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주진우 기자 유튜브)

 

[평화나무 권지연 기자]

사랑제일교회 강제집행이 세 차례나 불발됐다. 지난달 26일 법원의 명도집행에는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화염병에 화염방사기까지 쏘며 저항하는 통에 지역주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강제철거에 나선 법원측 용역 직원은 폭행을 당해 뇌출혈과 부상 당했다는 보도에 경악하기도 했다. 이처럼 날로 더해지는 폭력성은 평화나무가 일찍이 예견했던 바였다. 전광훈 씨를 중형으로 다스려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불법행위에 대해 건건이 소송전을 벌였던 이유이기도 했다. 전광훈 씨에게서 반성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건 여전하다. 그는 여전히 구치소에서도 지지자들을 결집할 목적으로 이른바 옥중 메시지를 측근들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폭력 사태가 벌어진 지난달 26일 직후에도. 

강연재 변호사는 29일 주일예배 강단에 올라 전광훈 씨의 옥중 메시지를 대독했다. “여러분들이 부족한 저를 잘못 만나 고생을 많이 하고 계십니다. 여러분이 받는 고난에 함께 있지 못해 애가 타는 마음입니다. 문재인 주사파 정부의 온갖 폭정과 우리 교회를 부수고 성도들의 무차별 폭행하는 자들의 만행을 보면서 저는 우리가 맞서 싸우는 것이 단연코 악의 영이고 사탄이며, 이것은 처절한 영적 전쟁이라고 다시 확신합니다” 부상자가 발생한 폭력 앞에 처절한 영적 전쟁 운운하며 신앙심을 앞세워 눈을 가리고 있는데, 이게 제정신인가. 

상황이 이러한데도 개신교계 내부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나오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직접 연락을 취해 봤지만, 제대로 전화를 받는 목사도 드물었다. 

전광훈 씨를 노골적으로 지지했던 왕성교회 길자연 원로 목사, 전광훈 씨를 두고 “모든 면에서 훌륭한 목사”라고 했던 부산 호산나교회 최홍준 목사, “전광훈은 이 시대 사사”라고 했던 두레공동체 설립자 김진홍 목사 모두 연락을 받지 않았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통과 통합 직전 총회장들도 연락을 받지 않았다. 그나마 연락이 된 목사들은 답변을 피하기 바빴다. 

그중 때마다 전광훈 옹호 성명을 내는가 하면, 전광훈을 신사참배에 저항하며 순교한 주기철 목사에 비유한 권태진 목사(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는 ‘전광훈 씨 교회의 폭력성이 커지는 상황에 책임을 통감하는지’ 묻자, “내가 지금 할 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전광훈의 절친이라고 밝힌 장경동 대전중문교회 목사는 “전광훈과 나를 이제 엮지 말라”며 선을 그었다. 
 

전광훈 이슈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던 언론, 주진우도? 

전광훈 씨에게 언론은 관대했다. 특히 한쪽으론 꾸짖으면서도 그의 광고를 무분별하게 실어준 언론들은 윤리를 저버렸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도 허위사실이 적시된 전광훈의 집회 광고에 문제를 제기한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심의 요청을 기각해 면죄부를 주었다. 

그리고 또 한 명. 전광훈 취재를 15년 넘게 했다는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 그의 발언은 얼마나 큰 문제였는지는 이제 더 명확해 진다. 

주진우 기자는 지난 8월 15일 전후로 확산한 코로나19 2차 팬데믹의 원인으로 지목된 전광훈 씨와 전화통화까지 해가면서 친분을 과시했다. 그러면서 “전광훈은 치어리더”, “전광훈은 돈과 여자관계가 깨끗해서 나설 수 있었다” 등의 발언으로 전광훈에게 향하는 칼 끝을 엉뚱한 곳으로 돌렸다. 

 

“전광훈은 치어리더” 

주진우 기자는 “전광훈은 치어리더”일 뿐이란 주장을 지속적으로 했다. 몸통이 따로 있다는 얘기다. 사실상 평화나무는 이미 지난해부터 설계자를 찾았고, 또 지목했다. 그러나 코로나19 2차 팬데믹의 설계자를 다른 곳에서 찾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여러 정황과 증거를 따져볼 때 광화문 집회를 강행하고 방역에 비협조하도록 한 건, 전광훈 스스로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또 몸통을 노렸다 해도, 그가 지목한 김진홍 목사는 전혀 아니올시다이다. 그건 개신교계 상황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얘기다. 주진우 기자의 의도를 분명히 알고 싶어 연락도 취했다. 그러나 주 기자는 불쾌해할 뿐,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 않았다. 

주진우 기자는 지난해 자신에 대한 전광훈 씨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형사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합의해 주기도 했다. 앞서 전 씨는 2019년 6월 23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주진우의 기자의 실명을 언급하며 “인간 같지도 않은 당신”, “정신 나간 사람”이라며 비난했다. 지난해 5월 MBC 스트레이트 방송에서 전 씨의 정치적 발언을 보도한 후, 화풀이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발언에 한 시민이 주진우 기사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전 씨를 고발했다. 그런데 주 기자가 ‘전광훈에 대해 형사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처벌불원서)를 제출해 처벌을 면케 해준 것이다. 

이 시민은 “고발장 접수하고, 경찰 조사까지 받으며 애써 고발했건만, 주진우 기자는 내게 연락 한번 없이 전광훈과 합의를 해주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주 기자는 이와 관련해서도 “고발해봐야, 벌금 얼마 안 나온다”고 했다. 그렇다면, 전광훈과 합의를 해주면 전 씨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이들에게 어떤 유익이 있을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전광훈, “통합당과 조선일보에 서운하다” 

주진우에게만 어려운 속내 털어놓은 걸까? 주진우 기자는 8월 20일 본인이 진행하는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도 “(전광훈 목사가) 미래통합당과 조선일보 보도에 억울해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 씨와 전화통화 내용을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언뜻 보면, 주진우 기자 앞에서 한때 정치적 뜻을 함께해 온 이들조차도 욕을 하고, 조선일보에 대해서도 “그게 인간들이냐”며 막말을 하는 전 씨의 발언을 특별한 것으로 생각한 사람도 있을 터다. 주진우 기자가 유능해서 전 씨와 친분을 맺고, 아무한테나 하지 않은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오해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 그러나 전광훈 씨의 발언을 거의 모조리 모니터링 했던 입장에서는 주진우 기자의 당시 행동은 시의적절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사실상 전 씨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전 씨와 조선일보의 사이는 진작에 갈라졌다. 평화나무는 총선이 가까울수록 파이를 나눠야 하는 입장에선 경쟁 관계로 돌아설 것이라 예상했고, 이는 적중했다. 이미 전 씨는 지난해 12월께부터 당시 자유한국당과 조선일보에 대해 격렬한 비방을 해댔다. 

전광훈 씨가 최근 별건으로 받고 있는 재판도 전 씨가 지난 1월 25일 광화문 광장에 모인 집회 참석자들에게 자유한국당의 무능함을 비방하며, 김문수 씨와 함께 새롭게 창당할 신당에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하는 발언을 평화나무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건이다. 전 씨가 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강도 높게 자유한국당을 비방한 게 이미 지난 겨울부터란 얘기다. 게다가 총선까지 치른 후 전광훈 씨가 극우 개신교를 기반으로 자신의 독자적 세를 불려 나가며 폭력성을 더해가는 상황에서 그 인터뷰는 오히려 전 씨의 특정 지지층을 더 결집하게 할 뿐, 소득 없는 인터뷰였다는 판단이다.

 “전광훈 돈·여자문제 깨끗해서 나설 수 있었다” 주진우 기자가 한 발언 중 가장 문제 있는 발언은 바로 이 발언이다. “전광훈 목사는 돈이나 여자 문제가 깨끗해서 나설 수 있었던 거예요” 물론 전 씨가 지닌 재력이 조용히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나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만큼의 재력에는 비할 바가 못 될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보다 위험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대형교회 목사들이 교회를 마음대로 움직인다는 지적을 받지만, 전 씨에 비하면 교회 내 건강한 사고를 하는 교인들의 견제도 받는 편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전 씨는 다르다. 지금도 스리슬쩍 전 씨에 대한 문제를 흘려주면서도 “제보하면, 칼부림을 각오해야 한다”, “제보하면 우리를 폭파시킬 것”이라며 두려워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터다. 세상에 알려진 것보다 전광훈 씨 때문에 눈물 흘리는 사람은 더 많다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  또 어렵게 제보자로 나선 전광훈 씨 교회 탈퇴 교인은 “사랑제일교회 교인 중에는 수급자도 많은데, 그런 사람들이 그루밍 돼 저렇게 나서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광훈 씨를 지지하는 가족들을 지켜보며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의 눈물도 보았다. 

“우리 엄마가 코로나19로 위험한 상황에서도 나라 지키러 교회에 가야 한대요. 어떤 말도 듣지 않고, 자식들이 주는 용돈도 다 전광훈한테 헌금하는 것 같아요”
“우리 아내가 전광훈과 극우 목사들에게 빠졌어요. 괴로움에 제가 극단적 시도까지 했습니다”

피해자들과 피해자 가족, 비뚤어진 신앙과 애국심에 사로잡혀 폭력의 앞잡이가 되고, 추운 겨울 벌벌 떨면서 노숙을 강행하던 이들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마주했다면 절대 하지 못할 말이었다. 
 

본 만큼 말할 수 있다 

전광훈 씨를 옹호하고 협력하는 목사들에게 전 씨로 인해 고통당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닿을 리 없다. 전 씨를 적당히 클릭 장사에 이용하며 광고를 받아 단물을 빤 언론도, 그를 호되게 꾸짖는 대신 ‘치어리더’일 뿐이라며, 적당히 두둔해 준 주진우 기자도 지금 상황에서는 왜 아무 말이 없는가. 물론 그가 과거 위험을 무릎 쓰고 했던 취재와 공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다. 그러나  절대적으로 기자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취재와 기사는 없다. 기자의 노력과 수고 뒤에는 더 큰 위험을 무릎 쓰는 제보자들이 있고, 응원하는 시민들이 존재한다. 이 사실을 잊으면 세상을 위해 뛰는 교회가 아니라 세상의 중심을 본인으로 착각하는 기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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