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다시희망, 22일 ‘개신교 죄책고백과 희망선포의 날’ 기자회견…“개혁 부정하는 교회와의 결별, 감수해야 될 고통”

2020 다시희망은 22일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신교 죄책고백과 희망선포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평화나무)
2020 다시희망은 22일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신교 죄책고백과 희망선포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개신교에게 가장 의미 있는 날이라 할 수 있는 종교개혁 503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한국교회와 관련된 이야기는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소식만 가득해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교회의 이기적인 민낯만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약해 보이는 움직임일지라도 변화의 물꼬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나선 이들도 있다. 2020 다시희망은 22일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개신교 죄책고백과 희망선포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한국교회의 변화를 촉구했다. 2020 다시희망은 진보 개신교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시대 밑바닥까지 추락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자성을 촉구하며 시작된 모임이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이제 이런 절망 속에서도 ‘다시 희망’을 찾고자 한다. 소금 맛을 잃었고 빛 됨을 저버렸으나 그래도 우리는 진솔한 죄책고백과 함께 폐허 속에서 새 길을 찾아 걷고 싶다”며 “개혁을 부정하는 교회, 교단과의 단절내지 결별 역시 우리가 감수해야 될 고통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 건물 줄여 사회적 약자 구제 ▲세습 불허와 함께 전광훈 류의 개신교와 단절 ▲반공주의 맘몬주의 성직주의로부터 복음 해방 ▲목회자들의 영적 도덕적 불감증에 단호히 대처 ▲분단신학 사죄하고 남북평화체제 주도 ▲기후붕괴 시대를 위한 범개신교적 비상체제 가동 ▲남녀동수로 교회와 교단을 민주적으로 운영 ▲교역자 간 임금격차 줄여 계급 차별 해소 ▲교회가 개혁 거부할 시 교회 불복종운동 시작 등 20개 항목의 개신교 개혁안을 제안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한국교회 개혁을 내건 또 하나의 단체가 생겨난 것이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선을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2020 다시희망 출범을 주도한 이정배 교수(감신대 은퇴)는 “쉽게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자조 섞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한 사람의 개신교인으로서 실패가 두렵기보다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껴 2020 다시희망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저희가 작은 돌멩이지만 소리를 외친다. 힘은 없지만 뜻은 누구보다 강하다. 제도 속에 안주하며 갈 것인가 아니면 이제라도 방향을 틀어서 새로운 구원을 선포할 것인가 이 갈림길에 오늘 저희가 있다”며 “실패와 패배를 향해 가는 자리일지라도 그 길은 우리의 몫”이라고 했다.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변화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선언만 하고 끝나지 말자는 게 여기 모였던 분들의 공동의 뜻이었다”며 “선언이 작은 운동으로 변화의 물꼬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약속했다. 실패에 이를지라도 또 다시 그 길을 가겠다”고 했다.

정혜민 목사(성교육상담센터 대표)도 “그동안 한국교회가 잘못했던 부분들을 직면하려고 한다. 그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하고 바로 고치려는 노력을 구체적으로, 직접 움직이려고 한다”고 2020 다시희망의 출범 취지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뼈아픈 현실을 외면한 이상적인 희망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정 목사는 “저희가 말하려는 희망은 우리의 잘못된 부분을 직면하고 정직하게 반성하고 아픈 자들과 함께 울고 고통 받는 자들의 손을 잡고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는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시는 분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서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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