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광화문 일대 검문소 설치, 방역 철저
경찰 통제 하에 10인 이하 집회는 열려

개철절에 이어 한글날에도 등장한 차벽
개철절에 이어 한글날에도 등장한 차벽(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신비롬 기자]

개천절에 이어 한글날인 9일에도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철통 방역이 이루어졌다.

경찰 차벽이 재등장했으나, 광화문 광장이 아닌 일대 도로변에만 차벽이 설치됐다. 광화문 광장을 전면 봉쇄했던 개천절과 비교해선 한층 완화된 조치를 취한 것.  

일부 지하철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대신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는 출입구를 봉쇄했다. 지하철 5호선은 정상 운행 했으나, 광화문 역 2번부터 7번, 9번 출입구는 통제됐다. 버스 역시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우회했다.

시민들이 광화문역 출구를 통해 밖으로 나오면, 경찰관이 즉시 다가와 목적을 물어보고 길을 안내했다.

철저한 통제 속에서도 시민들의 길은 열려 있었다. 경찰은 안내판을 통해 시민통행로를 안내했고, 부득이하게 검문소를 거쳐야 하는 경우엔 경찰이 목적지까지 동행했다.

시민통행로(사진=평화나무)
시민통행로(사진=평화나무)

 

방역 협조 요청에 막무가내 정치적 구호

경찰의 철통 방역에 불만을 제기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시청역 11번에서는 통제로 인해 실랑이가 벌어졌다. 시민 한 명이 경찰의 통제에 분통을 터뜨렸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경찰들이 가서 문재인을 끌어내려라”며 “우리는 늙어서 다 살았지만, 젊은이들이 걱정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유튜버들도 옆에서 거들었다. 한 유튜버는 “일반 시민들은 지나가게 해주면서 자신들은 통제한다”며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다. 경찰은 "목적이 있는 사람만 경찰이 동행해 통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경찰들은 이들을 달래기 위해 애를 썼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사그라들 줄 몰랐다. 그 자리에 있던 한 경찰은 “저런 분들이 많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시청역 11번 출구 앞에서 벌어진 실랑이
시청역 1번 출구 앞에서 벌어진 실랑이(사진=평화나무)

 

철통 방역 속에서도 소규모 집회 열려 

철통 방역 속에서도 소규모 단위의 집회는 열렸다.

서울시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10인 이상의 집회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어길시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 기준에 맞춰 경찰은 9인 미만의 집회는 보장해주었다.

광화문 주변 곳곳에서 1인 시위자들의 모습도 보였고, 종각에서는 시민 4명이 거리두기를 지킨 채 태극기를 흔들며 문재인 하야를 외쳤다. 경찰은 순식간에 시위 인원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고자 집회장 주변을 철저히 통제했다. 합류하려는 시민에게 경찰은 “신고된 인원 외에는 참여할 수 없다”며 단호히 대처했다. 

종각에서 열린 집회
종각에서 열린 집회(사진=평화나무)

 

1인 시위 중인 시민
돌담길 앞에서 열린 1인 시위(사진=평화나무)

한글날 광화문 인근 통제는 저녁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거리를 통제 중인 경찰은 "정해진 시간은 없고, 안정될 때까지 통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천절에도 6시 넘어서는 통제를 조금씩 풀었다"며 "오늘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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