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무 박종찬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 즈음에 개신교인을 겨냥한 합성 사진이 가짜 뉴스로 돌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3일 미국 대선 직후 에디슨리서치와 CBS·CNN·ABC·NBC가 공동 진행한 출구 조사 결과 백인 복음주의자 76%의 표를 받을 정도로 개신교 층의 지지를 받았다.

소셜 미디어에서 다양한 형태로 퍼진 도널드 트럼프와 멜라니아 트럼프 부부가 함께 나온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 서류를 펼쳐 보이고 있다. 서류에는 대문자로만 “NO MATTER WHO IS PRESIDENT”와 “JESUS IS KING”이라고 적혀 있다. 대강 “누가 대통령인지는 상관없다”, “예수님이 왕이다”로 번역된다.

유포 사진마다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해당 문구는 동일하다. 다른 사진에는 관사 “THE”를 넣어 문법을 지켰지만, 글씨체를 다르게 넣어 더욱 합성의 티가 짙다. 경우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있는 경우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도 유포된 조작 이미지(사진=페이스북 갈무리)
한국에서도 유포된 조작 이미지(사진=페이스북 갈무리)

이 조악한 합성 사진은 한국에도 퍼져 우파 개신교 내에서도 확산됐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이래서 하나님은 트럼프를 좋아하십니다”라며, 조작된 서류 문구를 한글로 번역하여 적은 사진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은 ‘좋아요’를 40개 이상 받았고, 우호적인 댓글들이 줄을 이으며 재공유되고 있었다.

조작 사진과 원본 사진 비교(사진=뉴스모바일, 인도)
조작 사진과 원본 사진 비교(사진=뉴스모바일 갈무리)

유포 사진은 수개월 전부터 세계적으로 유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인도 매체 뉴스모바일은 3월 7일 팩트 체크 기사를 작성했다. 뉴스모바일은 이미지 반전 검색으로 원본 사진을 찾아냈다. 원본 사진은 2018년 5월 트럼프 부부가 어린이를 위한 ‘Be Best’ 캠페인에 참여한 것을 기념하여 촬영된 것이었다.

유포 사진은 자세히 보면 합성 사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일부 사람들은 검증이나 고려 없이 원하는 메시지라면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재확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합성 사진을 만드는 사람도 잘못이지만, 가짜 뉴스를 접하는 이들도 분별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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