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대다수 집행 원해…누가 이웃으로 지내고 싶겠나”

지난 1일 현장 예배를 재개한 사랑제일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교인들이 나오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현장 예배를 재개한 사랑제일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교인들이 나오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사랑제일교회가 최근 장위10구역재개발조합과의 합의안이 무산된 후 새롭게 선출된 조합장의 자택 앞에서 집회까지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합장은 조합장 후보 시절에도 교회 측으로부터 수차례 전화로 협박을 당해왔다.

평화나무의 취재와 제보를 종합하면 사랑제일교회는 현 조합장의 자택 앞에서 11월 7일부터 12월 4일까지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조합 측은 지난달 24일 총회 이후 협상을 요청해도 교회가 반응하지 않고 있다가 집회를 통해 조합장을 압박하려고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내부에서는 조합이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교회 측에서 먼저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보상을 받을 건지 땅을 받을 건지 하나만 해야지 받을 거 다 받고 땅도 받겠다는 거다.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조합원들에게 너무 피해를 주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조합장 직무대행이 사랑제일교회와 합의했던 사안도 조합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조합 측과 토지보상금 148억원과 임시 예배당 지원비 9억원을 받기로 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보상 규모는 알려진 합의안과는 달랐다. 지난달 24일 재개발조합 총회에서 밝혀진 규모는 ▲공탁금 84억원 ▲추가 보상금 64억원 ▲대토 최소 150억원 이상 ▲조합 부지 내 임시거처 600평 제공 및 시설 인테리어 9억원 등이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임시거처가 부지 안에 있어서 또다시 알박기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성까지 있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조합장 직무대행이 조합원들에게 사랑제일교회와의 합의안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지만 결과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교회 측에 보상금 외에 대토까지 해준다는 내용은 빠져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직무대행이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직무대행은 대토는 살짝 빼고 설문조사를 했다. 교회가 한때 563억원을 요구한 적도 있었는데 공탁금에 64억이면 되지 않겠나 이런 식으로 진행했다”며 “설문조사 결과도 알려주지 않았고, 대토가 있는 것인지 (조합원들이) 연락했을 때 전화를 받지도 않았고 문자에도 답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공탁금에 더해서 64억 받아 가면 충분한 게 아닌가. 이것도 충분히 과하게 책정됐다. 거기다가 대토까지 받겠다니 뻔뻔한 태도”라며 “84억원 공탁금에 대토만 해달라고 부탁을 해도 간신히 들어줄까 말까인데 거기다 추가도 64억원에 임시예배처소까지 너무 심하다”고 했다.

조합에 일부 외부세력이 개입했다는 교회 측의 주장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저도 조합원으로 지낸지 20년이 됐다”며 “조합원 대다수도 집행을 원하면 원하지 이 교회와 이웃으로 지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했다.

끝으로 이 관계자는 “조합장의 집 앞에서 집회를 한다고 하는데 너무 기가 막히다"라며 "교회 측이 이렇게 행동한다면 집행을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조합원들 중에도 집행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고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회 입장에서도 재개발이 돼서 주변 환경이 바뀐다면 좋은 게 아닌가. 그러면 참을 것은 참아야 하는데 조합원들을 이웃으로 생각한다면 이런 식으로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들은 손해를 안 보려고 하고 도를 치나 쳐도 너무 지나치다"라며 "그런 사람들과 누가 이웃으로 지내고 싶겠나”라고 꼬집었다. 

평화나무는 사랑제일교회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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