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븐포인트교회 이름으로 후원금 전달된 건 두 건뿐
재정담당 S 장로 개인 및 업체 명의로 10년간 2600만원 후원
최호윤 회계사, "법으로 보면 교회는 후원하지 않은 것"
뮤지컬뿐 아니라 디너쇼로 얻은 수익도 행방 묘연
교회 개척 후 24년간 당회나 재정 보고 없었어

[평화나무 신비롬 기자]

헤븐포인트교회가 자체 제작 뮤지컬을 선보이면서 한국컴패션과 홀트아동복지회에 후원한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실상 교회 이름으로 후원된 건 10년간 총 4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회가 아닌 관계인과 관계인의 회사를 통해 후원된 금액이 26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되나, 이 나머지 금액의 쓰임새는 알길이 없다. 헤븐포인트 교회는 그동안 당회와 제직회 등의 존재가 전무했고 24년간 재정내역도 공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헤븐포인트교회는 2010년경부터 매년 자체 제작 뮤지컬인 ‘하늘이여땅이여’를 교회에서 개최해 왔다. 아울러 이를 홍보할 때마다 ‘해당 티켓 판매금액은 컴패션과 홀트아동복지회]에 후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스터 후원 란에는 컴패션과 홀트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CBS노컷뉴스도 2015년 헤븐포인트교회의 문화선교를 홍보하며 “티켓을 판매하고 공연 수익금은 한국홀트아동복지회와 한국컴패션, 광주교도소의 소회 이웃들을 위해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홀트 김대열 회장은 헤븐포인트교회 창립 20주년 축하 영상에 등장해 “(헤븐포인트교회가) 후원해 주신 것에 대해 홀트아동복지회를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영상은 지난 7월 14일 헤븐포인트교회 유튜브 영상에 게재됐다. 

 

헤븐포인트교회 20주년 축하 영상에 출연해 감사를 표하는 홀트 대표(출처=헤븐포인트방송국)
헤븐포인트교회 20주년 축하 영상에 출연해 감사를 표하는 홀트 대표 (출처=헤븐포인트방송국)

그러나 한국컴패션과 홀트에 문의한 결과, ‘헤븐포인트교회’라는 이름으로 후원이 들어온 건 2012년 홀트에 200만원,  2018년 컴패션에 200만원 두 건이 전부였다. 헤븐포인트교회는 2012년과 2018년 두 곳에 각각 200만원씩, 총 400만원만 후원했다. 

 

곽세지 목사 측근 장로 운영 회사명의로 후원, 세제 혜택은 누가 봤나 

단 교회 이름 대신 헤븐포인트교회 재정을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진 S장로와 S장로가 운영하는 ‘인스타000㈜’, ‘㈜크라운0000’의 이름으로 총2600만원이 후원됐다는 사실을 홀트와 컴패션을 통해 확인했다. 

S장로는 본인 명의로 2010년 홀트에 200만원을 후원했고, 2012년부터는 S장로가 운영하는 업체들을 통해 후원했다. 

(주)크라운0000의 명의로 컴패션에 후원된 금액은 2012년 300만원, 2013년 300만원, 2015년 200만원, 2017년 200만원 총 1000만원이다. 홀트아동복지회에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각각 200만원씩, 총 600만원이 후원됐다. 

2018년과 2019년도에는 (주)인스타000를 통해 후원됐다. 홀트와 컴패션에 매년 200만원씩 총 800만원이 후원됐다. 

S 장로가 운영하는 업체 두 곳 중 한 곳은 방송프로그램 제작하는 업체로 뮤지컬 주최와 기획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또 다른 한 곳은 공연과는 전혀 관계 없는 화물운송 중개업이다. 두곳 모두 고양시 일산동구 백마로 소재 한 건물 한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 

삼화회계법인의 최호윤 회계사는 "교회 관계자라 하더라도 개인의 이름으로 기부를 했을 경우, 그걸 교회의 후원으로 보긴 어렵다"며 "후원금을 낸 개인은 기부금 영수증도 받을 수 있으며 세금 혜택도 받을 수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금 공제는 소득에 따라 달라진다.

이와 관련해 S 장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그는 "전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다음날인 21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교회 재정은 교회 재정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교회는 업무의 편의상 공연에 관한 업무를 기획사에 위임해 진행했다"며 "공연으로 인한 수익금은 편의상 기획사가 직접 기부를 하고 있다. 해당 기부금은 실질적으로 교회가 하는 것이기에 그렇게 알리고 있으며, 기부 단체도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S장로는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가 대행해 왔을 뿐이라고 했으나, 기부금영수증을 본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다. 평화나무가 접촉한 중직자들은 모두 "홀트와 컴패션에 후원한다고만 들었지, 기부금영수증 한 번 본적도 수익금이 어떻게 쓰이는 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제보자들은 곽 목사와 S장로와의 유착을 의심해 온 터다. 

 

뮤지컬 티켓 판매 수익금 후원한다더니...

더 큰 문제는 확인된 기부금 액수가 티켓 판매 금액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다. 

헤븐포인트교회 뮤지컬은 매해 3일간 열려왔다. 티켓값은 2만원-3만원이다. 좌석은 약 380석 중 기둥 뒷쪽 좌석을 제외한 90%를 교인들의 부담으로 채워왔다. 

 이 교회 관계자는 "교인들이 티켓을 판매하는 홈페이지에 접속해 티켓을 구매하고 지인들을 초청해 그 자리를 메운다"고 밝혔다. 

뮤지컬이 진행 중인 헤븐포인트교회(출처=헤븐포인트교회 페이스북)
뮤지컬이 진행 중인 헤븐포인트교회(출처=헤븐포인트교회 페이스북)

이 관계자의 말을 토대로 계산하면, 적게 잡아도 뮤지컬 티켓은 약 900장이 팔리는 셈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매년 뮤지컬을 한 번 개최할 때마다 티켓 판매금은 최소 27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중 뮤지컬에 참여한 성도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10원 한 장도 없었다는 것이 제보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오히려 단원들도 의상을 개인이 구입해서 참여해야 했다"고 말했다. 

단 뮤지컬 공연 때마다 서너명의 외부 뮤지션이 참여했다. 이들에게 지급된 사례비를 넉넉잡아 700만원 정도로 계산해도 뮤지컬을 한 번 개최할 때마다 2000만원이 남는다. 10년이면 2억원이다. 여기서 S장로와 S장로가 운영하는 업체가 후원한 2600만원과 교회 이름으로 후원한 400만원을 제하더라도 1억7천만원의 행방이 묘연해진다. 

한 제보자는 "심지어 연습을 위해 저녁에 모인 성도들에게 밥과 국만으로 구성된 저녁 식사를 판매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교인 고혈 짜낸 곽세지 디너쇼 수익금 어디로?

곽세지 목사의 이름을 걸고 유명 호텔 등에서 개최해 온 디너쇼를 통해서는 더 많은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헤븐포인트교회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63빌딩 가장 큰 홀에서 개인 디너쇼를 열었고, 2014년 이후엔 워커힐 그랜드 씨어터에서 500석 규모의 장소를 빌려 진행했다. 티켓값은 23만원에서 25만원 가량으로 이 역시 교인들의 부담으로 돌아갔다. 디녀쇼는 1년에 두 번 열렸는데, 단순계산해도 약 2억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헤븐포인트교회와 계약을 맺었던 호텔측에 헤븐포인트교회와 동일한 조건으로 문의한 결과, 대관료는 식사비용 포함 1일 기준 약 4700만 원에서 5000만 원 정도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틀간 진행하면 장소와 식사 비용으로 약 1억원 정도 지출한 셈이다. 

디너쇼를 도와준 뮤지션에겐 얼마나 들어갈까? 이 교회 디너쇼 연주에 참여한 한 뮤지션은 한 회에 70만 원정도 받았다고 답했다. 외부 뮤지션들에게 지급된 사례비를 제하더라도 해마다 수천만원,  10년간 수억원의 이익이 발생한 셈이다. 이 역시 재정내역은 공개된 바 없다. 

 

교회측 "문화사역통장 12월 공개할 것" VS 제보자들 "지금 당장 공개해야"

교인들은 교회 재정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평화나무가 접촉한 교회 중직들도 교회 재정 운용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오히려 평화나무에 “정말 교회가 컴패션이나 홀트에 기부한 게 맞느냐? 했으면 얼마나 했느냐?”고 되물어 볼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게 평화나무의 취재가 시작되기 전에는 교회에 당회나 제직회 등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았다. 곽 목사는 지난 9월 20일 헤븐포인트교회 예배에서 "초대 교회에는 당회나 제직회가 없었다"며 교회의 체계를 갖추지 않은 이유에 대해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한편 S장로는 곽세지 목사와 하만복 목사는 10월 18일자로 교회를 사임했다는 내용이 담긴 영상을 교인들에게 배포했다. 아울러 평화나무에는 "교회 문화사역 통장을 정관에 따라 연말회계 기간인 12월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제보자들은 "그간 불투명한 재정관리를 해 온 교회가 당장 재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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