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욱도 품더니 또 "김진하 목사와 김명진 목사 의논하며 하게 될 것"

(출처=전병욱 목사 면직 청원서 서명 페이스북 페이지)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평양노회(황석산 노회장)가 제 식구 감싸기 비판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평양노회는 24일 임시노회를 열고, 빛과진리교회에 김진하 예수사랑교회 목사를 6개월간 임시당회장으로 파송하기로 했다. 임시노회 장소를 강원도 속초의 한 호텔에서 예수사랑교회로 이틀 전 변경해 가며 내린 결정이다.

노회 부서기인 황석형 목사(평안교회)는 25일 '6개월간 임시당회장 파송으로 김명진 목사의 강도권 정지 등이 이뤄진 것이냐' 묻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이라며 "법적으로는 임시당회장이 파송되면, 임시당회장이 행정권을 갖게 된다. 그러나 김진하 목사는 (빛과진리) 교회 사정을 잘 모르시지 않나. 그래서 교회의 모든 일들은 두 분이 의논해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임시당회장으로 김진하 목사가 선정된 이유에 대해서는 "노회에서 임시당회장을 결정할 때 증경 노회장 출신이거나 교회를 잘 아는 사람이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김진하 목사는 김명진 목사와 20년간 같은 시찰회에 소속돼 있고 노회장도 지냈다"며 "그래도 그 교회 사정을 아는 분 중 한 분이기 때문에 추천해서 가게 된 것이다. 그래도 잘 아는 사람이 가는 것이 교회적으로도 부담이 덜 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평화나무 취재진이 '김진하 목사가 빛과진리교회의 내용을 잘 몰라서 김명진 목사와 의논하며 진행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재차 질의하자, "세세한 조사위원회 내용은 모른다. 그러나 교회 사정은 알고 있다"고 했다. '이 말의 뜻은 현재 빛과진리교회 사정을 잘 아는 것이 아니라 김명진 목사를 잘 안다는 뜻이 아니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 친분이 없는 목사가 어디 있나. 나도 친하다"고 했다.

황 목사는 이번 노회의 결정이 '중립'이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 노회의 결정이 세상 밖에서 볼 때는 어떨 지 모르겠으나, 교회적으로 볼 땐 김명진 목사가 징계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최선의 결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 목사는 "김진하 목사도 신장 이식 수술을 받고 본인 교회 설교만도 벅찬데, 빛과진리교회 문제를 떠안게 돼 스트레스를 받게 될까봐 고민이 많다"며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제보자들은 도리어 자신의 건강을 돌봐야 할 상황에 놓인 목사를 임시당회장으로 파송한 이유를 묻고 있다. 

뉴스앤조이 보도로 살펴볼 때 임시당회장으로 파송된 김진하 목사도 적잖게 당황스러워 보인다.

28일 뉴스앤조이 보도에 따르면 김 목사는 "나도 내가 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황석산 노회장이 우리 교회에서 임시노회를 열게 해 달라고 해서 응했는데, 임시당회장을 시킬 줄은 몰랐다. 조사위원회 보고서도 본 적 없다. 이번 연휴에 천천히 살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명진 목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그 교회 훈련 프로그램에 과도한 측면이 있었고, 인분 사건 등 생각지 못했던 일로 악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다. 그 책임은 져야 한다. 향후 설교자 선정이나 조직 정비 등을 해 나갈 생각이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빛과진리교회는 "노회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자축하는 모습이다. 

 

전병욱 목사 성추행 피해자 옆에 섰던 사람들 "평양노회 그럴 줄 알았다"

평양노회의 결정은 사실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평양노회는 길자연 목사(왕성교회 원로)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과거 전병욱 목사를 감쌌던 노회 전력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전병욱 목사는 청년 목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스타 목사로 주목받았지만, 2010년경부터 성추행 폭로가 이어지면서 지탄을 받았다. 그러나 전 목사는 평양노회 목사들의 비호 속에서 홍대새교회를 설립하고 여전히 평양노회 소속 목사로 목회를 이어가고 있다.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파문으로 노회 재판이 시작됐던 2014년 당시, 평양노회 노회장이자 재판국장 역시 강재식 목사였다. 또 전병욱 목사 성추문으로 곤혹을 치룬 삼일교회에는 길자연 목사가 임시 당회장으로 파송됐다. 

또 그 이듬해인 2015년 노회장은 빛과진리교회 임시당회장으로 낙점된 김진하 목사다. 김진하 목사는 2015년 11월 22일 전병욱 목사가 새로 설립한 홍대새교회 평양노회 가입 감사 예배를 드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홍대새교회와 전병욱 목사를 공격하지만, 우리 평양노회는 보호하고 지킬 것"이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또 홍대새교회 임시당회장이었던 길자연 목사도 전 목사에게 돌을 던지지 말고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피해자는 안중에 없고, 목사들이 똘똘 뭉쳐 문제를 제기하는 교인을 불편하게 여기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 보인다. 

당시 삼일교회 교인으로서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 사건을 ‘숨바꼭질’이란 제목의 책으로 출간해 화제를 모았던 지유석 당시 편집장은 지난 9월 6일 전화통화에서 평양노회의 조사 결과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강재식 목사에게 전병욱 목사 사건 당시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다”며 “빛과진리교회 사건 진상조사위원장으로 강재식 목사가 선정됐다는 말을 듣고,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되지만 공정한 치리는 물 건너갈 거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피해자 중에는 해외에 나가 있는 분도 계시고 상처를 받고 이단 종파로 간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노회 목사들이 피해자들을 ‘그 양반들’이라고 칭하는 등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고도 했다. 

또 다른 삼일교회 교인은 “당시 노회는 어떻게든 전병욱을 비호하려 했고, 노회에서 피해자들을 감싸고 케어하는 노력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노회 재판 당시 1차 재판에는 피해자들을 보냈으나, 2차 재판에는 돌아가는 상황이 엉망이라 보내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노회에서 피해자 편을 든다거나 배려를 해준다거나 하는 모습은 없었다. 피해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기본상식조차 없는 사람들이 노회장이고 목사들이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당시 목사들은 피해자들에게 ‘자기가 피해를 입었으면 왜 떳떳하게 얼굴 들고 우리에게 못 오냐' 이런 얘기나 하는 사람들"이었다며, “그래서 우리가 피해자들의 프라이버시나 신변을 어떻게 보호하겠냐고 물으면, 본인이 진실하면 떳떳하게 말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다면 당시 재판국장이자 노회장이던 강 목사는 전병욱 목사 사건 당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평화나무는 지난 9월 6일 빛과진리교회에 대한 조사 내용을 청취하고자, 강재식 목사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강 목사는 이 자리에서 과거 전병욱 목사 사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당시 강 목사와 나눈 대화의 일부. 

- 전병욱 목사 성추행 사건 당시 피해자들은 어떻게 돌봤나?

"그때 얘기는 이렇게 된거다. 어느날 전병욱 목사가 사표와 함께 253억이 든 통장을 가지고 와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유를 물으니, 자기에게 문제가 있는데 사표를 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 사표를 내고 가버렸다. 그래서 알아보니 교회에서 자매가 사표를 내면 털어버린다고 해서 사표를 낸 거였다. 이후 사표를 내고 끝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전병욱 목사가 2년간 대척하지 않고 서울에서 교회를 운영하지 않는 등의 내용으로 교회에서 자기들끼리 타협을 봤다고 해서 끝을 냈다. 그래서 노회에서 임시당회장으로 길자연 목사를 보냈다. 교회 어른이 가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이었다. 이후 교회에 후임 목사를 정하라고 했는데, 우리교단에 소속된 목사가 아닌 경우도 있었고 여성 목사도 후임으로 거론됐다. 그래서 삼일교회 장로들을 불러서 우리 교단 목사를 후임으로 정하라고 했다. 4명을 후임 후보로 정했는데 한 사람은 문제가 있었고, 세 사람 중 한 사람을 정하기로 했다. 1번이 김한요 목사, 2번이 이찬수 목사, 3번이 송태근 목사였다"

강 목사는 ‘당시 피해자를 어떻게 돌봤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 대신, 당시 후임 목사가 어떻게 선정됐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베델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김한요 목사를 1순위 후보로 여기고 설득했다고 했다. 김한요 목사가 자신의 조카라는 사실도 굳이 밝혔다. 그러나 김한요 목사는 삼일교회 후임에는 뜻이 없었다고 했다. 또 최 모 목사가 문제를 일으키면서 같은 지역에 있는 분당우리교회가 수혜를 입으면서 이찬수 목사 역시 삼일교회 후임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게 삼일교회에는 당시 노량진에서 목회를 하고 있던 송태근 목사가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 목사는 “그러나 길자연 목사는 송태근 목사가 삼일교회 후임으로 가기를 원치 않았다”고 했다.  길 목사에게 비판적인 교회개혁실천연대를 후원하는 것이 이유라 했다. 

길 목사가 삼일교회 후임으로 보내려 한 사람은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나 본인(강재식 목사·광현교회)이었으나, 강 목사 자신은 청년목회나 대형교회 담임에는 뜻이 없었다고 했다. 김관선 목사는 삼일교회 후임에 관심을 보였으나, 교인들이 김 목사의 설교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고 했다. 강 목사는 송태근 목사가 삼일교회 후임으로 갈 수 있도록 "내가 우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송태근 목사가 위임식 날부터 전병욱 목사 치리에 의욕을 보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송태근 목사가 위임식 하는 날, 담임목사 인사말에서 ‘반드시 전병욱 목사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언급한 것이다. 그래서 ‘야, 이건 지나치다. 위임식은 위임식대로 하고, 교인들과 따로 그 얘기를 하면 되는데 꼭 그 얘기를 그렇게 해야 하느냐’고 했다"

- 전임 목사에게 문제가 생겨서 그 교회에 위임 목사로 가는 것인데, 위임식 날 그런 얘기 안 하면 언제 하나?

"아니, 위임식은 위임식대로 해야 하는데, 교인들과 미리 얘기가 있었던 건지 그 얘기를 했다. 그래서 (송태근 목사와) 같은 노회가 됐는데 송태근 목사가 피해자들이라면서 7명의 사람들의 피해 상황을 노회에 올렸다. 전병욱 목사 재판을 해달라면서. 전병욱 목사는 우리 노회 무임목사였다. 우리 소속은 맞다. 그때 내가 노회장이었다. 그래서 모였는데 어른들은 ‘다 사표 내고 떠난 사람을 왜 재판하느냐’면서, 다 반대를 하는 거다. 그런데 내가 송 목사를 만나서 ‘이걸 꼭 해야겠냐’고 하니까 자기는 꼭 재판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선배들이 저쪽 방에서 토론할 때 강단에 올라가서 ‘전병욱 목사 재판건 어떻게 할까요’, 그러니까 젊은 목사들이 ‘재판국 만듭시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망방이 두들겨서 재판국을 만들었다.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노회장이 재판국원을 하면 안 되는 건데, 내가 전폭적으로 1등으로 해서 재판국장이 되고, 목사4 장로 3명으로 재판국이 만들어졌다"

강 목사는 "어른들의 생각을 꼭 나쁘게만 볼 수 없다"면서도 "당시 재판국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고 했다. 피해 여성들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아 재판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점이 아쉽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전병욱 목사가 억울하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도했다. 

-평양노회 원로 목사들이 전병욱 목사 처벌을 원치 않았던 건가?

"어른들의 생각을 꼭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는 게 이런 문제가 있는 줄은 몰랐다. 여자랑 문제가 있나 보다 했지, 내용은 몰랐다. 그런데 피해자들의 진술서가 올라오니까 노회장인 내입 장에서는 재판 한 번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어른들은 전병욱은 (교회를) 떠난 사람이고, 송태근 목사가 목회 잘하면 되지. 자기 잘못을 시인하고 (교회를) 떠났으니까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의미가 있었다. 그 사람을 끌어다가 (재판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하는 것을 꼭 잘못됐다고 보진 않는다. 

그런데 내 마음에는 재판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더 강했다. 그래서 재판국을 만들었고 재판을 하기로 했다. 그랬는데 내가 이 진술서 내용만 보고는 모르겠으니 피해자 7명 중 2명이라도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피해자들이 안 오겠다는 거다. 대면하기 싫으면 칸막이라도 치고 본인 확인을 해야지. 진술서라고 해서 싸인해서 올린 것으로 어떻게 믿느냐고 했는데, 끝까지 안 나타나겠다고 해서 재판할 수 없다고 판결을 내버렸다. 

그리고나서 노회가 갈라졌다. 노회 안에 정치적인 부분이 많이 있었고 동도교회 목사가 문제를 일으켜서 노회 안에서 다투다가 우리 이러지 말고 갈라지자고 한 거다. 그래서 갈라지는 틈에 삼일교회는 평양제일노회로 갔고 전병욱이는 무임목사니까 본인에게 어디 있겠냐고 물으니, 평양노회에 있겠다고 해서 평양노회 무임 목사가 됐다. 

그런데 얼마 안 돼, 전병욱이 교회를 개척했다. 2년이 안 되다 보니 삼일교회가 사법에 고소를 했고 그쪽 노회가 우리 노회를 상대로 고소했다. 그때 나는 재판국에 안 들어갔는데, 나중에 재판 내용을 보니까, 삼일교회가 옳은 교회가 아닌 게 전병욱이가 그런 얘기를 했대요. 자기는 그러면 천번도 추행을 더 당했다고.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목사님도 애들의 엉덩이를 치고 애들도 목사님 엉덩이를 치고 그런 게 그 교회 문화였다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상상인 안 가는 것이다. 

나중에 부목사들에게 물어보니까 전병욱이는 아이돌 스타였다는 거다. 애들이 와서 뽀뽀하고 껴안는 건 보통이었다는 거다"

강 목사는 당시 재판국원들은 전병욱 목사를 스토커처럼 따라다닌 여신도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란 전 목사측의 주장만 믿고 몇 개월 정직으로 결론을 낼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삼일교회가 전병욱 목사를 상대로 소송전을 시작한 이유는 전 목사가 삼일교회 인근에서 목회활동을 재개한 탓이다. 이 때문에 전병욱 목사가 전별금으로 받아간 13억원을 반환하라는 소송전이 2015년부터 벌어졌다. 

이에 서울고등법원은 2017년 6월 삼일교회가 제출한 5건의 성범죄 사례를 인정하고 총 1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피해자들에게 교회가 대신 지급한 화해금 8,500만원과 평판 하락 등 무형의 손해 1,500만원 등 1억원은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본 것. 전병욱 목사가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017년 9월 7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나 강 목사는 당시 사건은 전병욱 목사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교회적 책임이기에 법원도 삼일교회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교단 차원에서는 피해자들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내놓은 말이다.

한편 강재식 목사는 이날 평화나무와 인터뷰를 마친 후 전화해 “전병욱 목사와 길자연 목사에 대해 발언한 내용은 기사화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평화나무 취재진이 “제가 판단하겠다”고 하자, “나랑 원수질 수도 있다. 나랑 원수지면 손해일 거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평화나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