방법원 판결로 ‘처벌’을 받은 게 아니라 일부 승소해 오히려 약 1천 달러의 손해 배상금을 받았다.

“제과점 주인이 동성결혼을 축하하는 문구를 거절해도 처벌 받는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국가인권위는 [Q&A] 자료집 ‘해외사례 체크③’에서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2013년 미국에서 제과점 운영자가 동성결혼 축하 웨딩 케이크 제작을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벌금 13만5000달러(한화 1억6000만원)을 받았다는 사례 관련

 - 이 사건에서 배상금이 부과된 전체적인 맥락과 사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음. 이 사건의 경우 케이크 주문 거절이라는 단일한 사안만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니었음.

 - 당사자들이 원치 않게 그들의 개인정보가 미디어에 노출되면서(이들의 실명과 주소 등이 기재된 문서가 공개됨) 겪은 고통, 제과점 운영자가 케이크 제작을 거부하면서 언급한 성경 구절의 ‘가증한 일’이라는 단어가 준 충격, 입양하려던 아이들의 양육권을 뺏길 것에 대한 우려, 가족관계 악화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해 배상금액이 결정된 것임. 

 - 다만, 이 사건의 경우 2019년 연방대법원에서 항소법원으로 파기환송되어 현재 항소법원에서 재심리가 진행 중임.

평등법 관련 팩트체크(Q&A) 자료집은 "평등법이 제정되면, 교회에서 동성애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현하는 설교를 하거나 거리에서 전도하는 것이 금지되지 않는지"에 대한 설명에서도 "교회의 설교나 길거리 전도는 평등법이나 차별금지법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즉 "국가인권위가 지난 6월 30일 국회에 평등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제시한 법안(‘평등법안’)이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차별금지법안은 고용, 재화·용역, 교육·직업훈련, 행정·사업 절차·서비스라는 4개의 영역에서 발생하는 차별만 다루기에 교회의 설교나 길거리 전도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CTS 대담에 참석한 김태영 목사(예장통합 총회장, 한교총 공동대표회장)는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보호법이고 동성애 반대자들 처벌법이다. 우리나라에 표현의 자유가 있는데 동성애 찬성 자유는 있고 바판과 반대할 자유가 없다는 건 매우 독재적 발상이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또 "유교인들에게 ‘유교 경전에 나오는 걸 가르치면 처벌받는다’고 하면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하겠나. 만일 불교인들에게 ‘당신들이 가진 불경의 이 부분은 시대에 맞지 않으니까 이것은 가르치면 처벌받는다’고 하면 불교의 스님들이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겠나. 우리가 성경에 나오는 동성애가 죄라 가르치는데 그게 처벌받는다, 수천 년 동안 성경을 최고의 가치로 살아온 크리스천들은 이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함께 자리한 김종준 목사(예장합동 총회장)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차별금지법은 국민의 보편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뿐 아니라 그것을 법제화해서 벌칙을 주려 하는 무소불위 인권위의 독재를 유발하는 그런 악법이다. 통과되면 곧 갈등사회가 될 거다. 모두가 감시자가 되고 범법자가 되고 자기도 모르는 순간 피해자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평등법 관련 팩트체크 자료집은 “평등법이나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인권위가 무소불위의 최상위 사정기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한 해석’임을 알려준다. 먼저 평등법안이나 차별금지법안은 “인권위를 통한 비사법적 구제와 법원을 통한 민사적 구제를 규정”하며, “평등법과 차별금지법에는 차별행위 자체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유일한 처벌 규정은 “인권위에 차별을 호소하는 것 자체를 막는 경우”이고 그마저도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결을 거친다”고 설명한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가 펴낸 평등법 관련 팩트체크[Q&A] 자료집은 현재 보수 개신교계에 널리 퍼져 있는 평등법에 대한 여러 가짜 뉴스와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자료는 국가인권위원회 홈페이지 메인 화면 오른쪽 배너 ‘차별없는 세상’의 ‘평등법이 궁금해?’를 클릭해서 내려받을 수 있다. ( http://t2m.kr/Y3w9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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