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실천연대, 7일 일부 교회 ‘대면예배 강행’ 비판
“광기 어린 영웅놀이에 빠진 목회자 규탄한다”

한국교회총연합은 지난 7일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수도권 외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임에도 종교시설만 2.5단계 적용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항의했다. (사진=한국교회총연합)
한국교회총연합은 지난 7일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수도권 외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임에도 종교시설만 2.5단계 적용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항의했다. (사진=한국교회총연합)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산재피해 유가족들과 노동자들의 한 맺힌 절규 속에서도 5인 미만 사업장 제외, 50인 이상 사업장 3년 유예 등 핵심조항이 빠진 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웃의 슬픔과 고통은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만 가는데 한국교회 대표를 자처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실종된 상태다. 한국기독교교협의회를 제외하고는 앞장서서 연대에 나서겠다거나 이웃과 함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연합기관의 논평이나 성명은 찾아보기조차 힘들다.

전광훈 씨의 망동으로 추락할 대로 추락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대신해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연합기관으로서의 지위를 굳힌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 소강석·이철·장종현)도 잠잠하기만 하다. 도리어 지난 7일 정세균 국무총리를 찾아가 ‘비대면 예배 필수 인력 20인 이내’만 모이도록 한 방역수칙 완화와 상가 임대 교회들에게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을 요구하는 추태를 보였다. 연대와 도움의 손길이 간절한 이웃들의 아픔은 외면하고 반성은 하지 않은 채 자신의 안위만 살피는 이기적인 모습만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 국무총리와의 만남에는 한교총 공동대표회장인 소강석 목사(예장합동 총회장)·이철 감독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과 신정호 총회장(예장통합), 이용윤 행정기획실장(기독교대한감리회), 김일엽 총무(기독교한국침례회), 신평식 사무총장(한교총)이 동석했다. 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인 지역에서 종교시설만 2.5단계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항의하며 ▲좌석 200석 미만인 경우 20명, 좌석 200석 이상인 경우 10% 예배 참석 허용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대상에 상가 임대교회 포함 등을 요구했다.

한교총은 방역수칙이 유독 교회에만 가혹하다 주장하지만, 교회 관련 확진자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사례만 하더라도 인터콥 상주 BTJ열방센터 관련 누적 확진자는 8일 기준으로 775명으로 늘어났다. 또 부산을 대표하는 교회 중에 하나인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는 ‘투사’를 자처하며 방역당국과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손 목사는 한교총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총회 소속으로 최근 ‘예배 회복을 위한 자유시민연대’를 결성하고 예배회복대책위원장 겸 실행위원장을 맡아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에 돌입했다. 지난 3일에는 비대면 예배 지침을 무시하고 대면예배를 강행하기까지 했다.

 

개혁연대 “한교총·교단, 침묵함으로써 집단감염 방조 책임 있어”

예수님이 가르쳐준 사랑으로 이웃을 섬겨야할 교회가 부끄러운 줄도 모른 채 고집스럽게 대면예배를 고수하고 소상공인과 동일하게 재난지원금을 요구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교회개혁실천연대도 지난 7일 ‘대면 예배 강행, 참담하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라는 제목으로 논평을 발표하고 연이은 교회발 감염과 방역수칙을 무시한 채 대면예배를 강행하는 한국교회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감염병예방법으로 정면으로 비난하며 지난 3일 대면예배를 강행한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와 이를 지지한 ‘전국 17개 광역시·도 및 226개 시·군·구 기독교총연합’을 언급하며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계를 위협받는 소상공인·배움의 기회를 잃은 학생·옥죄는 현실과 불투명한 미래로 내쫓긴 청년·안전한 육아를 위협받는 맞벌이 부부·돌봄 받지 못하는 어린이·생명의 위협을 받는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 열거할 수 없는 많은 이들이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터져 나온 이 어처구니없는 일에 부끄러움과 답답함을 숨길 수 없다”고 한탄했다.

또 손현보 목사를 비롯해 이웃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한 채 대면예배를 금과옥조로 여기는 목회자들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나갔다. 개혁연대는 “우리는 광기 어린 영웅놀이에 빠진 목회자를 규탄한다. 특히 위기 극복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무시하고,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공적 의무를 다하지 않는 목회자는 하나님나라를 무너뜨리는 사람”이라며 “거짓된 정보를 맹신하여 불합리한 신앙을 가진 성도도 이번 사태에 대한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한국기독교 대표’를 자처하는 한국교회총연합도 질책했다. 개혁연대는 “교회 발 감염과 방자하고 난폭한 교회에 대하여 공적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소강석·이철·장종현)과 해당 교단도 침묵함으로써 집단 감염을 방조하고,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비판을 듣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개혁연대는 “일부 목사와 교회의 몰지각한 결정과 행동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이 땅의 수많은 교회에 대한 연민으로 가슴이 먹먹하다”며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이기적 욕망과 무지의 민낯을 보이며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교회가 정의롭고 공정하며 희생적인 교회로 거듭나도록 반드시 개혁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방인성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는 지난 7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코로나19 확산 와중에도 대면예배를 강행하는 일부 교회와 목회자들의 행태를 질타했다.

‘목숨 걸고 대면 예배를 하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예배가 왜 생존의 문제인가’라는 앵커의 질문에 방 목사는 “정말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혀를 찼다. 그러면서 “현실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아마 교인들의 이탈 또는 헌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는 문제”라며 “사실 이런 중대형 교회는 빚을 많이 지고 있다. 건물을 짓기 위해서 빚을 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아주 절박함이 있는 것 같은데, 교회가 이러면 안 된다”고 했다.

방 목사는 “한국교회 목사가 너무 우상화돼있다. 신격화돼 있어서 목사 말을 듣지 않으면 마치 벌 받을 것처럼 가르치고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이런 교회들이 많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잘못된 가르침에는 반드시 거기에 대해서 질문하고 저항해야 한다”며 “자신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대면예배 가지 않아야 한다. 목사에게 그 말을 불순종했다고 해서 전혀 이상하지 않다. 교회는, 또 목사는 그 교인의 건강과 생명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야지만 되는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이라고 강조했다.

‘대변예배 강행, 집단 반발 등 다른 종교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다. 어떻게 봐야 하나’는 질문에는 “개신교가 너무 힘과 크기와 돈, 이런 것을 세를 규합해서 정치에 편승하고, 정치화되는 아주 위험한 지경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방 목사는 “자신의 이익에, 자신의 관점에 맞지 않으면 세력을 규합한다. 아주 정치화되고 정치권력화 되는 이런 것은 종교가 굉장히 위험해지는 경우다. 중세교회가 그랬다. 그래서 교회 타락의 아주 중요한 시점인데, 한국교회가 이렇게 돼버린 것”이라며 “교회는 사랑의 힘을 가져야 한다. 진리의 힘을 가져야 되는데, 권력화하면서 나아가는 것은 타락하고 부패한 증거라고 볼 수 있겠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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