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12일 국회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상임대표 김희룡 목사)는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장혜영 의원(정의당)과 함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평화나무)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상임대표 김희룡 목사)는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장혜영 의원(정의당)과 함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기독교 시민사회단체들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에 나섰다. 이들은 “하나님을 믿는 ‘신앙’과 ‘인권’은 분리될 수 없다”며 한국교회와 국회가 앞장서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상임대표 김희룡 목사)는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장혜영 의원(정의당)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 기독교를 중심으로 가짜뉴스와 왜곡된 주장으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모든 행위를 멈춰줄 것을 촉구했다.

김희룡 목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못하고 있는 결정적인 원인이 성경의 문자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믿는 근본주의적인 신앙을 견지하는 기독교인들의 극렬한 반대 때문이라는 사실에 대해 저 자신이 한국교회에 속한 기독교인으로서 미안함과 부끄러움 그리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김 목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이 결코 한국교회 모두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들에게 호소한다. 대다수 그리스도인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신앙과 이성의 이름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시기를 바란다”며 “우리의 대한민국 공동체가 모든 국민에게 더 안전하고 더 평등한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하루라도 빨리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노력에 동참해 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했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는 기자회견문에서 “2020년이 지나기 전, 반드시 차별금지법은 제정되어야 한다”며 “이미 우리사회는 차별과 혐오가 심각하다.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난민, 이주민, 아동, 노인, 타종교인 등 그 대상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그렇기에 ‘모두를 위한 인권’을 지향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보수 기독교의 목소리가 과대 대표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성경의 구절을 근거로 차별과 혐오에 앞장서는 것은 사랑의 종교인 기독교의 정신과도 배치된다고 했다.

이들은 “다른 이에 대한 공격은 하나님에 대한 폭력이다. 그렇기에 교회가 앞장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이기를 거부하는 것이며, 신앙인이기를 포기하는 일”이라며 “차별은 폭력이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것은 폭력을 조장하는 행위다. 일부 개신교는 폭력을 조장하는 세력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바란다”고 했다.

국회의원들에게도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뜻에 응답해줄 것을 촉구했다. 무엇보다 집권여당이자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했다.

이들은 “촛불 혁명으로 탄생된 정부라 자임하면서도 차별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는 언제나 ‘사회적 합의’라는 단어 뒤에 숨었다”며 “차별은 폭력이다. 그렇기에 차별금지법 제정에 미온적인 국회는 폭력을 묵인하는 세력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국회,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을 안고 올해가 가기 전 반드시 차별금지법 통과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까지도 한국교회에 대한 호소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다는 성서의 증언은 ‘인권’에 대한 가장 강력한 옹호다. 성서는 인간 존엄, 이성, 양심, 자유, 평등이 모든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 가치라고 말해준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믿는 ‘신앙’과 ‘인권’은 분리될 수 없다”며 “인권은 신앙의 사회적 표현이다. 한국교회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모음으로써 인권의 옹호자가 되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이 일에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가 앞장서겠다”고 했다.

장혜영 의원은 대가 없는 이웃사랑을 실천을 강조하는 기독교의 정신이야말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 취지와 부합한다고 했다. 장애인, 노인, 경제적 약자 등 소외계층부터 더욱 쉽게 취약해지고 차별받는 코로나19 국면에서 “기독교가 가진 사랑의 힘, 이웃을 돌보고 정의를 구하며 학대받는 자를 돕는 힘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종교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장 의원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에 공감을 하면서도 성소수자에 대한 거리낌을 가진 개신교인들에게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방법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과 견해가 있음을 인정해달라고 당부했다.

장 의원은 “성서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여러 관점 가운데 저는 성서를 문자 그대로 대로 해석해야 하는 절대적인 의미를 가진 고대 문헌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현재의 역사적 맥락 속에 그 의미를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실천해야 하는 책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봐 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고 했다.

예레미야 22장 3절과 이사야 1장 17절을 인용한 장 의원은 “이러한 아름다운 성서의 구절들은 예로부터 전해진 기독교의 성서와 그 전통이 사회적 약자를 차별로부터 보호하고 그 권리를 회복시키는 것을 중요한 신앙적 실천으로 보았다는 것을 가늠하게 한다”며 “지금 이 순간 부당한 차별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세상 속에서 마음 둘 곳을 찾고, 자신의 억울함을 소리 내어 말할 수 있도록, 언제나 소외받는 이들의 곁을 지키셨던 예수님의 모습을 닮은 교회의 모습을 지금 이곳에서 보여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에는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여민회, 생명선교연대, 새시대목회자모임, 영등포산업선교회, 생명평화기독연대, 일하는예수회, 평화교회연구소,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한국기독청년협의회,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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