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무 때문에 일찍 헌금했을 뿐" 무슨말인가 봤더니...
제보자들 "평화나무 취재로 재정문제 드러날까 봐 18억 비자금 내놓아"
"아들 목사 성추행 혐의로 파면하면서, 교인들 기도 안 한 탓"

곽세지 헤븐포인트 교회 목사가 2018년 12월 서울 광장동의 유명 호텔에서 디너쇼를 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사랑뉴스교회)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헤븐포인트교회(하만복 담임목사)에 대한 평화나무 취재가 시작되자, 이 교회 실권을 쥐고 있는 곽세지 목사가 사임하겠다고 발표하고 나섰으나, 하루도 안 돼 번복한 촌극이 벌어진 것으로 확인된다. 또 성추행 혐의를 받고있는 아들 하 모 교육목사를 파면했으나, 아들의 비행마저 교인들이 기도하지 않은 탓으로 돌리는 등 적반하장식 행태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헤븐포인트교회는 평화나무 취재가 시작되자, 7월경부터 내부 단속과 대응에 나섰다. 아울러 교회개척 이래로 단 한번도 연 적이 없는 당회와 공동의회가 구성됐다. 교회 정관도 마련했다. 이 역시 급조했고, 교인들에게 제대로 공개했는지도 의문이다. 이 문제는 추후 따로 다룰 예정이다. 

특히 곽 목사의 장남인 교육목사가 여신도 여러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파면됐다. 

한 교회 관계자는 평화나무 첫 보도가 나가기 하루 전인 11일 '그동안 교회의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질문에 "하00목사의 성추행 의혹을 교회에 진상조사 해달라고 요청했고, 조사결과 사실로 드러나 파면했다”며 “곧 경찰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성추행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교회가 발칵 뒤집혔던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사건은 경찰이 수사 중에 있다. 

 

아들목사, 성추행 혐의로 수사받는 중.. 교회서는 진상조사통해 파면 

사안의 중대성을 따져 교인들 사이에서는 곽세지 목사에게 아들인 하 교육목사를 올바로 치리해달라는 요청이 제기됐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보자들은 곽 목사에게 교회의 문제를 바로 잡아달라고 했다가는 불호령이 떨어지기 일쑤라고 했다. 문제를 제기하면 악의 세력으로 몰리는 분위기라고 했다. 교회는 하 목사를 자수시켰다고 했다가 이 역시 번복했다. 

우선 평화나무는 교회에서 교인들에게 발송된 문자 메시지 몇 건을 입수했다. 그중 한 건은 헤븐포인트교회 당회(시무장로) 명의로 지난 7일 발송된 메지시다. 

여기에는 ‘지난 하00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진행 상황을 알려드린다’며 ‘현재 교회에서는 하00 교육목사를 목사직에서 파면하였습니다. 동시에 교회에서는 하00의 법적 책임을 묻기로 결정하였고 하00 본인도 죄 뉘우침과 동시에 법적 책임을 달게 받기로 어제 날짜로(10월6일) 스스로 자수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나 이틀 후인 8일 같은 명의의 문자 메시지에는 ‘하00(파면목사)은 10월 6일 자수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경찰서 확인결과 10월 5일 이전에 이미 피해자 00가 고소장을 먼저 접수하였으므로 이 사건은 자수가 아닌 고소로 진행될 예정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교회측이 하 목사를 파면한 것은 사실이나, 자수를 시킨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소송이 제기된 연유로 가해자가 자수한 일이 취소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중고등부 학생들 불러모아 단속 
"사건 관련 언급 금지.. 목사님만 믿고 따라와라"

평화나무는 곽 목사가 아들 목사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후 중고등부 학생들을 불러모아 발언한 내용이 담긴 음성 파일도 확보했다. 약 17분간의 음성파일에는 곽 목사가 중고등부 학생들을 불러모아 “하00을 자수시키려고 했지만, 어떤 사람을 통해 고발이 들어가 자수가 아니고 고발 조치됐다”며 “(하 목사는) 우리교회에서 파면됐다. 목사로서 생명이 끝난 것이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겼다. 곽 목사는 이어 “우리 교회와는 끝났다. 관심갖지 말라”며 “너희들이 교회 지킴이가 되어야 한다. 일체 언급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켰다. 

그러면서 “우리가 사역할 것이 많은데, 거기 얽매여 있으면 누가 기뻐하겠나, 사탄이 기뻐하고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는다”며 “똥 싼 다음엔 물 내려서 버려야 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는 “앞만 보고 앞으로의 사역만 생각하라”고 했다. 또 “관심을 우리교회 성전 건축에 둬야 한다. 거기서 하나 돼 전도사님과 하나 되고, 목사님과 하나 돼 싸워야 한다”고도 말했다. 

곽 목사는 “앞으로 피해자와 가해자 변호사들이 다투게 될 것”이라면서 사건과 관련해 입에 올리거나, SNS를 주고받는 등의 행동을 하면 명예훼손으로 고발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자칫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피해자가 ‘아줌마’, ‘결혼한 여성들’이며, “저능아들도 아니고 그 사람들에게도 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뿐 아니라 “목사님이 떠나기 바라는 사람이 있나?”라며 “목사님 여기 있으면 너희들이 지켜줘야 한다. 보호해 줘야 한다. 끌어줘야 한다”고 했다. 

곽 목사는 “절대 흔들리지 말아라”, “교회 사역만 생각하고 나가자”, “고발하는 것 자체가 나쁜 짓이다”, “언론에서 터질 수도, 안 터질 수도 있다. 절대 (관련 내용을) 말하지 말고 지워버리고 목사님 말만 듣고, 목사님이 시키는 대로 해라. 부탁한다” 등의 발언을 이어가면서 “사랑해”라고 거듭 발언하기도 했다. 

곽 목사는 발언 중간에 한 교인이 내놓은 호소문과 관련해 언급하기도 했다. 곽 목사는 호소문 내용이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해당 호소문을 중고등부 학생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받았는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물론 평화나무는 해당 호소문도 복수의 제보자들로부터 중복 입수했다. 

장문의 호소문에는 “제가 악의 세력이 아니라고 믿어주시고 꼭 진실을 알려 달라면서 (중략) 알려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곽세지 목사가 아들 하 목사를 자수시키겠다고 한 후 시키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내용 등이 구구절절 담겨있다. 

곽 목사가 이날 불러모든 중고등부 학생은 총 37명이다. 곽 목사는 이날 참석하지 않은 학생들의 이름과 사유를 한 명 한 명 확인하기도 했다. 

 

목사 아들 비행도 기도 안 한 교인 탓?

제보자들은 한결같이 곽 목사가 아들 하 목사를 이름을 개명시켜서라도 언제고 다시 불러들일 것이라고 예견했다. 아울러 현재 하 교육목사의 처소마련과 관련해서도 뒷말이 무성한 상황이다.  

또 “곽 목사가 처음에는 아들 목사가 자수를 했다고 하면서 피해자들과 합의를 이루려 했으나, 고소장이 접수되자 정신병력이 있다느니 다른 전략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복수의 증언이 평화나무에 접수됐다. 곽 목사가 제 자식 감싸기로 신도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것. 

한 제보자는 “곽 목사가 교인들에게 ‘나는 너희들을 위해 희생하느라 자식들 돌볼 시간이 없었다. 너희들이 기도하지 않아서 내 자식들이 이런 것’이라고 책망하고, 책임을 돌리는 모습에 크게 실망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앞서 평화나무가 모니터링한 지난 9월 20일 주일예배에서 곽 목사는 “목사님이 여러분을 살릴 때 여러분은 애들을 위해 기도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목사님의 재산과 함께 아이들까지 비리가 돼 우리 아이들이 교회에 오는 것까지 말릴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그는 “가슴에 비수가 꽂혔다”며 교인들을 책망했다.

 

사임하든 안 하든 "돈 달라"

곽 목사는 이날 예배 후 사임 의사를 밝히기 위해 강단에 섰다. 곽 목사는 “저와 목사님(하만복)이 분립개척해 나갈 시간이 됐다”며 “하나님의 사인이다. 하나님의 계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들에게 약속했던 것을 지키고 싶었는데, 하나님께서 새로운 종들을 데리고 일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최근 급조된 당회와 제직회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곽 목사는 평생 당회와 제직회를 세우지 않고 가는 것이 초대교회의 모습을 지키는 것인데, 성령의 인도 외 조직과 체계를 세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또 “사역은 목회자가 기뻐야 하고 행복해야 하는데 편치않았다”며 “목사님(나)은 교회 재산이나 모아둔 것을 그때마다 다 하나님께 드렸고 이번에도 평화나무를 통해 좀 빨리 드렸을 뿐이다. 하나님을 위해 쓰려고 했던 물질을 아낌없이 통장째 넘겨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사님을 믿어라. 의심하지 말라고 했는데 몇몇 직분자들에 의한 의심과 의문을 통해서 교회에 퍼지게 돼서 목사님을 신뢰하는 눈빛이 달라졌고 카톡을 해도 반응이 이상하다”며 “결국은 근본(이유)을 알았다. 목사님의 헌금이 불씨가 돼서 자기들은 가난하고 어려울 때 목사님은 뭔가를 위해 모았다고 의심하고 쑥덕쑥덕했다. 담임목사님께서 우리 사역은 여기까지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곽 목사가 ‘평화나무를 통해 하나님께 조금 빨리 드렸을 뿐’이라고 언급한 내용과 관련해 복수 제보를 청취할 수 있었다. 평화나무 취재가 시작된 후, 재정과 관련한 문제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곽 목사가 교회에 18억이란 거금을 내놓았다는 것. 교회 재정의 쓰임새가 교회에서 공개된 적도 없거니와 직분자들도 대부분 알지 못한 터라 곽 목사가 내놓은 거금에 충격을 받는 교인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곽 목사는 점점 감정에 복받치는 목소리로 자신을 의심하는 교인들을 떠나 “맑은 영혼이 있는 곳에 가서 다시 개척하겠다. 말씀을 듣고 순종할 수 있는 자들과 당회가 없는 교회, 재직회가 없는 교회를 세우겠다”고 했다. 

또 “저주가 일어났다”며 “결국은 목회 개척했던 목사와 담임목사가 사임하는 것 자체가 영적인 말씀을 들을 수 있는 통로가 막힌 것이다. 이게 저주가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목회의 한계를 느껴 아무런 미련 없이 나간다”면서도 “분립개척비와 입양한 아이들을 위한 사택비를 달라”고 했다. 곽 목사는 “절대로 나를 따라오지 말고 교회를 지켜달라”면서도 “목사님(내가)이 없으면 죽을 것 같은 사람만 따라오라”고 했다. 

그러다 같은 날 저녁, “하나님의 계시”라며 밝힌 사임 의사를 번복했다. 곽 목사는 자신의 사임 통보에 통곡하고 슬퍼하는 교인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떠나라는 응답보다, 세 가지를 제시하라는 응답을 주셨다”며 “몸과 마음은 떠나지 말고 있되, 바로 나갈 수 있는 준비를 하고 남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 분리개척 자금과 입양아 8명의 양육비, 퇴직금을 요구했다. 교인들은 사랑할 존재지만,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이유를 붙였다. 

헤븐포인트 교회가 평화나무 취재와 방문을 대응하기 위해 교회 정문앞에 교인들을 교대로 보초세우고, 간증문을 쓰도록 했다. 또 평화나무의 보도가 나간 후에는 기사와 영상을 보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공유했다. (제보자 제공)

 

곽 목사 따라 내부 단속에 열심내는 교회 
평화나무 기사·영상 보지 못하게 막고, 교회 앞 보초도 서 

제보에 따르면 교회는 현재 평화나무의 보도를 교인들이 접하지 못하게 하고, 내부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실제로 곽세지 목사의 측근인 한 권사가 교인 100여명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유튜브에 평화나무 기사와 영상이 돌아다니고 있다’며 ‘절대 클릭해서 들어가는 것만큼 조회 수가 늘어서 검색어가 올라가기 때문에 관심갖지 말고 영상검색을 하지 말아달라. 궁금하면 저에게 물어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평화나무 취재진의 방문을 대비해 일부 교인들을 교회 입구에 몰래 배치해 두었다는 제보도 입수됐다. 이는 처음이 아니다. 평화나무가 취재에 돌입하자, 지난 7월에도 교회측은 일주일 넘도록 당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교회 정문을 지킨 것으로 확인된다. 

한편 아들 목사는 물론, 곽세지 목사와는 여전히 전화연결이 안 되고 있다. (기사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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