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50주기, 무엇이 달라졌나
"음식 국물 흐르면 난리 나지만, 배달라이더 피 흐르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분신한 지 50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이 존재합니다.

코로나 19로 배달문화가 더욱 확산한 가운데, 빠른 시간 내에 거리를 질주해
배달을 완료해야 하는 배달라이더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특수고용직으로 개인사업자란 이유로 근로기준법 적용에서 비껴나 있습니다.

배달 라이더들의 연봉이 1억이다, 월수입이 600만원 이상이라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보도됐지만 현실은 많이 달라 보입니다.

채명훈 공제사업팀장 / 라이더유니온

최근에는 아예 분 단위로 이 배달 건을 클릭할 때
얼마의 프로모션인가가 매번 달라지는 거예요.
매번 체크를 해야 되고. 그래서 점점 더 수입 자체를
어느 정도가 될 거라고 기대하기가 어려워지죠.

물론 프로모션이나 이런 것 때문에
일률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최소한 (시간당) 3~4건은 소화해야 되고…

이 때문에 배달도 무료가 아니라는 인식 변화와 함께
시간에 쫓겨 무리한 배달을 강제하는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채명훈 공제사업팀장 / 라이더유니온

박종훈 위원장(라이더유니온)이 얼마 전에 국감에서 그런 말을 했었거든요.
배달음식에 국물이 흘러버리면 고객도 난리가 나고,
배달대행업체에서도 난리가 나고,
대행사에서도 난리가 나고, 모두가 난리가 나는데
라이더의 피가 흐르면 아무도 난리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거든요.

플랫폼 노동 자체가 사람들의 시야에서
지워져버렸기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고요.

한국노동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19년 6월 기준 전체 배달대행사 소속 라이더만 6만6100명으로 추정됩니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 수요가 늘면서 배달 대행업체의 고용도 확대된 것을 고려하면,
배달라이더의 수는 더 늘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채명훈 공제사업팀장 / 라이더유니온

없던 산업을 이끌어냈고, 그럼으로 이것은 혁신적인 산업이고,
기존의 규제로는 이것이 규제되어서, 기존의 틀에 갇혀서 이걸 바라봐서는 안 되고…

예전부터 배달은 있어왔잖아요?
그때 배달하셨던 분들이 지금도 배달을 하고 계시고요.
개개인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보다는
같이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생각을 해주셨으면 하는 정도의 바람밖에 없습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된 현실에서 우리 삶을 유지시켜주는 배달라이더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자 이웃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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