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장위10구역재개발조합 총회서 최종 결정

지난 11일 장위전통시장 앞에서 주민 소통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애국순찰팀.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지난 11일 장위전통시장 앞에서 주민 소통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애국순찰팀. (사진=너알아TV 영상 갈무리)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전광훈 씨와 사랑제일교회의 버티기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최근 장위10구역재개발조합은 사랑제일교회에 토지 보상금 148억원과 임시 예배당 지원비 9억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합의안을 교회 측과 마련했다. 오는 24일로 예정된 조합 총회에서 합의안이 통과되는 대로 교회 철거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사랑제일교회가 조합과 합의한 157억원은 당초 교회 측이 요구했던 563억원에 비하면 대폭 하향된 액수다. 하지만 이마저도 서울시의 감정가액인 약 85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금액에 달한다. 전광훈 씨가 “6배 크게 (교회를) 지을 거니 563억원을 달라”고 주장하며 소위 ‘알박기’라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태도를 고수해왔다. 또 교인들을 동원해 조합 측과의 충돌도 불사하더니 결국 사랑제일교회만 이득을 보는 방향으로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장위10구역은 지난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사랑제일교회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탓에 13년째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조합 측은 지난 2017년 7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음에도 사랑제일교회의 반대로 교회 철거 작업을 할 수 없었다. 최근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한 명도소송에도 승소하고 강제집행에도 나섰지만, 서울시의 감정가액보다 두 배나 많은 157억원을 교회에 지급하게 생겼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지난 20일 너알아TV를 통해 재개발조합과의 합의 진행 상황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 과정은 장위10구역에 사시는 주민 여러분들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함께 힘쓰고자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재개발조합과 ▲현 교회부지와 종교부지 교환 ▲교회 신축 비용 148억7,000만원 보상 ▲교회 신축 전까지 사용할 임시 예배처소 임대료 9억원 보상 등의 내용을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교회 신축 비용으로 합의한 148억원도 결코 과한 금액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자신들이 예상하는 신축 비용은 350억원 이상이기 때문에 “결코 (사랑제일)교회가 조합에게 과도한 금액을 요구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임시 예배처소 임대료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사랑제일교회는 “3년 동안 임시 예배처소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임대료는 약 20억 정도로 측정되었다”며 “임시 예배처소에 대한 비용으로 9억이라는 금액에 협상한 것은 결코 교회가 조합 측에 과도한 금액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일부 조합원들께서는 교회가 공원 부지에 임시 예배처소를 가건물을 지어 사용할 경우 나중에 추가 보상금 등을 요구하며 비워주지 않을 수도 있다며 우려가 된다는 이야기도 접해 들을 수 있었다”며 “그러나 합의서에 명기한 대로 현재 교회에서는 반드시 협상한 합의 내용에 대하여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조용하고 평화로웠던 장위동에 ‘불손 세력’ 끼어들어”

지난 11일과 19일에는 장위전통시장 앞에서 지역주민들과 소통을 하겠다며 대한민국애국순찰팀 주최로 소음공해를 방불케 하는 기자회견이 연달아 개최됐다.

이들은 사랑제일교회와 재개발조합과의 합의에 대해 지역을 위한 현명한 결정이라는 식으로 추어올렸다. 그러면서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이라는 주제와도 상관없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이들은 “이 정권은 문민정권을 가장한 철저한 독재정권“이라고 비난하기 바빴다.

황경구 단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마치 교회가 모든 피해를 준 원인인양 언론에서 떠들고 전광훈 목사를 지목해서 언론플레이를 하고 정권에 부합하는 세력이 시장에 와서 교회와 특정 인물에 대해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며 상인들을 꼬드겼다”고 주장했다.

사랑제일교회 주변 소상공인들을 위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지원하고 있는 평화나무도 맹비난했다.

황 단장은 “주민들과 상인, 조합원 여러분들은 현명했다. 권력에 부합하는 김용민이가 와서 꼬드겨도 안 통했다”며 “우리 주민들은 돈이 전부가 아니라 교회와 함께 이 지역을 지켜야한다는 뜻이 그대로 전달돼서 (조합과) 화합이 이루어졌다”고 했다.

조용하고 평화로웠던 장위동에 재개발 사업이 시작되면서 ‘불손 세력’이 끼어들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황 단장은 “현재 조합 안에도 보면 아직도 불손 세력 한두 명이 남아서 여러분과 장위동이 거듭 태어나려는 것을 방해 아닌 방해를 하고 조합원들을 꼬드기고, 조합원들 간에 반목시키고 이간질시킨다는 사실”이라며 “그래서 시민단체가 계속해서 여러분들과 소통하면서 계몽을 앞장서는 것”이라고 했다.

19일 기자회견에서도 “대한민국 경제는 망했다”, “조선족들에게는 일자리가 남아돈다”, “조선족들이 내정간섭을 하고 있다”, “외부세력에 의해서 휘둘리면 장위동과 성북구의 발전은 없다”는 식의 주장이 계속 이어졌다.

황 단장은 “사랑제일교회는 여기에 수십 년 전부터, 여러분들이 살기 전부터 들어왔던 교회”라며 “어느 날부터 그러한 교회에 대해서 알맹이 채, 송두리째 다 뺏어서 그냥 내쫓으려고 한다. 이웃이 그런 험한 꼴을 당하면 과거의 우리 어른들은 그렇게 안 했다. 김용민과 같은 이런 자들이 와서 마지막에 남아 있는 얄팍한 돈 더 뺏자고 주민들을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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