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기독교인 10명 중 6명 “전광훈의 극단적 언행에 실망·주장 동의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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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기독교인 10명 중 6명 “전광훈의 극단적 언행에 실망·주장 동의 안 해”
  • 김준수 기자
  • 승인 2020.11.1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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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탐구센터, 18일 ‘보수 기독교인 정치의식 조사’ 발표
한국교회탐구센터가 18일 ‘태극기를 흔드는 그리스도인: 보수 기독교인 정치의식 조사’를 발표했다. (사진=한국교회탐구센터 영상 갈무리)
한국교회탐구센터가 18일 ‘태극기를 흔드는 그리스도인: 보수 기독교인 정치의식 조사’를 발표했다. (사진=한국교회탐구센터 영상 갈무리)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자신을 보수라고 밝힌 기독교인 10명 중 6명은 전광훈 씨의 극단적 언행과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전 씨의 과격하고 신성모독성 발언에도 불편함을 드러냈다. 단, 극우 성향일수록 전 씨의 언행에 대한 지지 비율은 높게 나타났다. 

보수 기독교인들의 34.6%는 전 씨가 ‘극단적 언행을 하고 있어서 실망했다’고 답했다. 전 씨의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28.5%로 나타났다. 23.7%는 ‘일부 언행은 다소 지나치나 그의 주장들은 동의한다’, 6.9%는 ‘한국사회가 좌경화되는 것을 저지하는 것이기에 적극 지지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직분자들에 비해서 교회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는 60세 이상, 목회자와 항존직에서 전 씨를 지지하고, 한국사회가 좌경화되어 있다는 인식, 태극기집회 참여 횟수와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한국교회탐구센터는 18일 ‘태극기를 흔드는 그리스도인: 보수 기독교인 정치의식 조사’를 발표했다. 한국교회탐구센터는 “전광훈 목사와 그를 추종하는 보수 개신교인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교계와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정치 참여는 개신교 본연의 정신과 동떨어진 극우적 현상에 가깝다”며 "개신교 극우 현상의 원인과 배경, 그리고 극복 방안을 파악하기 위해 정치이념이 보수층인 개신교인 중에서 극우 성향의 개신교인은 누구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조사를 실시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설문조사와 집단 심층면접(FGI, Focus Group Interview) 방식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는 8.15집회 이후인 9월 2일부터 6일에 전국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중에서 스스로 보수라고 응답한 57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무작위추출을 전제로 할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4.1%p다.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응답이 유사한 사람들끼리 묶어 극우 성향(행동형, 이념형), 비극우 성향(소극형, 진보형)으로 구분했다.

보수 기독교인들이 생각하는 극우파의 모습은 ‘친북 좌파는 몰아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24.2%)’, ‘말이 안 통하는 사람(17.4%)’,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언제든 행동하는 사람(17.3%)’, ‘언행이 과격한 사람(16.5%)’, ‘북한과는 협상/타협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13.3%)’, ‘한미동맹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사람(8.7%)’으로 상반된 반응이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의 계기가 됐던 전광훈 주도 ‘문재인 탄핵 8.15 국민총궐기 대회’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8.4%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감안하여 자제했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전광훈 씨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치소에서 수감 중이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 8월 15일에 ‘우주를 엎어버리는 집회’를 예고하며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순교하라”고 등을 떠밀었다. 늘 수많은 막말과 과격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전 씨는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시점에 대형집회를 강행하면서 보수 기독교인들조차 외면하게 만든 것이다.

응답자 중에서 태극기집회가 ‘사회를 어지럽히므로 필요없다’는 의견은 27.2%에 불과했다. 57.0%는 ‘사회를 위해 필요하기는 하지만 과격한 언동은 삼가야 한다’고 답했다. 태극기집회의 필요성을 적극 피력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9.2%는 ‘다소의 과격한 언동이 있어도 꼭 필요하다’, 6.6%만이 ‘태극기집회에서 타당한 주장만 하므로 꼭 필요하다’고 했다.

태극기집회의 필요성을 두고 보수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성향에 따라 반응이 크게 엇갈렸다. 극우 성향은 태극기집회가 ‘꼭 필요하다’는 응답이 34.9%로 평균보다 높았고, ‘사회를 어지럽히므로 필요없다’는 응답은 7.4%로 가장 낮았다. 반면에 비극우 성향은 40.9%가 ‘사회를 어지럽히므로 필요없다’고 응답했다. ‘꼭 필요하다’는 응답도 2.5%에 불과했다.

태극기집회를 목회자나 기독교가 주도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62.3%는 ‘정치 중립을 지켜야 할 목사와 기독교가 정치 집회를 주도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공산주의는 기독교와 공존할 수 없으므로 목사와 기독교가 주도하는 것은 찬성한다’는 의견은 23.1%에 불과했다.

태극기집회의 긍정적인 면으로는 ‘현 정부에 경고를 할 수 있다(54.8%)’를 꼽은 보수 기독교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태극기집회가 불만족스럽다는 응답도 66.1%에 달했다. 불만족스러운 이유에도 전광훈 씨를 비롯한 연사들의 언행에 있었다.

보수 기독교인들의 29.4%는 ‘전광훈 목사 등 연사의 발언이 너무 과격하다’, 20.4%는 ‘전광훈 목사의 발언이 하나님께 불경스럽다’고 답했다. 특히 전 씨와 관련된 응답은 1, 2순위 답변을 합하면 각각 52.3%와 37.1%로 치솟았다. 이외에도 14.1%는 ‘태극기 집회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13.3%는 ‘일부 참석자들의 언행이 마음에 안 든다’, 5.2%는 ‘연사들의 발언이 가짜뉴스가 많다’고 응답했다.

 

보수 기독교인들의 ‘코로나19 종식 이후 태극기집회 참가 의향’. (사진=태극기를 흔드는 그리스도인: 보수 기독교인 정치의식 조사 자료집 갈무리)
보수 기독교인들의 ‘코로나19 종식 이후 태극기집회 참가 의향’. (사진=태극기를 흔드는 그리스도인: 보수 기독교인 정치의식 조사 자료집 갈무리)

 

보수 기독교인 27.9%, ‘문재인 대통령 집권’ 이후 “보수로 바뀌었다”

응답자의 대다수인 72.1%는 ‘처음부터 계속 보수였다’고 했다. ‘전에는 보수가 아니었는데 바뀌어서 보수가 되었다’는 비율도 27.9%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보수로 바뀌었다는 비율이 높았다. 19~29세는 46.9%가 중간에 보수가 됐다고 답했다.

이들을 보수 성향으로 이끈 계기는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40.0%)’이었다. 극우 성향(46.3%), 이념형(54.6%), 태극기집회 참여 의향이 있는 자(46.5%), 전광훈 지지자(46.2%), 약간 보수층(41.4%) 일수록 문재인 대통령 집권 이후 보수 성향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19~29세에서는 65.6%에 달했다.

극우 성향일수록 방송 뉴스(25.8%)보다 인터넷(26.8%)과 유튜브(20.6%)를 통해서 정치 관련 정보와 뉴스를 입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극우 성향과 비교해 유튜브 이용 비율은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조선일보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는 여전히 굳건했다. 주로 신문을 통해 정치뉴스를 본다고 답한 보수 기독교인들은 가장 신뢰하는 신문으로 조선일보(46.6%)를 꼽았다. 특히 극우 성향일수록 신뢰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또 태극기집회 경험자(82.9%), 전광훈 지지자(80.6%)에서 압도적인 신뢰를 보였다. 유튜브에서는 ‘신의한수’가 1위를 차지했다. 1, 2순위 답변을 합하면 39.2%의 응답자가 신의한수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1, 2순위 답변을 합산한 기준으로 ‘가로세연구소(20.9%)’, ‘공병우TV(20.5%)’, ‘황장수의 뉴스브리핑(14.2%)’, ‘조갑제TV(14.0%)’, ‘배승희 변호사(13.2%)’ 순으로 조사됐다.

 

보수 기독교인의 ‘한국 사회의 이념에 대한 인식’. (사진=태극기를 흔드는 그리스도인: 보수 기독교인 정치의식 조사 자료집 갈무리)
보수 기독교인의 ‘한국 사회의 이념에 대한 인식’. (사진=태극기를 흔드는 그리스도인: 보수 기독교인 정치의식 조사 자료집 갈무리)

 

보수 기독교인이 생각하는 ‘극우파’는?

‘빨갱이 낙인찍기ㆍ과격성ㆍ무식함ㆍ태극기집회 참석’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태극기집회 참여자(11.0%), 태극기집회 참여 의향자(23.0%), 스스로 극우라고 밝힌 응답자(18.9%), 전광훈 지지자(30.7%) 등의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체 개신교인 중에서 극우 기독교인의 비율을 6.0%에서 12.3% 사이로 추정했다.

정 교수는 “보수 성향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보수적인 사회관은 현실 유지와 기득권 수호에 일차적인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건전한 비판마저도 결여되기 쉽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이념에 바탕을 둔 색깔 논쟁은 더 풍부한 사상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편 가르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극우파뿐만이 아니라 극단적인 좌파 경향도 경계한 정 교수는 어느 진영에 속해있는지를 떠나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둘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익이나 좌익이나 스스로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그러한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자문해야 한다”며 “공공성은 사사로운 이해관계나 당파성 너머에 있다”고 했다.

보수 기독교인들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집단 심층면접(FGI, Focus Group Interview)도 진행됐다. FGI는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4일까지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과 대구에 거주중인 만 20세 이상 69세 이하 보수 기독교인 중에서 태극기집회 참석 경험이 있고 앞으로도 집회에 참석 의향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구 지역은 태극기집회 참석 의향자 중에서 선정했다. ▲수도권 20~30대 ▲수도권 40대 ▲수도권 50~60대 ▲대구 50~60대 등 총 네 그룹을 선정해 FGI를 실시했다.

보수 기독교인들의 중심 가치는 ‘반공·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였다. ‘반노조’, ‘친기업’ 정서를 가지면서 북한에 대한 강경하고 비타협적인 태도를 중요시했다. 이들이 나라를 살리겠다면서 거리로 나가게 된 이유도 현재 한국사회가 ‘공산화·좌경화’되고 있다는 우려와 불만에서다. 문재인 정부가 ‘독재 정부’이자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이유도 빼놓을 수 없다. 이로 인해 ‘국론 분열’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인식하고 있다. FGI 조사 결과를 발표한 김진양 부대표(지앤컴리서치)는 “‘박근혜 탄핵’으로 우파가 각성하고 ‘조국 사태’는 우파의 결집을 불렀다”고 했다.

한국사회가 혼란한 원인도 ‘공산화·좌경화’에 앞장서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돌렸다. ‘좌파’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고, 시민사회도 좌파가 장악했다고 인식하고 있다. 또 운동권이 득세하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학생들에게 좌파 이념을 심어 좌파가 한국사회를 장악했다는 것이다.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박정희를 꼽으면서 ‘경제성장’, ‘강한 리더십’, ‘청렴하고 사욕 없는 지도자’로 평가했다.

‘극우파’는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애국보수’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인식도 나타났다. 보수 기독교인들은 극우파에 대해 ‘빨갱이로 낙인찍기’, ‘과격성’, ‘무식함’, ‘태극기집회 참석’ 등의 키워드로 정리했다. 김진양 부대표는 “‘극우파’라는 용어는 ‘반공’과 ‘행동성’을 핵심 정체성으로 하면서 태극기집회 참석자들 일컫는 용어로 보수 기독교인들에게도 별로 좋은 이미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애국보수’라는 용어는 반공의 기치 아래 나보다 국가를 더 앞세우는 국가주의적 가치관을 가진 보수를 지칭하는데, 결국 극우의 다른 표현”이라고 했다.

김 부대표는 조사에 참여한 보수 기독교인들이 극우파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하거나 사람들을 빨갱이로 낙인찍는다면서 극우파와 거리를 두려고 하면서도 “조사를 마무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빨갱이라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참석자들이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문재인 대통령은 빨갱이’라고 답했다”며 “이렇게 보면 본인들도 자신들이 내린 극우파의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스스로는 극우파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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