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세계로교회, 대면 예배 강행해 시설폐쇄 조치
극우 기독교 단체, 조선일보에 대면 예배 강행 광고 실어

집합금지명령에도 대면예배를 강행해 시설폐쇄 조치가 내려진 부산세계로교회(출처=연합뉴스)
집합금지명령에도 대면예배를 강행해 시설폐쇄 조치가 내려진 부산세계로교회(출처=연합뉴스)

[평화나무 신비롬 기자]

집합금지 명령을 받아 운영 중단 기간임에도 대면 예배를 강행한 부산세계로교회가 시설폐쇄 결정을 받은 가운데, 다른 교회들도 대면 예배 강행을 예고하고 나섰다.

서울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는 11일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7000용사에게 긴급 기도 요청한다”며 문자를 보냈다. 심 목사는 ‘주일부터 목숨 걸고 정상 예배를 선포한 교회들이 많다’며 부산세계로교회, 대전송촌장로교회, 대구서문교회, 서울은평제일교회를 소개했다. 그는 “이 교회들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모든 교회가 정상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했다.

대면예배 강행을 예고한 문자
대면예배 강행을 예고한 문자

문자에 소개된 교회의 담임 목사는 대부분 ‘예배회복을위한자유시민연대’ 소속으로, 지난 11일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와 함께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로교회 시설 폐쇄 처분에 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문자에 소개된 교회 중 부산세계로교회는 지난 3일부터 1000명 넘는 인원이 모여 대면 예배를 강행했고, 부산 강서구청으로부터 폐쇄 조치를 받았다.

 

심하보 목사, “대면 예배드리면 하나님이 더 기뻐하실 것 같은 느낌”

문자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대전송촌장로교회에 연락했지만, 교회 관계자는 “답변하지 않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대구서문교회 역시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지만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은평제일교회는 “이미 대면 예배를 드리고 있다”며 “방역 수칙을 잘 지켜서 하고 있다. 우리같이 하는 곳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인원 제한은 지키지 않는다’며 “자세한 건 목사님께 들으라”고 답했다.

은평제일교회 담임인 심하보 목사는 “성전에 와서 예배 시간에 참석하는 것을 진정한 예배로 본다”며 ‘비대면 예배는 십중팔구 진정한 예배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집에서 예배를 드리면 준비가 없다”며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또 “아들이 군대 가서 편지 한 통도 안 해. 그럼 미워. 근데 편지라도 자주 해. 그럼 이뻐. 그것과 똑같은 심정 아니겠느냐”며 “이거(휴대폰) 가지고 예배드리는 것보다 나와서 예배를 드리면 하나님께서 더 기뻐하실 것 같다는 느낌”이라며 대면 예배에 힘을 실었다.

 

‘비대면 아닌 정상 예배드리겠다’ 조선일보에 광고하기도

앞서 지난 7일 ‘전국17개광역시·도226개시·구·군기독교총연합’에서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이들은 1월 8일 자 조선일보 신문에 성명서를 게재하며 “주님의 종 된 우리는 더 이상 하나님의 영광이 손상 되어짐과 주님의 몸된 교회가 파괴 되어짐을 용납할 수 없다. 이에 세계로 교회의 예배회복의 선언을 적극지지 동참할 것”을 선포했다.

기독교총연합은 “지금까지 절대다수의 교회들은 방역 당국의 불공정, 불평등, 불법한 지시에도 대의를 위하여 순응하여 왔다. 하지만 당국은 유독 교회만을 마치 코로나19의 발원지요 온상지처럼 집요하게 침소봉대와 통제 압제하며 공격하였다”며 “그 결과 오늘의 기독교는 참담한 결과를 맞게 되었다. 교인수의 절벽을 만났고 전도와 선교 특히 교회의 가장 취약부분인 다음 세대의 절벽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교회는 더이상 뒤로 물러설 공간이 없다. 이러다간 정말 하나님의 영광은 떠나고 교회는 북한교회처럼 되고 말 것”이라며 “우리 17개 광역시도 226개 시구군 기독교 총 연합 또한 주님의 종된 우리가 더 이상 하나님의 영광이 손상 되어짐과 주님의 몸 된 교회가 파괴 되어짐을 용납할 수 없기에 세계로교회와 뜻을 같이하고 적극 지지하며 예배 회복을 만방에 선포”한다며 성명서 발표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결의 사항으로 ‘비대면 예배가 아닌 정상적인 예배로 하나님께 예배드린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대면 예배 강행 의사를 천명했다.

조선일보에 실린 성명문(출처=조선일보)
지난 8일, 조선일보 A26 면에 실린 성명서(출처=조선일보)

 

대면 예배 논란의 문제는 ‘예배가 아닌데 예배로 접근하는 게 문제’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이헌주 목사는 '대면 예배를 꼭 정상 예배라고 볼 순 없다'고 일축했다. 이 목사는 “정상 예배라고 할 때는 본질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그분이 함께하시는, 영과 진리로 드리는 게 중요하다”며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이 예배를 규정할 때 장소, 공간, 사람에 관련된 중요성을 말하며, 그런 것들이 완벽하게 다 갖춰져야 예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교지를 예로 들며, “선교지에선 길거리에서 사람을 만나 친교를 하고, 음식을 나누며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걸 예배라고 한다. 선교지에선 공간이나 사람이 없어도 예배라고 말하면서 왜 우리나라에선 예배라고 부를 때 그 많은 게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공간이나 예전이 필요없다'는 주장 역시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단, “지금과 같은 비상적 상황에서 모두의 안전과 복음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원리를 생각해 볼 때 국가 정책을 신뢰하고 대면 예배를 자제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방법에 대한 열린 마음과 유연성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대면 예배 논란의 문제점은 예배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면 예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예배는 예배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이 그렇게(대면 예배) 할 수 있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계로교회나 이런 분들은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은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하나님이 이 땅을 바라보며 얼마나 아파하실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목사는 “그들이 이야기하는 예배는 예배가 아니며, 그것을 예배로 판단할 때 함정에 빠진다”고 말하며 “(그들이 말하는 예배는) 자기 과시와 칭송들, 보이지 않는 재정적 위기들이 결합한 것이지, 예배라는 잣대로 비난하는 것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 예배가 아닌데 예배로 접근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은평구청 관계자는 ‘은평제일교회가 방역 수칙을 어겨 집합 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라고 말하며 ‘집합 금지 명령 이후에도 확인 결과 대면 예배를 드린 것으로 확인돼 후속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송천장로교회가 있는 대전광역시 대덕구청 관계자는 “매주 직원들과 교회를 방문하고 있지만, 지난주에 송촌장로교회를 방문하진 않았다”며 “전화로 확인 후, 오는 일요일 직접 방문해 확인하고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평화나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