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낙태 종용하고 사돈까지 폭행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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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낙태 종용하고 사돈까지 폭행한 목사
  • 권지연 기자
  • 승인 2020.10.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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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문화 사역의 아이콘으로, 여덟 명을 입양한 모범 가정으로 언론에도 자주 조명된 바 있는 일산의 한 교회 목사가 폭언과 폭행, 입에 담기 어려운 저주성 발언을 일상적으로 해왔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그간 63빌딩 고급 호텔에서 디너쇼를 선보이며 매스컴의 조명까지 받았던 헤븐포인트 교회(하만복 담임목사) 곽세지 목사다. 곽 목사는 이 교회 부목사지만, 설립자이자 모든 실권을 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곽 목사는 하 목사와 재혼한 후, 하 목사를 담임으로 앉혔다. 

평화나무를 통해 처음 사건을 제보해 온 건, 이 교회를 섬기던 전도사들로 곽 목사의 친딸과 사위였다. 

이들은 지난 6월 평화나무에 찾아와 2018년 10월 9일 지속적인 낙태 강요와 폭언, 폭행을 당하다 맨몸으로 교회를 나오게 됐다고 하소연하며, “교회 구성원 한 명이라도 이 교회의 가르침이 잘못된 것을 알고 그루밍에서 깨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보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자신들도 교회에서 전도사로서 잘못 가르친 것들을 인정하고, 바로잡고 싶다고 했다. 

 

목사의 낙태권유 "사탄이 준 아이로 장애아일 것.. 낙태가 하나님 뜻" 

A(아내)와 B(남편)는 2018년 8월 9일 어렵게 둘째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다. 난임 부부에게 찾아온 기쁜 소식이었으나, 엄마이자 장모인 곽 목사에게는 환영받지 못했다. 이들은 끊임없이 낙태를 강요받았다고 했다. 

B는 “(아내가) 임신한 것을 알게 된 다음에 아기를 떼라고 그러셨다”며 “이유는 (우리 가문)의 조상 마귀가 자식을 집착하게 하는 귀신이 따라 다니기 때문에 아기를 낳으면 안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곽세지 목사가 A의 하혈 소식을 듣고는 “‘(이 아이는) 100% 장애아고, 뇌성마비 아기를 낳을 것이다’라고 했다”며 “사탄이 주는 자식이라고 계속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들 부부가 증거로 제시한 카카오톡 채팅방에는 ‘거봐라, 하나님의 신호 아니냐. 백프로 기형아 증세다’, ‘완전 사탄 전략에 휘말린 듯하다’ 등 곽 목사가 보낸 내용이 적혀 있다. 

곽세지 목사가 A와 B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A.B씨 제공) 

 

A와 곽세지 목사가 주고받은 카톡 대화내용. (A,B씨 제공)

B는 곽 목사에게 “엄마는 입양도 했으면서, 왜 나는 하나님이 주신 아이도 떼라고 하느냐”고 항변했다고 했다. 그러나 곽 목사가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신다는 응답을 받았다'는 식으로 밀어붙여 말이 통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 부부에 따르면, 당시 B의 부모님은 곽 목사의 지시로 금식에 돌입한 상황이었다. B의 부모님은 곽 목사와 사돈 관계지만, 교회 개척 멤버로서 평생을 곽 목사의 노예처럼 살았다는 것이 이들 부부의 설명이다.

B는 “어릴 때 기억나는 건 부모님이 목사에게 혼나고 맞고 하는 것었다”며 “식사 준비를 해가면 정성이 부족하다며 상을 엎는 것을 목격한 적도 있다”고 했다. 물론 그때마다 성령께서 거슬리고 탄식하는 마음을 주셨다는 이유를 댔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돈일지라도 목사가 금식을 명령하면 할 수밖에 없다는 것. 

 

"사역 때문에 낙태 종용" 주장 

곽 목사의 끊임없는 낙태 요구와 압박에 결국 두 사람은 백기를 들고 말았다. 

B는 곽 목사가 시키는 대로 ‘아이를 포기하자’는 문자 메시지를 아내에게 보낸 후 학교에 갔는데, 바로 다음 날 아내가 수술을 받았다는 문자를 받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곽 목사가 A와 B에게 집요하게 낙태를 요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의 답변은 간단명료했다. 사역이 우상이기 때문이라는 것. 겉으로는 하나님이 원치 않으신다는 핑계를 대며 포장했으나, 실상은 K 목사의 문화 사역을 뒷받침하는 딸이 둘째를 갖게 되면, 사역에 지장이 생길 것이라 판단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A와 B의 증언 
“목사의 우상은 교회고 사역이거든요. 이 사역이라는 것은 디너쇼 뮤지컬을 말해요. 문화사역. 본인이 세운 교회가 우상이에요. 연말에 하는 디너쇼. 개인 찬양 디너쇼와 뮤지컬이 우상인데 아내가 임신을 하게 되면 사역을 못 하게 되죠. 아내가 율동을 한다든지 댄스를 해서 아이들을 가르쳤거든요. 그걸 못 하게 되니까 그게 너무 싫은 거죠”
“제가 사역을 대부분 받아서 했거든요” 

곽세지 헤븐포인트교회 목사가 2018년 서울 광장동 한 호텔 무대에서 디너쇼를 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곽세지 헤븐포인트교회 목사가 2018년 서울 광장동 한 호텔 무대에서 디너쇼를 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일상적 폭행·폭언, 성령께서 주신 마음 때문?

아기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 이들 부부에겐 사건이 또 발생했다. 

제보에 따르면, 곽 목사는 사위인 B에게 끊임없이 정관 수술을 받을 것과 다니던 신학교를 포기하고 평신도로 돌아가 2년간 전도훈련을 할 것, 타 교회에서 파트 사역을 하려는 마음을 버릴 것 등을 계속 요구했다. B의 부모님은 다시 금식에 돌입해 아들이 목사에게 순종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그러던 중 2018년 10월 9일 교회의 한 신혼부부가 부부싸움을 했다는 이유로 호출됐다. 그런데 그 자리에 A와 B도 함께 불려 나가게 된 것. 그 자리에는 부부싸움을 한 신혼부부와 A와 B 외에도 이들의 부모 등 총 30명가량이 함께했다는 설명이다. 

곽 목사는 약 10여분간 부부싸움을 했다는 이유로 불려 나온 커플을 책망하며 구타하더니, A와 B에게 욕설을 퍼붓고 마구잡이로 때리기 시작했다. 곽 목사는 이성을 잃었는지 B 씨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땅에 내리치는가 하면, A의 눈을 손으로 찌르기도 했다. 

A와 B에 대한 목사의 폭언과 폭행은 장장 20여분간 지속됐다. 

당시 상황이 담긴 음성파일에는 ‘ㅆㄴ의 새끼야, (퍽) 뒤져라, (퍽) 가서 뒤져라. (쿵쿵쿵) 뒤져 (쿵쿵쿵), 죽어 (쿵쿵쿵) 이 개xx야, ㅆㄴ, 너도 마찬가지야, 지옥 갈 새끼, 평생 저주하고 살 거야 죽을 때까지, 너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뒤져 죽을 거야. 내 딸을 이 개XX가 저렇게 망가뜨려놔? 꼬셔가지고, 유혹해 가지고 느그 집구석 마귀 새끼 풀려서?’등의 욕설과 저주성 발언, 폭행이 가해지는 현장이 느껴질 만한 내용이 가득하다. 

또 음성파일 말미쯤 곽 목사는 ‘나(를) 너희들(은) 사람으로 보 지마, 이 개 같은 연놈들아, 나 이 사역에 목숨 내놨어, 사역을 가지고 하다마다 해?’라며 공포심을 심어주는 발언도 했다. 

그 자리에서 B의 부모님은 또다시 곽 목사 앞에서 죄인이 됐다. 이들은 곽 목사가 B의 부모님에게 "'네 자식이 나를 배신했다'. '하나님의 종의 사역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책망했다”고 호소했다. 

결국 A와 B는 다음날 동이 트자마자 교회를 나왔다고 했다. 

이들은 “목사가 저주를 한다고 해서 하나님의 저주가 아니란 사실을 이제 알게 됐지만, 워낙 저주를 받고 쫓겨난 상황이라 지금도 두려운 마음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교인들, "우리도 수시로 맞았다"

평화나무는 곽 목사의 폭언과 폭행이 교인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수시로 일어났다는 사실을 복수의 증언을 통해 청취했다. 제보자들은 한결같이 “폭행은 기본”이라고 했다. 자녀가 거슬리는 행동을 하면, 부모를 함께 불러 구타하기도 했고, 그때마다 성령님의 마음을 거슬리게 했다는 이유가 붙었다. 

제보자 C는 “구타는 성도들, 장로도 안 가린다”며 “한 번은 밤을 계속 새면서 준비해서 부활절이 됐는데 내가 머리가 띵하고 컨디션이 안 좋았다. 병원에 갔더니 (앓던 병이) 재발했다고 했다. 그 얘기를 했더니 곽 목사가 ‘어떻게 우리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재발이라는 말을 하느냐. 그게 사탄인 걸 왜 모르냐’고 하더니 (한 장로님한테) 네 기도가 부족해서 사탄이 친 거라고 하면서 장로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막 때렸다”고 했다. 

제보자 D는 “(폭행이나 폭언 장면을) 자주 봤다”며 “제일 많았던 건, 순종 안 한다는 거였다. 하나님한테 순종 안 한다는 건데, 따지고 보면 자기한테 순종 안 한다는 거였다. 툭 하면 성령님을 팔았다”고 주장했다. 

제보자 E는 “연주가 잘 안 되거나 안 맞으면 단원들을 때렸다”고 했고, 제보자 F와 G도 자신들이 폭행당했던 경험을 구체적으로 털어놓았다.

심지어 제보자들은 목사가 교회에서 결혼할 상대를 정해주고 진로도 정해주었다고 했다. 툭하면 집합시켜 단체로 혼나기 일쑤였고, 서로의 행동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곽 목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교인들은 철저히 신뢰한다고 했다. 곽 목사의 판단에 따라 교인들은 프레임이 씌워 있다고 했다. 그래서 좋은 이미지를 쌓기 위해 늘 긴장하고 있어야 했다는 제보자들. 그럼에도 곽 목사에게 반기를 들기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워낙 사정이 어려운 교인이 많다 보니, 이 교회에서는 곽 목사를 친부모 이상으로 생각하며 의존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는 것. 또 하나는 헌금 봉투만 봐도 어떤 심령으로 헌금했는지 알고, 사람을 꿰뚫어 본다는 곽 목사를 교인들은 철저히 믿었고, 어떤 영력이 있는 것처럼 받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교인들은 구타를 당하면서도 ‘목사님 손이 아플까 봐 더 걱정하는 것이 이 교회의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이단·사이비 대처 사역을 하고있는 조믿음 바른미디어 대표는 “헤븐포인트교회의 사례는 목사가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곳에서 벌어지는 전형적인 행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목사가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 성경에도 없는 교리를 스스로 만들고 심지어는 신도들을 옥죄는 경우”라고 판단했다.

이어 “조상마귀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자체가 귀신론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다는 방증”이라며 “어디선가 잘못된 귀신론을 배워서 그걸 답습하고 그걸 그대로 믿는 신도들이 있다는게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가족끼리 합의 후 마음 바꾼 최초 제보자 
... 일부 교인들 그루밍에서 깨어나는 계기 

곽세지 목사는 지난 7월 11일 평화나무의 인터뷰 요청에 불쾌감을 드러내면서도 “만나자”는 요청에는 동의했다. 

곽 목사는 이날 “만나야겠다”며 “(나에게) 너무 억울한 제보들이라면 반드시 오해를 풀어야 되겠고, 명예훼손으로 고발해야 될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교회가) 작은 교회도 아니고, 교인들이 바보도 아니고 이단 교회도 아닌데, 이런 말들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안 좋은 부분”이라며 “아닌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야 하니까 만나야 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담당 장로를 통해 인터뷰 날짜를 정해달라”고 했다. 

교회 장로를 통해 7월 14일 인터뷰 약속이 잡혔지만, 당일 약속시간 3시간 전에 돌연 취소됐다. 

이 교회 장로는 “현재 교회 공사로 오늘 인터뷰가 어렵겠다”며 “필요한 내용은 서면으로 답하겠다”고 했다. 그는 “비가 와서 흘러내린 토사를 치우느라 교인들이 총동원됐고, 곽 목사도 이 때문에 인터뷰가 힘들다”는 이유를 들었다. 평화나무가 오히려 교인들도 함께 만날 수 있으니, 충분한 반론을 하실 수 있지 않느냐는 취지로 설득했으나, 그는 단호히 거절했다. 그럼에도 평화나무가 현장으로 곧장 달려갔으나, 곽 목사도 교회 장로도 만날 수 없었다. 

서면으로 질의했으나, 역시 답은 얻지 없었다. 그사이 교회 내부에서는 평화나무에 대한 대응팀이 꾸려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곽 목사는 당시 본지 기사가 찾아올까 봐 일주일간 피신해 있었다는 것이 복수의 증언이다. 또 평화나무 김용민 이사장과 본지 기사, 카이로스 고정 패널인 김디모데 목사를 악한 세력으로 교육시키며 결박 기도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또 블로그와 댓글 공격 대응에도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한동안 포털에서 평화나무를 검색하면, 헤븐포인트교회가 연관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보도가 되면 평화나무를 음해세력으로 몰며, 목사를 지키겠다고 나설 교인이 최소 150명에서 300명은 될 것”이라고 했던 최초 제보자 A와 B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었던 것. 

그러던 중 최초 제보자인 A와 B는 제보를 취소하겠다고 했다. A는 “나는 상담을 하러 갔을 뿐”이란 황당한 주장도 했다. 알고 보니 곽 목사가 딸과 사위를 찾아가 사과하고 가족 간 화해를 이뤘다는 것. 본지 기자가 “다른 피해자들은 어떡하느냐. R가족간 화해를 끝날 일은 아니지 않나"라고 묻자, B는 “그간 교회의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수개월이 흘렀으나 평화나무가 먼저 연락할때까지 최초제보자들에게선 연락이 오지 않았다. 평화나무가 보낸 질의서에도 답변은 없었다. 오히려 이후 평화나무에는 헤븐포인트 관련 제보가 더 많이 접수된 상황이다. 교회의 무리한 대응과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한 곽 목사의 행동에 되려 의문을 품는 교인들이 생겨난 것. 평화나무는 후속 보도를 통해 교회의 산적한 문제들과 그간 벌어진 일들을 밝혀나갈 예정이다. 

한편 평화나무는 보도 당일에도 곽세지 목사와 하만복 담임목사 등에게 연락했으나, 연락은 닿지 않았다. (기사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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