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본 앱’ 내려 받으라는 전광훈 “그래야 주사파 마귀 떠나가고 문재인 도망간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에서 어플리케이션 오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에서 어플리케이션 오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전광훈 씨가 2021년 3월 1일을 새로운 디데이로 선포하면서 구치소에서도 끈질기게 붙잡았던 자칭 ‘애국운동’을 재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규모 집회가 어려운 만큼 이번에 꺼내든 카드는 ‘대국본(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어플리케이션’이다. 전 씨는 벌써부터 대국본 앱으로 1,000만명을 모으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심지어 대국본은 앱 추천을 가장 많이 한 이용자에게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까지 진행 중이다.

사용자 리뷰에서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광훈 씨와 대국본 앱을 향한 칭찬만이 가득했다. 전 씨의 지지자들은 “대한민국을 파국으로 이끄는 이 정부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앱”, “나라 살리기 한 알 밀알이 되기 위해 깔았습니다”, “애국할 수 있는 앱. 너무 좋습니다”, “문재앙 일당을 모조리 감옥에 보내는 그날을 위해 가입했습니다”, “중공에 나라를 빼앗길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을 수호합니다”, “주사파 다 없애야해서 설치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국본 앱의 구성은 무척 단순했다. ▲예약번호 ▲행사신청 ▲회비신청 ▲공지사항 ▲유튜브 ▲대국본소개 등으로 이뤄졌다. 메시지도 보낼 수 있는 메뉴는 있었지만 아직까지 커뮤니티 기능은 갖추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현재까지는 기능을 최소화해 집회 참가 및 진행 관리에 방점을 두는 한편, 전광훈 씨의 주요 지지그룹이 노년층이 다수인 만큼 쉽게 후원을 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메뉴를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가입 과정에서 특별한 부분은 없었지만 ‘직분’의 구분을 청년, 성도, 집사, 안수집사, 권사, 장로, 전도사, 강도사, 목사, 사모 등으로 세분한 점이 눈에 띄었다.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사용자 리뷰 중에서는 “이 앱은 이름 그대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자는 애국운동이다. 회원가입의 전제가 교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달리기도 했다.

전광훈 씨는 대국본 앱 사용자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전 씨는 지난 3일과 10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대국본 앱을 적극 홍보했다. ‘영적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이스라엘 민족처럼 ‘지파’를 세워 싸울만한 사람들을 ‘조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복음의 조직’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대국본 앱을 내려 받으라는 것이다.

전 씨는 “오늘날도 우리가 영적 싸움에서 이기려면 복음의 조직이 이루어져야 된다. 그래서 우리가 싸워서 이기길 원하는 사람은 복음의 조직에 줄을 서야 되는 것”이라며 “이 조직에 줄을 서지 않는 사람은 절대 이길 수가 없다. 싸움은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영적 싸움은 단체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해 안에 모든 싸움에서 이길 원하나? 그렇다면 복음의 조직 안으로 들어오라”며 “새해 첫 주부터 완전히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고 했다.

‘복음의 조직’에 들어오면 얻을 수 있는 혜택도 설명했다. 믿거나 말거나 전광훈 씨의 주장에 따르면, 마귀가 떠나가 영적 싸움에서 사탄을 이기고, 문재인 대통령이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대형집회에서 앱이라는 수단만 바뀌었을 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대통령 명예훼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기세등등해진 전광훈 씨의 자칭 ‘애국운동’이 다시 시작된 셈이다.

10일에도 대국본 앱 홍보는 계속됐다. 전광훈 씨는 “돌아오는 3.1절에는 우리 국민들 중에 기독교인들 1,000만개가 여기 (조직에) 붙어야 되는 것”이라며 “그래야 주사파 마귀가 떠나가고 저 문재인이 도망가고 예수한국 복음통일이 이루어지는 거다. 그래서 3.1절전까지 우리가 1,000만개의 앱으로 조직하려고 한다”고 했다.

대국본 앱은 대형집회 개최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자칭 ‘애국운동’을 지속하기 위한 자구책인 듯 전광훈 씨 스스로도 “그 날(3.1절) 가서 몇 명 참여하는 그런 집회는 안하려고 한다. 이번 3.1절 집회에 1,000만명이 가입해야 된다”며 “광화문에서 (집회를) 못하게 하니까 1,000만개의 앱에 붙어 각 집 대문 앞에서 태극기 들고 1919년의 3.1절 행사를 재현하면 그때도 다 교회가 한 것”이라고 했다.

전 씨는 “반드시 여리고 성이 무너지고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고 영광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남은 시간 그걸 위해 이번 주에 (앱 가입자가) 100만명 돌파해야한다. 요즘 어차피 직장도 안가고 갈 데도 없으니까 여러분 핸드폰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전화해서 3.1절 앱(대국본 앱)에 붙으라고 말해라”고 했다.

대국본 앱 홍보는 세계기독청 건립으로 마무리됐다. 결국 헌금하라는 이야기인 셈이다. 전 씨는 “이제 내가 감옥에서 나왔기 때문에 급속도로 달려가려고 한다. 세계기독청 빨리 지어야 된다. 설계도 이미 다 그렸고, 순서를 바꿔서 실제로 작은 조형물까지 만들고 있다”며 “조형물이 완성되면 차에 싣고 전국 일주 할 거다. 이렇게 지을 것이니까 거기에다가 여러분이 헌금을 퍼부으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전광훈 씨는 헌금에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마지막 끝에 가니깐 결국 돈 소리하네?”라고 되물으면서도 “제가 원래 그렇다.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야 된다. 축복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어플리케이션 홈 화면. 예약번호, 행사신청, 회비신청, 공지사항, 유튜브, 대국본소개 등으로 구성됐다. (사진=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어플리케이션 홈 화면 갈무리)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어플리케이션 홈 화면. 예약번호, 행사신청, 회비신청, 공지사항, 유튜브, 대국본소개 등으로 구성됐다. (사진=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어플리케이션 홈 화면 갈무리)

 

저작권자 © 평화나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