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개신교인 보수화 ‘심화’ㆍ차별금지법 찬성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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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개신교인 보수화 ‘심화’ㆍ차별금지법 찬성 ‘우세’
  • 김준수 기자
  • 승인 2020.10.1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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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14일 ‘2020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발표
지난 14일 ‘2020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발표회에서 발제하고 있는 이상철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사진=평화나무)
지난 14일 ‘2020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발표회에서 발제하고 있는 이상철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20대 개신교인의 보수화 경향이 뚜렷하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2020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에 따르면, 진보 성향은 작년 조사와 비교해 10%가량 감소한 22.3%인 반면, 보수 성향은 2019년 12.7%에서 8.6% 증가한 21.3%로 나타났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도 60대에 이어 20대가 가장 낮았다. 또 중도라고 표시한 비율 역시 20대가 49.1%로 가장 높았다.

2019 인식조사에서 20대 개신교인의 정치적 성향의 경우, 보수 12.7%, 진보 39.8%, 중도 47.5% 순이었다. 올해는 보수 22.3%, 진보 28.6%, 중도 49.1%으로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중도의 경우 별 차이가 없지만 진보 성향에서 줄어든 응답이 보수 성향으로 이동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상철 원장(크리스챤아카데미)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상황의 악화와 취업 경쟁 심화, 부동산 정책 갈등, 조국ㆍ추미애 전현직 법무부장관의 자녀들과 관련된 소위 공정 논란 등의 영향으로 20대 개신교인의 보수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원장은 “20대 개신교인의 보수화는 작년 인식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두드러진다”며 “청년들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은 요원한 세상이 되었다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 보수로 회귀하는 계기가 되었을 수 있다”고 했다.

20대 개신교인과는 달리 40대는 진보성향이 보수성향보다 두 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40대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가 40.4%, 보수는 21.5% 였다. 60대 이상에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60대는 보수성향이 43.0%, 진보성향이 21.3%로 나타났다.

‘2020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에서 정치적 성향을 묻는 질문에 개신교인 응답자의 31.4%는 ‘진보’라고 답했다. ‘보수’는 28.8%, ‘중도’는 39.8%로 나타났다. (사진=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자료집 갈무리)
‘2020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에서 정치적 성향을 묻는 질문에 개신교인 응답자의 31.4%는 ‘진보’라고 답했다. ‘보수’는 28.8%, ‘중도’는 39.8%로 나타났다. (사진=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자료집 갈무리)

 

‘기본소득제·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입장은?

최근 주요 경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기본소득제 도입과 전 국민 고용보험에 대한 개신교인의 입장도 조사됐다.

기본소득제 도입에 대해서 기독교인 응답자의 43.2%는 찬성, 반대 46.7%로 나타났다. 전 국민 고용보험은 찬성 60.5%, 반대 24.3%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기본소득제와 전 국민 고용보험 중 무엇을 우선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에는 전 국민 고용보험이 35.4%, 기본소득 34.0%로 나타났다.

기본소득을 도입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가 73.6%로 시장경제 활성화 14.4%, 취업 장려 2.1% 압도적으로 높았다.

신익상 교수(성공회대)는 “기본소득제 도입과 전 국민 고용보험 문항을 분석한 결과, 모두 정치적 성향, 월 가구소득, 자산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으로 진보적이거나 가구소득, 자산이 적을수록 기본소득제 도입과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에 찬성하는 개신교인이 많을 개연성이 크다”며 “교회의 공식적 활동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 자신의 신앙심이 얼마나 깊다고 생각하는지 등의 신앙 지표들은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2020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에서는 기본소득제와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여부를 기독교인들에게 물었다. 기본소득제 도입에 대해 응답자의 43.2%는 ‘찬성’, 46.7% ‘반대’한다고 답했다.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은 찬성 의견이 60.5%로 나타났다. (사진=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자료집 갈무리)
‘2020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에서는 기본소득제와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여부를 기독교인들에게 물었다. 기본소득제 도입에 대해 응답자의 43.2%는 ‘찬성’, 46.7% ‘반대’한다고 답했다.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은 찬성 의견이 60.5%로 나타났다. (사진=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자료집 갈무리)

 

문재인 정부 코로나19 위기대응 ‘신뢰’ㆍ통일정책 ‘부정적’

개신교인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신뢰를 보냈지만 통일 및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코로나19 대처 능력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를 ‘신뢰한다’고 답한 기독교인 응답자는 73.7%, ‘신뢰하지 않는다’는 22.7%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가 현 정부를 가장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0대의 경우 83.8%가 정부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반면에 60대와 20대의 신뢰도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60대는 ‘신뢰한다’ 70.4%, ‘신뢰하지 않는다’ 27.2%, 20대는 ‘신뢰한다’ 66.8%, ‘신뢰하지 않는다’ 26.5%였다.

문재인 정부의 통일 및 대북 관련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잘하고 있음’이 33.7%, ‘잘못하고 있음’이 46.4%로 부정적인 평가가 더 높게 나타났다.

김상덕 연구실장(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은 “이 결과는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결렬된 북핵문제 해결 및 평화회담 중단 등의 정치적 상황과도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 정부에 걸었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냉정한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2020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에서 코로나19 관련 문재인 정부의 대처 능력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73.7%가 ‘신뢰한다’고 답했다. 22.7%가 ‘신뢰하지 않는다’, 3.6%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사진=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자료집 갈무리)
‘2020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에서 코로나19 관련 문재인 정부의 대처 능력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73.7%가 ‘신뢰한다’고 답했다. 22.7%가 ‘신뢰하지 않는다’, 3.6%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사진=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자료집 갈무리)

 

‘공동체성·사회적 약자 혐오’ 강화됐지만 ‘구제·섬김·나눔’도 열심

코로나19 상황에서 공동체성이 강조되는 한편,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도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된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동성애자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고 답변한 사람이 65.3%, ‘그렇지 않다’는 사람이 26.3%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혐오도 심화 경향에서는 연령이 높고, 교회에 출석하고, 신앙이 깊을수록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송진순 박사(이화여대)는 “교회에서 신앙이 깊을수록, 신앙생활을 성실하게 할수록 타집단에 대한 혐오가 두드러진다는 것은 주목할 점”이라며 “특히 감염 방지라는 일종의 안전조치가 나 외의 집단에 대한 경계 설정을 강화하고 성소수자와 같은 소수자 집단에 대한 반감과 혐오를 증대시키는 조건이라는 점은 개신교회가 다시 생각해야 하는 지점”이라는 지적은 뼈아프게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공공의 안전과 특정 집단에 대한 불신ㆍ경계 극복 중 더 중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도 과반수 이상인 54%가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는 특정 집단을 경계하고 불신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유학생, 난민, 외국인 배우자 등 외국인에게도 의료, 복지, 재정 지원을 우리 국민과 동등하게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51.1%가 ‘그렇다’고 답해 “개신교인이 무조건 배타적이고 혐오를 양산하는 경향이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송 박사는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에서 교회가 교회 내부만이 아니라 교회 밖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질문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며 “구제, 나눔, 섬김이라는 기독교적 정신과 가치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함의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2020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개신교인 응답자의 42.1%는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38.2%, ‘모르겠다’는 19.7%로 나타났다. (사진=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자료집 갈무리)
‘2020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개신교인 응답자의 42.1%는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38.2%, ‘모르겠다’는 19.7%로 나타났다. (사진=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자료집 갈무리)

 

개신교인 42.1%, 차별금지법 제정 찬성

‘성소수자 축복’ 목회자 징계 여부도 의견 다양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개신교인의 견해를 엿볼 수 있는 결과도 나왔다. 지난달 2일 국내 최대 교단 연합체인 한국교회총연합 조사와는 정반대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찬성한다는 응답이 반대한다는 의견보다 높게 나타났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찬반을 묻는 질문에 개신교인들의 42.1%는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38.2%였다. 반대 비율은 교회 출석의 빈도가 높고, 중직자일수록 높았다. 또 60대 이상에서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는 응답이 51.9%로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가장 높았다.

이상철 원장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차별금지법을 반대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과 대형교회의 목소리가 과대 대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치 교회라면 차별금지법 제정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는 세간의 평가와는 다르게 실제 개신교인의 생각은 다르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한국교회 주류 교단이라 할 수 있는 예장통합과 예장합동, 감리교단은 차별금지법에 대해 단호한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고 있다. 여기에 순복음, 성결교단, 침례교단까지 더해지면 수치상으로는 거의 모든 개신교 교단이 반대라고 할 수 있다”며 “실제 한국 개신교인들 대부분이 반대하는지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많았는데, 이번 조사에서 교단장이나 대형교회 목사들의 반대 목소리가 너무나 과대 대표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일 한교총이 발표한 ‘차별금지법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당시 한교총 조사에서는 차별금지법 찬성 의견이 39.9%, 반대 47.7%, 무응답 12.4%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한교총의 설문이 (차별금지법) 찬반에 대한 공정한 서술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이라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찬성하는 주장과 반대하는 주장 사이 공정성과 형평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설문구성이었다”고 했다.

사실상 한교총이 차별금지법 반대를 전제하고 설문 문항이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경우 악영향을 서술하는 질문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설문의 상당 부분이 법안에 대한 무지와 가짜뉴스에 기반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다”고 했다.

이 원장은 “한교총 여론조사 문항이 갖는 근원적인 문제점은 성서적 규율(반동성애)을 바탕으로 차별금지법을 재단하려는 무리수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라며 “설문 내내 반대 논지로 가지고 오는 동성애, 동성혼 문제가 설사 문제가 있더라도 그것은 종교적 신념과 신앙고백의 문제가 아니라 법리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탈종교적인 세속화 시대의 문제라는 점을 망각한 채 종교적 규제로 사회적 법안을 바라봤다”고 했다.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교단 재판에 회부된 이동환 목사의 징계 여부에 대한 견해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동환 목사의 징계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개신교인 응답자의 29.5%는 ‘축복은 목사의 권한이므로 누구를 축복하든 징계해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축복은 목사의 권한이라고 하더라도 동성애자를 축복한 것은 용납할 수 없으므로 목사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27.3%, ‘축복은 목사의 권한이라고 하더라도 동성애자를 축복한 것은 잘못이므로 목사 자격은 유지하되 징계는 해야 한다’는 25.3% 등으로 의견이 분분했다.

송진순 박사는 “교회 전체가 동성애를 비롯한 성소수자 혐오에 앞장선다는 사회 보편의 시각에서 보면, 이러한 결과는 동성애 혐오가 개신교인 다수의 압도적 의견은 아니었다”며 “동성애 혐오 인식만큼이나 교회가 성소수자를 떠나 누구든 포용적이 되어야 하며 축복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어야 한다는 입장 역시 다수 개신교인의 의견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2020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크리스챤아카데미, 기독교사상이 여론조사 전문 업체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월 21일부터 29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방법은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로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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