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설교표절 문제 제기하면 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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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설교표절 문제 제기하면 제적?
  • 신비롬 기자
  • 승인 2020.10.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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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표절로 정직 받은 목사, 당회 없이 성도들 제적처리"
억울함을 호소하는 과천중앙교회 성도들(사진=평화나무)
억울함을 호소하는 과천중앙교회 성도들(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신비롬 기자]

과천중앙교회(서영교 목사)로부터 불법 제적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성도들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소강석 총회장) 중경기노회가 열리는 과천제일교회 앞에 모여 피켓과 인쇄물을 돌리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부터 과천중앙교회에서 담임목사의 표절 사건이 불거졌으나, 담임목사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노회를 비판하다 교회에서 제적처리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서 목사가 중경기 노회의 판결이 난 이후 지역 언론을 통해 자신을 비판했던 성도들을 비방하고, 성도들은 이를 정정하기 위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했다가 그 과정에서 명단이 유출돼 제재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담임목사 설교표절 덮고 가려 교인 출교, 교회인가"

이들은 "서 목사 측이 설교 표절문제를 제기한 42명 중 32명을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제적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서 목사가 헌법적 규칙 제3조 2항을 근거로 ‘이들이 6개월 이상 본 교회 예배회에 출석하지 않았기에 제적했다’고 설명했다는 것. 그러나 이들은 제적 처리된 교인 32명 중 다수는 교회에 꾸준히 출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렸을 뿐, 비대면 예배 전가지 예배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또 "교회가 어떻게 성도를 쫓아낼 수 있느냐”며 “교회는 누구나 받아줄 수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담임목사의 표절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가 제적 사유란 것도 문제였지만, 처리 과정도 정당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교인들을 제적하면서 당회도 열리지 않았다"며 "불법치리"라고 주장했다. 장로교는 교인 치리 뿐 아니라 행정, 예산 검토 등 대부분 업무를 당회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교회가 제적된 성도들의 명단을 교회와 외부에 공개해 성도들끼리의 반목을 유도하기도 했다"며 "치리한 것을 교회 밖에 공포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있음에도 신문사에 명단을 제출해 성도들 사이에서 분란을 야기했다"고 했다. 

교회가 당회도 열지 않고, 교인들을 제적처리한 것이 사실인지를 묻기 위해 서 목사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은 오지 않고 있다. 또 과천중앙교회 한 부목사는 "나는 당회에 참석하지 않고, 당회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농담과 행동까지 베낀 서 목사, 노회는 솜방망이 처벌

서 목사는 과천중앙교회 부임 이후 설교 103편 이상을 표절했다는 지적을 받고, '강도권 6개월 정지'과 '설교 클리닉' 명령을 중경기노회로부터 받았다. 당시 서 목사는 다른 목사들의 설교 동작이나 경험담까지도 표절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 목사는 지난해 8월 25일 주일설교에서 자신이 다른 목사의 설교를 그대로 표절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목사에게 있어서 늘 부담은 설교"라며 "담임목사로 부임하면서 더 좋을 것을 성도에게 주겠다고 지금까지 이 책, 저 책을, 인터넷 설교를 많이 들으면서 인용도 하고, 그대로 옮기기도 많이 했다. 때로는 우리 교회에 맞는 설교가 있으면 그대로 다 옮겼다. 대지도 인용했고, 성경해석도 인용했다"고 고백했다.

위 경산 모 교회 목사 설교 장면, 아래 과천중앙교회 목사(출처=민중의소리)
위쪽 경산 모 교회 목사 설교 장면, 아래쪽 과천중앙교회 서 목사 설교 장면. 설교 동작까지 똑같이 따라하고 있다(출처=민중의소리)

그러나 중경기노회는 서 목사에 대해 매우 관대했다. 당시 재판부(김찬곤 재판국장)은 ‘강도권을 6개월 정지'하고, '설교 아카데미 또는 설교 클리닉에서 수학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설교표절을 한 담임목사에 대한 처벌수위도 낮았지만, ‘강도권’에 대한 지침 역시 미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서 목사가 예배 인도나 축도, 심방 등 설교 외 모든 업무는 그대로 맡아서 했다. 사실상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는 지적도 나왔다. 서 목사의 처벌을 요구한 교인들은 "지난 8월 노회에 ‘강도권’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했으나, 노회는 물론 총회 임원회 역시 아무런 지침을 내리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담임목사에게 설교표절 문제를 제기한 부목사에게는 '무기정직'이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중경기노회 재판국은 지난 4월 부목사가 목회 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며, 무기 정직에 처한다며 판결했다. 이어 부목사는 교단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서 목사에 대한 징계는 4월 27일을 시작으로 6개월 시한을 마쳤다. 

 

교회 개혁 모토로 설립한 교갱협 역할 무엇? 

서 목사와 당시 서 목사 사건을 재판한 재판국장이 소속된 교회갱신협의회(이하, 교갱협)에 대한 비판도 따르고 있다. 교갱협은 1997년 옥한흠 목사가 합동 교단 내 목사들이 함께 만든 만체로 교회 개혁을 모토로 한다. 서 목사는 교갱협 상임이사로 지난 해 강원도 산불화재 때 구호금을 내는 등 교갱협의 여러 활동에 그 이름을 올렸다.

교인 A 씨는 "서 목사가 교갱협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원로 목사의 장례도 등한시했다"며 "발인하는 날에도 발인이 끝나자마자 회의에 참석하러 갈 정도로 교갱협 활동에 열심히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갱협이 서 목사의 뒤를 봐주는 것 아니냐"며 "교갱협에도 호소를 했으나, 교갱협은 이 일과 상관없는 일이니, 괜히 끌어들이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씁쓸해 했다. 

교회개혁을 모토로 설립된 교갱협이 소속 목사의 설교표절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상황에서 교인들의 비판은 무리는 아니다.

한편, 이날 노회는 제적당한 교인들이 낸 상소를 기각했다. 이날 기준이 모호한 '강도권'에 대한 해석 문제를 다룰 것이라 기대했으나, 이 역시 유야무야 넘긴 것으로 보인다.  교인들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서 목사는 '강도권 6개월 정직'을 마치고, 내달 1일부터 다시 교회 강대상에 올라 설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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