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불 임해 세균 없다'며 손가락 빨고, 게릴라전 선포까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한다면서 방역법은 거부

지난해 8월 많은 사람의 칭찬을 받았던 고병찬 목사의 글(출처=JTBC)
많은 사람의 칭찬을 받았던 안서교회 고태진 목사의 글(출처=JTBC)

[평화나무 신비롬 기자]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또다시 네 자리 숫자가 됐다. 1월 3일 기준 코로나 신규확진자는 1020명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다시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극우 개신교는 방역에 동참하지 않는 뜻을 밝혔다.

한국교회수호결사대와 대전세종충남충북기독교연합, 교회사수연합 등을 비롯한 23개 단체는 5일 세종시 국무총리실 앞에서 “문재인 정부의 교회패쇄법과 코로나 행정명령의 차별적 적용 강력 규탄한다”며 ‘교회폐쇄법 규탄 집회 및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감염병예방법과 코로나 행정명령의 차별적 적용을 강력 규탄한다”며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방역을 악용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실패한 주택 정책에 분노한 민심을 억압하기 위해, 그리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내세운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로 국민 여론이 악화된 것을 호도하기 위해 코로나 방역을 악용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지금껏 정부의 방침에 따라 방역수칙을 그 어떤 집단보다 잘 지켜왔으며, 다중이용시설이나 관공서, 그 어떤 기업체보다 더 철저히 방역을 잘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모든 게 ‘마녀사냥’이라며 “이로 인해 한국교회가 입은 유·무형적 피해는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심각하다”고 말했다.

교회폐쇄법을 주장하는 극우 개신교 단체들(출처=유튜브)
교회폐쇄법 규탄 집회 및 기자회견을 연 극우 개신교 단체들(출처=유튜브)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한다는 목사, 방역은 거부

이번 집회에 참석한 부산기독교총연합회의 전 대표회장인 임영문 목사는 자신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했을 뿐인데 고발당했다며 성토했다. 그는 “목사가 범죄한 적이 없다. 목사가 한 일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대통령과 위정자를 위해 새벽마다 기도한다. 목사가 설교할 때 나라의 법을 지키고 도덕과 윤리를 바로 지키면서 세상이 어둡기 때문에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자는 것이 목사의 설교 요지다”라고 말하며 “그런데 멀쩡한 목사를 범행했다는 단어를 적용해 공소장이 날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그렇게 하진 않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며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자는 목사가 이웃들을 위한 방역은 거부하는 모습이다.

임 목사는 지난 해 8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강화 조치 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예배강행의사를 밝히고 강행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정부가 자신을 제2의 전광훈으로 만들어 가지고 덮어 씌워가지고 희생제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전 부산기독교연합회 대표회장 임영문 목사(출처=유튜브)
전 부산기독교연합회 대표회장 임영문 목사(출처=유튜브)

 

주요셉 목사,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임명이 국민 탄압의 근거”

‘한국교회수호결사대’와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공동대표 주요셉 목사는 문 대통령이 정은경 본분장을 앞세워 국민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대표는 그 근거로 정은경 본부장의 승진을 들었다. 그는 “질병관리본부를 관리청으로 승격시키며 정은경을 청장으로 만들고 나니까 정은경이 문재인 앞에서 구십도 절을 했다. 바로 이것은 우리 국민을 탄압하고 정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치하하고 포상하는 것으로 자기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총리, 정은경 본부장을 향해 ‘물러나라’고 소리쳤다.

 

“주일 성수 안하면 지옥간다” 주장, ‘게릴라전’ 선포하기도

지난해 12월 24일 유튜브에 올라온 한 영상에 따르면, 광주의 양무리순복음교회 양한승 목사는 “주일 성수라는 게 얼마나 중요하냐면, 주일은 생명이다. 이건 주일을 한번 범했을 때 지옥갈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러면 내가 지옥 가는 게 옳은 것이냐, 주일 성수하고 천국 가는 게 옳은 것인가”라고 말하며 “어찌하든 간에 아무리 핍박이 와도 우리는 주일 성수하고 여기서 꼴까닥 해도 나는 만족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주일이면 (손에) 세균이 하나도 없다. 왜 그런 줄 아느냐. 하나님의 불이 내게 임하기 때문에 내 손에 세균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며 자신의 손가락을 빨기도 했다.

하나님의 불로 자신의 손에 세균이 없다며 자신의 손가락을 빨고 있는 목사(출처=유튜브)
하나님의 불로 자신의 손에 세균이 없다며 자신의 손가락을 빨고 있는 목사(출처=유튜브)

부산 세계로교회는 지난 3일 대면예배를 진행,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로교회 담임목사인 손현보 목사는 '감염병예방법이 교회를 탄압하고 한국을 전체주의화하는 조치'라며 이번 강행으로 교회가 폐쇄될 경우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을 선임해 바로 다음 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 목사는 또 “다섯 명 이상 못 모이게 했으니 여러분에게 경고할 거다. 경고하면 다음 날은 다른 집에 가서 모이면 된다. 창고에 가면 되고, 사무실에 가면 된다”며 “게릴라전으로 완전히 옮겨 다니면서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7일 사이 청주에 있는 교회 5곳에서 목사와 신도 등 29명이 소규모 모임을 가진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지난 4일 충남 아산에서 수원시 권선구의 한 교회 연수를 다녀온 1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번 교회 연수에는 전국 5개 시·군 거주자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교회 관련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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