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부당해고 판정 불복.. 15일 행정소송 제기
개신교 대책위 “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연대, 자본 권력에 맞설 것”

21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개신교 대책위 출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21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개신교 대책위 출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평화나무 김준수 기자]

노동자들이 부당해고 판정을 받고도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사측과 8개월이 넘도록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지만 사측은 노동자들과의 원만한 해결을 거부하고 끝내 행정소송으로 대응했다.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들은 아시아나 항공기 내부 청소 업무와 수하물 분류 작업을 담당한 비정규직 노동자로 아시아나 하청의 재하청 업체 소속이다. 사측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이유로 이들을 지난해 5월 11일 정리해고했다. 하지만 정리해고에 앞서 지난해 3월 24일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거부하고, 4월 10일에는 무기한 무급휴직을 강요했다.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지 않고 경영상의 손실을 온전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떠넘긴 셈이다.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도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들은 지난해 5월 1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1명)와 인천지방노동위원회(5명)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접수하고 7월 13일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이에 불복한 사측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했지만, 중노위는 12월 8일 지노위의 판단과 같은 초심유지 판정을 내렸다.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해고를 하면서도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고, 합리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인사평가 결과에 따라 해고대상자를 선정해 해고시켰다는 점이 인정된 것이다. 하지만 사측은 복직이행과 함께 해고기간 동안 임금상당액을 지불하라는 중노위의 판결을 거부하고 수천만원에 달하는 이행강제금까지 내가며 지난 15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두 번이나 복직판정을 받고도 1년 가까이 사태 해결에 진전이 없자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가 연대에 나섰다. 지난 19일 공공운수노조, 민주노총 서울본부, 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투쟁, 노동해방투쟁연대(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사회변혁노동자당, 노동당, 인권운동공간 활, 권리찾기 유니온,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 모임,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연대모임’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개신교계도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들의 복직을 위해 대책위원회를 조직했다. 21일 열린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개신교 대책위 출범’ 기자회견에는 감리교신학대학교 예수더하기,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성문밖교회, 영등포산업선교회, 평화누리, 한국기독청년협의회가 함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장발언에 나선 김계월 부지부장(아시아나케이오지부)은 “새해가 왔지만 아시아나케이오 해고자들은 한파와 싸우며 복직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측의) 행정소송으로 힘없고 가난한 노동자들을 잔인하게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 해고자들은 잘못한 게 없다. 그저 뼈아프도록, 몸이 망가지도록 일을 했을 뿐”이라며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루어지려면 이런 악덕 재벌과 박삼구에게 면죄부 대신 철저한 조사와 함께 책임을 물어 그 대가를 치르도록 정부가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대책위도 사측에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 철회와 함께 중노위 판결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에서 5,000억원의 고용유지지원금 확대와 200조원에 가까운 기업지원을 결정하였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최소한의 고용유지 노력조차 시도하지 않았다”며 “더 나아가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의도적으로 기피하여 하청구조의 가장 취약한 자리에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전가하였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어 기업은 살아났을지 모르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회사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오늘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끝까지 연대하며 자본 권력에 함께 맞설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들의 복직을 위해 지원에 나서는 한편, 매주 목요일 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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