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철 규칙부장, "명성교회 수습안은 해당 부서 심의 후 보고하면 돼"
명성교회 수습안 25일 정치부 심의 이후 결론 날 듯
지방 총대들, "이게 무슨 총회냐" 온라인 총회 향한 비난 목소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제105회 총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제105회 총회

[평화나무 신비롬 기자]

사상 최초로 온라인으로 진행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신정호) 105회 총회는 '불통 총회'로 기억될 전망이다. 

21일 도림교회에서 열린 제105회 총회는 “주여! 이제 회복하게 하소서”라는 주제로 온라인 진행했고, 총대들은 각 지역 회집교회에 모여 화상회의로 참석했다. 총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했다. 이번 총회 역시, 명성교회 세습 문제가 이번 총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제104회 총회에서 ‘명성교회수습전권위원회’가 발표한 수습안은 사실상 명성교회의 세습을 허용해 주면서, 교단 안팎의 비판을 받았다. 결국 12개 노회가 ‘명성교회 수습안 철회’를 헌의했다. 내년 1월이면 김하나 목사가 다시 명성교회 담임 목사로 위임되기에 사실상 이번 총회가 명성교회 세습의 분수령이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총회에서 명성교회 수습안은 다뤄지지 않았다. 총회에서 정한 회의 시간의 대부분은 총회 임원 선거와 임원 교체식으로 사용됐고, 남은 시간 동안 명성교회 수습안을 두고 총대들의 찬반 의견이 오갔으나, 결국 “헌의위원회는 총회 규칙 제16조 7항에 명시한 대로 총회 헌의안을 해당 부서로 분류‧이첩하는 게 그 직무다. 그러므로 제기된 헌의안은 정치부를 비롯한 관련 부서에서 심의한 후 본회의에 보고하면 된다”는 김성철 규칙부장의 말대로 처리됐다. 따라서 수습안은 오는 25일 정치부를 비롯한 관련 부서의 심의를 거친 후 보고될 예정이다. 보고 이후 총회 임원회가 최종결정하게 된다.

온라인 총회를 두고 총대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도림교회를 제외한 타 지역 총대들의 의견반영이 전혀 안 된다는 것.

충청노회 정현교 목사는 "총회의 결정에 반대를 표시한 총대들이 있는데도 총회장이 그냥 지나친다"며, "총회가 총회장의 시력으로 총회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또 “총회장과 임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안건만 다룬다면 영등포 총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동노회 이동석 노회장 역시 “이게 무슨 회의냐”며 화를 냈다. 자신들은 찬성한 게 하나도 없는데 총회장이 도무지 (반대표시를)보질 않는다고 항의했다. 

한편 앞서 총회 시작 한 시간 전인 오후 12시께 ‘교회세습반대운동’과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학우회’는 “총회는 지금 당장 불법세습한 명성교회를 치리하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회세습반대운동 실행위원장인 방인성 목사는 “무엇보다 105회기를 맞이하는 통합총회는 교회 사유화 교인들의 눈물과 헌신과 기도를 한 개인의 목사에 사유물로 치부하는 세습 문제를 확실하게 처리하는 이번 총회가 되길 바란다“며 “교인들의 헌신을 가로채는 목사는 삯꾼이며 도적과 같은 목사라고 비판했다. 또 “지금 사회를 불안하게 하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해치는 그런 일들이 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통감하며 이번 총대들이 모여서 전광훈 씨 같은 이런 부류를 이단으로 분명하게 지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김정태 집행위원장은 “오늘이 마지막 기회”라며 명성교회 수습안은 과거 신사참배 결의와 같다고 꼬집었다. “법을 잠재한다고 성경이 말하는 진리도 잠재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며 “수습안을 그대로 두는 것은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를 죽이는 일이며, 통합 교단도, 명성교회도 죽이는 일“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장신대 신대원 학우회장인 오영근 전도사 역시 총대들에게 세습문제를 바로 잡아줄 것을 호소했다. “교단의 헌법질서를 무너뜨린 제104회 총회의 수습안을 철회하고 교단법에 위배된 목회세습행위에 대해 명확하게 치리해 줄 것”을 울먹이며 요청했다.

명성교회 불법세습 기자회견
명성교회 불법세습의 신속한 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명성교회 수습안은 오는 25일 정치부에서 심의할 예정이다.
명성교회 수습안은 오는 25일 정치부에서 심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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